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스베이거스 거대돔' 하남 유치 시동…정부 46조 투자 정상화
기업 투자 프로젝트 가동 지원방안
행정 패스트트랙으로 최첨단 K팝 공연장 조성
정부가 직접 임대부지 찾고, 안되면 법도 개정
공공-민간 갈등으로 사업 지연 시 정부가 중재
"투자애로 사업, 추가 발굴해 적극 해결"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의 구형 공연장 '더 스피어(The Sphere)'는 높이 약 120미터, 지름 160미터로 세계에서 가장 큰 구형 건축물이다. 미국의 글로벌 엔터테인먼트업체 스피어사(社)는 경기 하남시에 스피어를 건립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사진=스피어사
정부가 46조원 규모의 기업투자 정상화 작업에 팔을 걷어붙였다. 행정절차를 대폭 줄여 2025년에는 하남시에 최첨단 공연장인 ‘더 스피어’ 착공을 지원한다. 신안 갯벌 습지보호지역을 가로지르는 송전철탑 설치 허용을 추진하고, 울산 대규모 석유화학시설 건설에 필요한 부지는 정부가 직접 물색한다.
정부는 8일 비상경제장관회의 겸 수출투자대책회의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기업의 투자 프로젝트 가동 지원방안’을 확정·발표했다. 투자가 계획됐지만 규제, 절차, 분쟁으로 보류 중이거나 차질이 예상되는 사업을 정상 가동되도록 지원하는 게 핵심이다. 앞서 정부는 지방자치단체로부터 애로사항 200여개를 받아 이 가운데 총 42조원 규모의 18개 사업을 우선 지원키로 했다.
행정 패스트트랙 가동…2025년 최첨단 K팝 공연장 착공
정부는 투자사업 속도를 높이기 위해 ‘행정절차 패스트트랙’을 추진한다. 이 제도가 도입되면 하남시가 추진하는 K팝 공연장 행정절차도 42개월에서 21개월로 줄어든다. 현재 하남시는 미국의 글로벌 엔터테인먼트업체 스피어와 공 모양의 첨단 공연장 조성을 논의 중이다. 스피어사에서는 2025년 내 착공을 희망하는데, 절차가 길다 보니 투자 여부가 불확실한 상황이었다.
정부는 하남시와 행정안전부의 협조를 통해 지방공기업 신규 투자사업 타당성 평가를 10개월에서 6개월로 줄이기로 했다. 개발제한구역 해제 때는 국토교통부가 중앙도시계획위원회 심의를 신속히 추진키로 했고, 도시개발구역 지정 절차는 동시에 진행한다. 정부는 신속한 사업추진으로 2029년까지 약 2조원에 달하는 투자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구·산단 개발계획과 환경영향평가 속도도 높인다. 포항블루밸리 국가산단은 일부 부지에 이차전지 업종입주가 제한돼 있는데, 이차전지 공장이 신속히 착공되도록 산업단지계획과 관리기본계획 변경을 서두른다. 부산 내 세계적 미술관 분관건립을 위해 사전절차를 신속 진행하고, 대구·경북 통합 신공항 건설은 예비타당성조사 면제를 추진한다.
습지에 횡단철탑 허용, 야적장 임대부지도 찾아준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3월 9일 울산광역시 울주군 온산국가산업단지에서 열린 에쓰오일(S-OIL) 샤힌 프로젝트 기공식에서 시삽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원본보기 아이콘규제와 관련된 투자 애로사항은 제도를 바꾸거나 여건을 개선하기로 했다. 전남 해상풍력 발전사업에서는 습지보호 규제를 풀어준다. 사업자가 신안 갯벌 습지보호지역을 지나가는 송변전설비를 지어야 하지만, 현행법상 비용이 큰 해저송전선로만 가능하다. 따라서 연구용역을 거친 뒤 일정 기준을 만족하면 습지를 가로지르는 송전철탑을 허용하는 방향으로 관련법을 개정할 예정이다.
에쓰오일이 추진하는 9조3000억원 규모의 울산 석유화학 시설 건설에 필요한 야적장 및 주차장은 정부가 직접 대체 부지를 탐색한다. 울산 온산국가산업단지 내 들어설 대규모 석유화학 시설은 기자재 적재 부지와 일평균 1만1000명에 달하는 근로자의 주차장 공간 확보 문제가 시급하다. 인근 미활용 부지가 있지만 산업집적법에 막혀 임대가 불가능하다. 정부는 대체 부지를 찾지 못하면 내년 상반기까지 법을 개정하기로 했다.
연구개발특구의 경미한 개발사업 변경 승인 권한은 시·도지사로 위임한다. 그간 경미한 특구개발계획 변경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승인이 필요해 관련 절차 지연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또 영천 경마공원 건립을 위해 인구감소지역 역점사업에 대한 지방세 감면 인센티브를 부여한다. 충청권 이차전지 생산공장의 경우 비용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별도의 위험물 관리기준을 신설한다. 이에 따라 LG에너지솔루션 오창 2공장과 SK온 서산 3공장에 대한 투자가 보다 원활하게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공공-민간 갈등은 정부가 직접 조정안 만들어 해결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8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비상경제장관회의 겸 수출투자대책회의에 참석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조용준 기자 jun21@
원본보기 아이콘공공부문과 민간사업자 간 분쟁 때문에 사업이 지연되면 정부가 직접 중재에 나서기로 했다. 그간 민간기업에서 고금리 기조와 건설자잿값 인상 때문에 비용이 늘었다며 사업계획 변경을 요구하는데, 지자체나 공기업은 특혜 시비와 감사·배임을 우려해 거부하는 일이 많았다. 정부는 ‘민관합동 건설투자 사업 조정위원회’를 본격적으로 가동해 합리적인 조정안을 마련한다는 구상이다.
이달 안으로 조정을 마무리할 사업은 15건 정도다. 경기 고양시가 추진하는 K-컬처밸리 조성은 전력공급으로 사업 차질을 빚는 만큼 정부가 사업계획과 기간 변경을 골자로 하는 조정방안을 내기로 했다. 또 인천 검단신도시 개발사업에서는 오피스텔을 더 확대하자는 의견과 개발시설을 줄이자는 반박이 첨예한 점을 고려해 정부가 기업의 공공기여 확대 방안을 포함한 합리적 조정안을 마련한다.
나머지 19건은 이르면 다음 달, 늦어도 내년 초에 조정안이 나온다. 산업단지 그린벨트 복구사업 시 내야 하는 복구 비용을 다각적으로 지원하고, 기업의 공공기여 부담이 커질 때 사업을 신속 재개하기 위한 협의안을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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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번 대책에 포함된 사업이 신속히 투자로 이행되도록 밀착 관리하겠다”며 “투자에 애로가 있는 다른 사업들도 추가로 발굴해 적극적으로 해결하겠다”고 강조했다.
세종=이동우 기자 dwlee@asiae.co.kr
세종=이은주 기자 golde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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