미 뉴멕시코대 등 연구팀 연구결과
부검 검출량 9년 전보다 50% 늘어
치매환자는 정상인의 5배
인간 뇌에 숟가락 하나 분량의 미세 플라스틱이 축적돼있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이는 9년 전보다 50% 증가한 수치다. 치매와의 연관성도 보였는데, 치매 진단을 받은 사람의 뇌에서는 건강한 사람보다 최대 5배 더 많은 미세 플라스틱이 검출됐다.
최근 영국 데일리메일 등 외신은 미국 뉴멕시코대를 포함한 국제 연구진이 국제 학술지 ‘네이처 메디신’에 실은 연구에 주목했다. 부검을 통해 인간의 뇌와 간, 신장 조직 등에서 미세플라스틱 분포를 조사한 것으로 2024년 인간의 뇌 샘플에서는 2016년 샘플보다 미세 플라스틱 함유량이 50% 증가한 것으로 나왔다. 이러한 추세는 가장 예민한 기관인 두뇌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었다. 신장과 간에서도 적게는 7배부터 많게는 30배까지 많은 미세플라스틱이 검출됐다.
미세플라스틱은 크기가 1㎚(나노미터, 10억분의 1m)에서 500㎛(마이크로미터, 100만분의 1m)에 이르는 초미세 플라스틱 입자를 말한다.
연구팀은 평균 연령 45~50세인 정상인 뇌 조직에서 1g당 4800㎍(마이크로그램)의 미세 플라스틱을 발견했다. 이는 일반적인 플라스틱 숟가락 한 개와 맞먹는 양이다. 캠펜 교수는 “평균 45∼50세 정도인 보통 사람들의 뇌 조직에서 우리가 관측한 농도는 1g당 4800μg(마이크로그램·100만분의 1g)이며 무게로 따질 때 0.48%”라며 “현재 우리 뇌가 99.5%는 뇌이고 나머지는 플라스틱인 셈”이라고 했다.
또 연구팀은 사망 전 치매 진단을 받은 12명의 뇌도 함께 분석했는데 여기서는 건강한 뇌보다 3~5배 더 많은 미세 플라스틱이 발견됐다. 치매 환자의 뇌 동맥과 정맥 벽, 면역 세포에는 맨눈으로 보기 어려운 작은 미세 플라스틱 파편들이 집중돼있었다. 캠펜 교수는 “치매는 혈액-뇌 장벽과 청소 메커니즘이 손상된 질병”이라며 “염증 세포와 뇌 조직 위축으로 인해 플라스틱이 흘러 들어가는 일종의 싱크대가 생길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미세 플라스틱이 치매의 원인이라고 단정 짓기는 어렵다”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김은하 기자 galaxy65657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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