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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력 잃던 DTC 유전자 산업, 숨통 트인다…업계 “환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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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잇따라 규제 완화 방안 마련
업계는 사업 추진에 속도

해외보다 높은 규제 장벽으로 동력을 잃어갈 뻔했던 국내 소비자 직접 의뢰(DTC·direct-to-consumer) 유전자 검사 산업에 숨통이 트이고 있다. 올해 바이오헬스 산업을 제2반도체 산업으로 낙점한 정부가 잇따라 규제 완화책을 내놓으면서다. 유전자 분석 업계는 규제 완화 기조를 발판 삼아 사업 추진에 속도를 높이고 있다. DTC 유전자 검사는 소비자들이 의료기관을 거치지 않고 민간 유전자 검사기관에 의뢰해 자신의 유전자 정보를 알 수 있는 서비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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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관계 부처에 따르면 최근 정부가 합동으로 발표한 ‘데이터 경제 활성화 추진과제’에 보건복지부는 DTC 검사에 대한 완화 규제 안을 냈다. 탈모, 피부노화, 운동 등 웰니스에 한정하던 검사 허용 범위를 ‘질병 유사 항목’으로 넓히는 방안, 미성년자 검사 절차 간소화 방안 등이 대표적이다. 그간 유전자 분석 업체들은 국내에 산재한 여러 규제가 DTC 산업의 성장을 가로막고 있다고 호소해왔다. <본지 9월 5·6·7일자 [발묶인 유전자산업] 참조>

복지부가 검사 허용 범위를 ‘질병 유사 항목’으로 확대하는 방안은 질병의 예방을 위한 검사항목을 DTC 검사에 넣어보자는 뜻으로 읽힌다. 유전자 검사기관은 의료기관 동의 없이 암, 치매, 당뇨병 등 특정 질환에 대한 진단을 할 수 없다. 복지부 관계자는 “예컨대 당뇨병과 연관될 수 있는 혈당의 유전물질과 혈당의 높고 낮음의 인과관계에 대해 검사할 수 있도록 범위를 넓히겠다는 시도”라고 설명했다. 유전자 분석 업계 관계자는 “질병 유사 항목이란 정확한 의미를 파악해야 하겠지만, 사실상 업계 금기어로 여겨졌던 ‘질병’이라는 단어가 정부에서 먼저 사용됐다는 점에서 파격적”이라고 했다.


청소년도 DTC 검사를 받을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청소년 검사를 위해서는 이들을 대상으로 한 관련 연구논문 등 유효성 근거자료가 있어야 하는데, 애초 청소년 대상 임상연구는 거의 없어 지금까지 청소년은 검사가 사실상 불가능했다. 복지부는 현행 DTC 가이드라인 개정을 통해 성인을 대상으로 한 관련 논문과 청소년 동의서 등을 제출하면, 청소년도 DTC 검사를 받을 수 있게 절차를 간소화하겠다는 계획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유전자 정보는 변하지 않기 때문에 10세든 30세든 60세든 차이가 없다”며 “이해되지 않는 나이 규제를 없앤 건 정부가 잘한 일”이라고 평가했다.


복지부는 지난 9월 국내 관련 기업의 경쟁력 제고 차원에서 DTC 검사 가능 항목수를 101개에서 129개로 확대하기도 했다. 정부는 지난해 7월 ‘DTC 인증제’를 실시하고 검사 가능 항목을 분기마다 20~30개씩 늘려오고 있는 중이다. 한국바이오협회에 따르면 국내 DTC 검사 시장 규모는 지난해 기준 300억원으로, 이런 흐름이라면 올해 시장은 더 커질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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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재경 복지부 생명윤리정책과장은 DTC 검사 규제 완화와 관련해 “바이오헬스 업계 경쟁력을 끌어올리기 위한 취지”라고 강조했다. DTC 검사에 대한 규제 수준이 해외보다 높은 탓에 그간 국내 업계는 해외 기업과 불공정 경쟁을 해야 했다. 국내 소비자들은 DTC 검사 항목 수가 한국 기업 대비 3~4배 많고 질병 유전 정도까지 예측할 수 있는 해외 기업에 눈을 돌리기도 했다.


유전자 분석 업계는 정부의 지속적인 규제 완화 기조에 따라 DTC 검사 사업 확장에 박차를 가한다는 목표다.


국내 DTC 검사 업계 선두 주자를 달리고 있는 마크로젠 측은 “규제가 완화됨에 따라 결과적으로 혜택은 국민 건강 증진과 국가 의료비 절감이라는 측면에서 국민과 국가에 돌아갈 것”이라며 환영의 뜻을 전했다. 마크로젠은 지난 6월 DTC 검사 플랫폼인 ‘젠톡’을 출시하고 2개월 만에 누적 이용자 수 100만명을 달성하는 데 성공했다.


최대출 엔젠바이오 대표(유전체기업협의회 회장)는 “DTC 검사 제도가 개선되는 흐름이 쭉 이어진다면 기업은 사람을 채용하고 투자도 많이 일어날 것”이라며 “결과적으로 국내 바이오 기업이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게 되면서 산업이 활성화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최근 미국 암 정복 프로젝트 ‘캔서 문샷’에 참여 사실을 알리기도 했던 엔젠바이오는 근력운동 적합성, 아침형·저녁형 인간, 카페인 의존성 등 이색 DTC 검사를 시행하고 있다.





변선진 기자 s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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