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선 개고기 판매 금지됐지만 여전히 밀매
도축 전 사이안화물로 독살, 인체에도 치명적
한국인들에게도 높은 인기를 자랑하는 인도네시아의 휴양지 발리 섬에서 파는 닭꼬치가 실은 '개고기'였던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발리섬은 지난해 개고기 판매를 금지했으나, 일부 상인들은 여전히 저렴한 개를 밀매해 꼬치구이로 만들고 있다.
일본 잡지 '프레지던트'는 10일(현지시간) 프랑스 AFP 통신 보도를 인용, 발리섬에서 판매되는 길거리 음식 중 일부가 개고기로 만들어졌다고 전했다. 발리섬 지역 당국은 지난해 개고기 거래를 금지한 바 있으며, 이를 위반한 상인은 최대 3개월의 징역 또는 4100달러의 벌금에 처한다. 하지만 일부 상인들은 여전히 개고기로 꼬치구이를 만들어 해외 관광객들에게 판매하고 있다.
매체에 따르면, 발리 지역 당국은 지난 7월 개고기 금지 규제를 위반한 판매자 3명을 적발했다고 한다. 이들 중 1명은 초범자로 경고 조처로 끝났고, 나머지 2명은 재범으로 드러나 기소됐다.
발리섬의 개고기 문제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미국, 유럽은 물론 한국, 일본 등에서도 인기가 높은 관광지인데, 관광객들에게 개로 만든 꼬치구이를 먹여 논란이 불거진 바 있다. 호주 ABC 방송은 2017년 닭꼬치로 속아 개고기를 먹은 피해자들을 집중적으로 보도하기도 했다. 동물 보호 단체들의 비난도 빗발쳤다.
사실 인도네시아는 개, 고양이 고기 판매를 허가한다. 하지만 관광객 비중이 높은 발리는 자체적으로 개고기를 금하는 단속을 실시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프레지던트는 발리 길거리 음식에서 개고기와 다른 고기를 구별하는 '팁'을 전하기도 했다. 인도네시아에서 취급되는 개고기에는 'RW MOBIL'이라는 글자가 새겨졌는데, 여기서 RW는 개고기를 의미한다는 것이다. 인도네시아 중부 말로 린텍 우크(Rintek Wuuk·부드러운 모피)의 약자라고 한다.
한편, 인도네시아에서 취급되는 개고기의 생산 방식을 두고도 논란이 커지고 있다. 현지 일부 도축업자들은 '개는 고통을 받을수록 육질이 부드러워진다'는 속설을 믿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때문에 개고기를 가공하기 전 살아있는 개를 잔혹하게 학대한다는 것이다. 한 동물 단체는 개고기 판매자들의 작업 방식을 분석한 결과, 식용 개의 신체 부위를 훼손하거나 불구로 만드는 일이 비일비재하다고 폭로하기도 했다. 심지어 일부 판매업자는 사이안화물로 개를 '독살'한 뒤 도축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발리 공공질서 기관 책임자인 데와 뇨만 라으 다르마디는 "개고기가 건강에 좋다는 미신을 믿지 말아야 한다. 이런 미신 때문에 인도네시아에서 여러 오해가 초래되고 있다"며 "사이안화물은 조리 후에도 파괴되지 않기 때문에, 독살된 개를 섭취하는 사람에게도 치명적"이라고 경고했다.
임주형 기자 skeppe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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