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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선풍기도 소용없다…'불바다' 성지순례길 벌써 550명 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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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명 제외 모두 온열질환으로 사망

이슬람 최고 성지 사우디아라비아 메카를 찾는 정기 성지순례(하지) 기간에 최소 550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것으로 전해졌다.


폭염에 쓰러진 이슬람 성지 순례객. [이미지출처=AFP연합뉴스]

폭염에 쓰러진 이슬람 성지 순례객. [이미지출처=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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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현지시간) AFP통신은 여러 아랍 외교관을 인용해 지난 14일 하지가 시작된 후 이집트인 최소 323명, 요르단인 최소 60명을 포함해 최소 550명이 숨졌다고 보도했다. 이는 메카 인근 알무아셈에 위치한 병원 영안실 현황을 집계한 결과다. 숨진 순례객은 군중과 충돌해 사망한 1명을 제외하고 모두 온열 질환으로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하지는 여름과 겹친데다가 극단적인 이상 기후 현상이 더해져 이러한 참사가 일어난 것으로 추정된다. 사우디 국립기상센터는 17일 메카 대사원 마스지드 알하람의 기운이 섭씨 51.8도를 기록했다고 전했다. 또 지난달 발표된 사우디의 한 연구는 성지순례 지역의 온도가 10년마다 섭씨 0.4도씩 상승하고 있다며 기후 변화의 영향이 점점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메카 현지에서도 폭염을 달래기 위해 순례객들이 물을 머리에 들이붓거나 자원봉사자들이 시원한 음료와 초콜릿을 나눠주는 장면이 포착됐다. 하지만 이런 노력에도 일부 순례객들은 길가에서 움직임이 없는 사람 신체를 목격했다고 전해졌다. 사우디 당국은 온열 질환을 앓는 순례객 2000명 이상을 치료했다고 발표했지만, 16일 이후 그 집계치를 업데이트하지 않았으며 사망자에 대한 정보도 제공하지 않고 있다고 매체는 전했다.


하지에 참여하기 위해서는 사우디가 발행하는 공식 하지 비자를 발부받아야 한다. 그런데 비용이 많이 들어 많은 순례자가 비자를 받지 않은 채 다른 경로로 하지에 참여한다. 이렇게 다른 경로로 하지에 참석한 순례자는 사우디 당국이 제공하는 에어컨 시설 등을 이용할 수 없기 때문에 온열질환으로 사망하는 것이다. 올해 사망자 가운데 이집트인이 많은 이유는 올해 유독 무비자 이집트 순례자들이 많이 들어왔기 때문이다. 이 무비자 순례자들이 이집트 순례자 캠프에 큰 혼란을 야기시켜 사람들이 오랫동안 음식물과 물, 에어컨 없이 지낸 점이 사망자가 많이 나온 이유로 꼽힌다.

한편 하지는 무슬림이 반드시 행해야 할 5대 의무 중 하나로 가장 성스러운 종교의식으로, 매년 이슬람력 12월 7~12일 치러진다. 올해 하지는 14일부터 19일까지 최대 엿새간 이어진다. 사우디 당국은 지금까지 약 180만 명의 순례자가 성지를 찾았고, 그중 160만 명이 해외 입국자라고 밝혔다. 지난해에는 여러 나라에서 온 최소 240명의 순례자가 사망한 것으로 보고되었으며, 이들 중 대부분은 인도네시아인이었다.





구나리 인턴기자 forsythia2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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