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바생 10명 중 6명은 "설 연휴에도 일"
MZ는 고향 안 내려가…바뀐 명절 풍경
비대면 서비스 증가로 단기 알바 매력 ↑
직장인 A씨(26)는 설 연휴 기간 사흘을 배달 애플리케이션(앱) 라이더, 일일 운송 등 단기 아르바이트에 할애하기로 했다. 명절에 고향에 내려가지 않아도 되고, 여행 계획도 없다는 그는 "명절 땐 일 할 사람이 없어 시급을 높게 쳐주는 업체들이 많다. 목돈을 마련할 절호의 기회 "라고 했다.
단기 아르바이트 명절 특수를 노리는 대학생, 직장인들이 많아지면서 '민족 최대 명절' 설날 풍경이 변하고 있다. 명절을 반드시 가족과 함께 보내야 한다는 기존 관념이 약해진데다 비대면 서비스업의 활성화로 배달, 유통 관련 수요가 늘면서 젊은층을 중심으로 명절을 '돈 벌 수 있는 기회'로 삼는 인식이 강해지고 있다.
구인·구직 전문 포털 '알바천국'이 지난 15일 회원 알바생 585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 응답자 10명 중 6명 이상(66.5%)이 설 연휴에도 알바를 계속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설 연휴에 일하는 이유로는 '연휴 동안 특별한 계획이 없다'(28.3%·중복응답), '짧은 시간 내 용돈을 마련하기 위해'(21.9%), '추가 수입 필요'(19%), '여행 경비, 등록금 등 목돈이 필요했다'(15.2%) 순으로 응답률이 높았다. 일할 사람이 부족한 명절을 수입 창출의 기회로 삼는 이들이 많다는 뜻이다.
조사를 진행한 알바천국 관계자는 "최근 나홀로 설날을 보내는 '혼설족'이 늘면서 자투리 시간을 알차게 보내기 위한 알바 수요가 늘어나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20대 젊은 층 사이에서 이러한 경향이 두드러진다. 롯데멤버스가 지난해 초 20대 회원 2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조사에선 '설 명절 집에서 쉬겠다'고 응답한 비율이 51.2%로 절반을 넘었다. 반면 고향이나 부모님·친척 집을 방문하겠다는 답변은 31.3%에 그쳤다.
평소보다 많은 돈을 벌 수 있다는 점은 연휴 아르바이트를 선호하는 이유로 꼽힌다. 알바천국 조사 결과 설 연휴 아르바이트 기대 시급은 1만2591원으로, 올해 법정 최저임금(1만30원) 대비 25%가량 더 높은 수준이다.
코로나19 이후 비대면 서비스 수요가 늘면서 단기 아르바이트 일자리도 많아졌다. 설 연휴에도 근무한다고 밝힌 아르바이트생이 많은 업종은 유통·판매업(78.4%), 외식·음료업(74.9%), 서비스업(74.4%), 운전·배달(72.2%) 순이다. 배달 앱 배달의민족 데이터 분석 서비스인 '배민트렌드 2024'를 보면, 설·추석 등 명절 연휴 시작일과 마지막 날에는 음식 주문 수가 직전 주 대비 29% 증가했다. 연휴가 길수록 배달 라이더 등 초단기 일자리 수요도 늘어나는 셈이다.
설 연휴 단기 일자리를 구하려는 젊은층이 몰리면서 알바몬·알바천국 등 구인·구직 플랫폼은 지난 15일부터 이달 말까지 '설날 알바 채용관' 서비스를 오픈해 운영 중이다. 해당 서비스는 설 연휴 기간 단기 일자리를 찾는 구직자를 위해 마련된 것으로, 백화점·유통·택배·배달 등 명절 시즌에 특화된 업종 채용 정보만 모아 일자리 찾기 편의를 강화했다. 또 지역, 근무 기간, 고용 형태 등을 선택할 수 있는 검색 필터도 제공해 구직자가 원하는 조건에 설날 일자리를 찾을 수 있다.
임주형 기자 skeppe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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