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물운전 느는데 골머리 앓는 경찰…“검사 거부하면 그만”
지난해 약물운전 면허취소 113건
본인 동의 없으면 영장 발부 받아야
매년 약물운전 사고가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운전자 동의가 없으면 강제적으로 마약 간이 검사를 할 수 없어 경찰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
31일 서영교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따르면 약물운전 면허 취소는 2019년 58건, 2020년 54건, 2021년 83건, 2022년 81건, 2023년 113건으로 집계됐다. 경찰 관계자는 “누가 봐도 마약을 했다는 생각이 들어도 본인이 거부하면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받는 수밖에 없다”고 하소연했다.
실제 마약 간이 검사를 거부하는 사례는 빈번하다. 지난 27일 서울 강남구 언주역 근처 도로에서 사고를 낸 40대 운전자 A씨는 경찰의 마약 간이 검사 요구를 거부했다. A씨는 경찰 조사를 받고 나온 지 두 시간 만에 또다시 교통사고를 냈다.
지난 12일 서울 강남경찰서는 빌라 주민이 차를 빼달라고 요구하자 주민을 흉기로 위협한 운전자 20대 남성 B씨를 입건했다. B씨는 마약 간이 검사를 거부했고 경찰은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청은 올해 1월부터 침을 뱉어 바로 확인할 수 있는 간이 마약검사기를 보급했다. 채취용 스펀지를 두고 입 주변을 문지른 다음 3분 정도만 있으면 필로폰 등 여섯 가지 마약 성분을 확인할 수 있다. 운전자의 소변을 채취하는 번거로움을 피하고 사고 현장을 벗어나지 않아도 돼 비교적 신속하게 마약 성분을 검출할 수 있다. 그러나 여전히 운전자의 동의를 받지 못하면 시행할 수 없다.
전문가들은 약물운전에 대한 입법적 보완이 필요하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이윤호 고려사이버대 경찰학과 석좌교수는 “더 이상 한국은 마약 청정국이 아니라는 점을 고려해 약물 투약이 의심되면 검사를 강제할 수 있는 규정이 필요하다”며 “끝까지 검사를 거부하면 처벌할 수 있도록 법 공백을 메꿔야 하는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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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대경 동국대 경찰사법대학 교수도 “우리 사회 전체의 안전을 위해 마약 간이 검사가 제대로 이뤄져야 한다는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되고 논의를 거친 후 법으로 규제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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