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방 건수보다 부작용 사례 증가폭 가팔라
식액처 "키 크는 주사, 효과 확인 안 돼"
단가가 최대 135만 원에 달하는 ‘키 크는 약’ ‘키 크는 주사’, 성장 호르몬 주사제 처방이 늘면서 부작용 사례도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처방 건수보다 부작용 사례 증가폭이 더 가팔라, 처방 건수가 3.5배 늘 동안 부작용 사례는 5배 늘었다.
28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신현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서 받은 자료를 보면 성장호르몬 주사 처방 건수는 2022년 19만1건으로, 2018년(5만5075건)의 3.5배였다. 2018년부터 2023년 6월까지 처방된 성장 호르몬 주사제는 총 69만5503건이었다.
부작용 사례 증가폭은 더 가팔랐다. 신 의원이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8년 320건이던 보고 건수는 2022년 1604건으로 5배로 늘었다. 2018년부터 2023년 9월까지 보고된 이상 사례는 총 5368건이다. 이상 사례로는 ▲ 전신 장애 및 주사 부위 출혈·통증 ▲ 두통·어지러움 등 신경계 장애 ▲ 구토·상복부 통증·오심 등 위장관 장애 ▲ 두드러기·가려움증·발진 등 피부조직 장애 등이 주로 보고됐다. 다만 식약처는 이러한 부작용과 성장 호르몬 주사제와 인과관계가 확인된 것은 아니라고 했다.
전문가들은 성장 호르몬 주사제는 성장에 문제가 있는 환자에게 쓰는 치료제라며, 정상적으로 성장하고 있는 아이에게 투여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조언한다.
‘키 크는 주사’, “효과 확인 안 돼”
‘키 크는 약’ ‘키 크는 주사’에 대한 효능·효과가 검증 과정을 한 번도 거친 적이 없다는 것은 이미 알려진 사실이다. 키 크는 약이 의료기관들 사이에서 오남용되고 있다는 의미로, 관계 당국이 관리·감독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지난해 식품의약품안전처, 국민건강보험공단,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를 보면 국내 의료기관에서 처방되고 있는 일명 ‘키 크는 약’과 ‘키 크는 주사’의 효능, 효과는 물론 안전성과 유효성이 한 번도 확인된 바 없다. 식약처의 공식 자료를 확인한 결과 국내 의료기관에서 처방되고 있는 성장호르몬 바이오의약품은 총 24개인데, 모두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은 없었다. 식약처도 24개 바이오의약품은 일반인(소아, 청소년 등)에게 효과가 있는지 확인된 바 없다고 공식 답변했다.
그러나 국내 대학병원, 일반병원, 성장클리닉 등에서는 이것이 학생들을 대상으로 다수 처방되고 있다. 2021년부터 지난 9월까지 전국 5761개 의료기관에 공급된 ‘키 크는 약’만 약 1066만 개에 달한다. 의약품별로 차이는 있지만, 의료기관에 납품된 최소 단가는 1만2521원부터 최대 135만 원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김은하 기자 galaxy65657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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