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이후 첫 0.6%대 연체율 진입
고금리·고물가 여파로 빚에 허덕이는 자영업자↑
경기 수원시에서 식당을 운영하던 50대 자영업자 A씨는 최근 10년 동안 운영하던 가게 문을 닫았다.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에도 간신히 버텼지만 최근 원재료 가격 상승과 매출 감소로 월세는커녕 대출 이자도 감당하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그는 카드론에 대부업체까지 찾아다니며 대출 돌려막기를 하다 빚만 눈덩이처럼 커졌다고 하소연했다.
고물가 장기화와 경기침체 기조로 자영업자의 대출 연체율이 11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치솟은 것으로 나타났다.
13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4월 말 국내 은행의 개인사업자대출 연체율이 0.61%로 전월(0.54%) 대비 0.07%포인트 상승했다. 전년동기(0.41%)와 비교해서는 0.2%포인트 급등했다. 개인사업자대출 연체율이 0.6%대로 치솟은 것은 2012년 말(0.64%) 이후 11년 4개월 만이다.
금감원은 고금리와 고물가 여파로 빚을 제때 갚지 못하는 개인사업자들이 늘면서 연체율이 오르고 있다고 분석했다. 덩달아 자영업자 폐업률도 올라가고 있다. 지난해 개인사업자 폐업률은 9.5%로 전년 대비 0.8%포인트 상승했다. 같은 기간 폐업자 수는 91만1000명으로 11만1000명 증가했다.
4월 말 은행권 원화대출 연체율(1개월 이상 원리금 연체기준)은 0.48%로 전월(0.43%) 대비 0.05%포인트 상승했다. 신규연체 발생액은 2조6000억원으로 전월 대비 2000억원 늘었다. 신규연체율은 0.12%로 전월(0.11%) 대비 0.01%포인트 상승했다.
부문별로 보면 기업대출 연체율은 0.54%로 전월(0.48%) 대비 0.06%포인트 상승했다. 같은 기간 대기업대출 연체율은 0.11%로 0.02%포인트 올랐다. 중소기업대출 연체율은 0.66%로 0.08%포인트 상승했다.
가계대출 연체율은 0.40%로 전월(0.37%) 대비 0.03%포인트 상승했다. 같은 기간 주택담보대출 연체율은 0.26%로 0.01% 상승했고 이를 제외한 대출(신용대출 등) 연체율은 0.79%로 0.06% 올랐다.
금감원 관계자는 "고금리·고물가 등이 지속되면서 경기민감업종 개인사업자 등 취약차주를 중심으로 신규 연체가 확대될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면서 "연체 우려 취약차주에 대한 채무조정 등을 활성화해 차주 상환부담 완화를 지원하도록 유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동현 기자 nel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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