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고하저' 4분기 매출 기대치 밑돌았지만
'캐시카우' 생활가전, 두 자릿수 매출 증가
포트폴리오 혁신 통한 '질적 성장'에 주력
LG전자 가 지난해 역대 최고 매출을 기록했다. 주력으로 하는 생활가전 사업과 기업간거래(B2B) 성장의 한 축을 맡은 전장(자동차 전기·전자 장비) 사업이 9년 연속 성장세를 보인 결과다. 다만 물류비 상승 등 영향으로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소폭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LG전자는 연결 기준 지난해 매출이 87조7282억원이라고 23일 공시했다. 전년 대비 6.6% 증가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2022년 82조5215억원을 기록한 뒤 2년 만에 최대치를 경신했다. 지난해 영업이익은 3조4197억원으로 전년보다 6.4% 감소했다. 글로벌 가전 수요 회복 지연과 하반기 물류비 상승 요인 등 여파로 풀이된다. 순이익은 5914억원으로 48.6% 줄었다.
하반기 실적이 상대적으로 부진한 '상고하저' 흐름이었다. 4분기 영업이익은 1354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56.7% 줄었다. 4분기 매출과 순손실은 각각 22조7615억원과 7137억원으로 집계됐다. LG전자는 "연간 기준으로 보면 사업 포트폴리오 재편에 따른 질적 성장이 이어졌고 매출 규모 증가에 따른 영업 레버리지 효과로 안정적 수익구조를 유지했다"고 설명했다.
사업부별로 보면 생활가전을 맡은 H&A사업본부의 경우 지난해 매출 33조2033억원을 기록했다. 물류비 증가에도 영업이익은 2조446억원으로, 2021년 이후 3년 만에 다시 2조원을 넘겼다.
TV 사업을 담당하는 HE사업본부는 매출 15조2291억원, 영업이익 3159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스마트 TV 운영체제 웹(web) OS 기반의 광고·콘텐츠 사업이 연간 매출액 1조원을 넘어섰다. 글로벌 스포츠 이벤트 등 영향으로 유럽·아시아 등에서 올레드 TV 판매가 늘었다.
전장을 담당하는 VS사업본부는 전기차 캐즘(Chasm·일시적 수요 정체)에도 높은 수주잔고를 기반으로 지난해 매출 10조6205억원을 기록하면서 2년 연속 10조원을 이상 매출을 올렸다. 영업이익은 1157억원, 연구개발(R&D) 투자 등 영향으로 전년 대비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BS사업본부는 지난해 매출액 5조6871억원, 영업손실 1931억원을 기록했다.

조주완 LG전자 최고경영자(CEO)가 6일(현지시간)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만달레이베이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LG전자 프레스 콘퍼런스 'LG 월드 프리미어'에서 기조연설하고 있다. LG전자 제공
원본보기 아이콘LG전자는 사업 포트폴리오 혁신을 통한 질적 성장을 일관되게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HS사업본부는 지역 특화 및 AI 적용 신제품을 출시하고 볼륨존(Volume Zone·가장 큰 소비 수요를 보이는 영역)을 확대할 방침이다. 아울러 '가사해방을 통한 삶의 가치 제고'라는 지향점에 맞춰 AI 홈 솔루션 사업에도 드라이브를 건다. 구독 사업은 태국·인도 등으로 확대한다.
MS사업본부는 올레드·QNED 등 프리미엄 제품 판매를 확대하고 AI 기능으로 차별화된 고객 경험을 제공할 계획이다. 웹OS는 실내외 통합 콘텐츠·서비스 플랫폼으로 육성한다.
VS사업본부는 미래 준비 차원의 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SDV) 역량 확보에 주력한다. 제품 믹스 개선 등을 통해 수익성을 확보하며 내실 다지기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이번에 신설된 ES사업본부는 코어테크 경쟁력을 바탕으로 냉난방공조(HVAC) 사업을 글로벌 톱티어로 빠르게 성장시킨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현지 완결형 생산체제 구축에 힘쓰는 한편, 초대형 냉방기 칠러를 비롯해 다양한 공간에 최적화된 종합 솔루션을 제공할 예정이다.
장희준 기자 jun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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