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이 인공지능(AI) 가동에 필요한 막대한 전력을 확보하기 위해 미국 소형모듈원전(SMR) 기업과 계약을 체결했다. 구글을 비롯한 빅테크들이 잇달아 AI 데이터센터용 전력원으로 원전을 활용하기로 하면서 향후 관련 수요도 증가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구글은 14일(현지시간) 미국 스타트업 카이로스 파워와 SMR의 에너지를 구매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향후 카이로스가 가동하는 7개 원자로에서 총 500메가와트(MW)의 전력을 확보하게 된다. AI 경쟁이 치열해지는 가운데 구글이 AI 가동에 필요한 전력을 확보하기 위해 원전 기업과 계약을 맺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500MW는 중간 규모의 도시 하나 또는 AI 데이터센터 하나에 전력을 공급하기 충분한 규모"라며 "원전 산업의 운명이 점점 더 빅테크와 얽히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앞서 마이크로소프트(MS)도 미국 원자력발전 1위 기업인 콘스텔레이션 에너지와 20년간 전력 구매 계약을 체결했다. 아마존 역시 탈렌 에너지 원전에 연결된 데이터센터를 인수했다. '챗GPT의 아버지'로 불리는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는 2027년 가동을 목표로 한 SMR 개발사 오클로에 투자 중이다.
이처럼 최근 빅테크들의 관심이 원전에 쏠리고 있는 배경에는 현재 확보 가능한 전력만으로는 24시간 가동되는 AI 데이터센터용 전력 수요를 안정적으로 뒷받침할 수 없다는 판단이 존재한다. 구글 알파벳의 에너지 및 기후 담당 수석 이사인 마이클 테렐은 "원전이 우리의 전력 수요를 원활하게 충족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최종 목표는 24시간 연중무휴 탄소 없는 에너지다. 이를 위해서는 풍력, 태양광, 리튬 이온 등을 보완하는 기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카이로스는 2030~2035년 중 원자로 가동에 나설 예정이다. 이번 계약과 관련해 구체적인 금액 등은 공개되지 않았다. 프로젝트 부지 역시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조슬기나 기자 se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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