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바 '트럼프 관세' 위협에 직면한 멕시코 정부가 내년 1월 취임을 앞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측과 접촉을 시도 중이라고 밝혔다. 앞서 보복관세 방침을 예고한 멕시코측은 25% 관세 위협을 실행에 옮길 경우 미국이 '제 발에 총을 쏘는 격'이 될 것이라고도 경고했다.
AFP통신 등에 따르면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멕시코 대통령은 27일(현지시간) 기자회견에서 최근 트럼프 당선인에게 회동을 제안하는 서한을 보냈다고 말했다. 그는 "이른 시일 안에 트럼프와 대화할 수 있을 것"이라며 "적어도 (트럼프 취임일인) 내년 1월20일 이전에 우리 정부 대표단과 회동 기회를 가질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또한 이 자리에서 멕시코의 입장을 알리겠다고 덧붙였다.
앞서 트럼프 당선인은 멕시코와 캐나다가 불법 이민 및 마약 대처에 미흡하다고 비난하면서 내년 1월20일 취임 첫날 각각 25%의 관세를 부과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이에 멕시코 역시 즉각 반발하며 보복 관세 맞대응을 예고했다.
이날도 멕시코 정부는 보복 대응 방침을 재확인했다. 셰인바움 대통령은 "(트럼프의 관세 위협은) 용납할 수 없는 위협"이라고 비판했다. 대통령 기자회견에 동석한 마르셀로 에브라르드 경제부 장관 역시 "이 조치(관세)의 영향은 주로 미국 소비자에게 미칠 것"이며 "그래서 우리는 관세가 '제 발의 총 쏘기'와 같다고 말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멕시코산 수입품 관세로 인해 미국 기업이 치러야할 비용은 "막대하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멕시코에서 자동차를 생산중인 제너럴모터스(GM) 등 미 자동차 제조업체의 수치를 기반으로 한 연구를 인용해 "미국에서 약 40만개의 일자리가 사라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멕시코자동차협회에 따르면 멕시코에서 연간 생산되는 차량은 약 380만대 규모로 이 가운데 90%가 수출용이다. 또한 그 중 80%는 미국으로 향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업체별 매출액 기준으로도 상위 1~3위는 GM, 스텔란티스, 포드 등 미국 업체들이다. 앞서 트럼프 당선인의 관세 예고에 뉴욕증시에서 이들 미국차 주가가 급락한 배경도 여기에 있다.
이와 함께 멕시코 정부는 주요 경제인 14명을 포함한 '지역 경제개발 및 기업 재배치 자문위원회'를 신설하고, 미국의 관세 부과 가능성에 따른 경제 계획 수립, 자체 위성 개발을 비롯한 항공우주 분야 산업 육성 등에 나서기로 했다.
조슬기나 기자 seul@asiae.co.kr
꼭 봐야할 주요뉴스
[속보]尹대통령·한동훈 대표, 용산 관저 면담 종... 마스크영역<ⓒ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