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30일 만기…제1금융권 재추진
하반기 흑자 가능성…"시간이 문제"
리파이낸싱 성공해도 '유동성' 우려
"파라다이스 차환, 따라갈 수 있을까"

코로나19로 고통스러운 시간을 보냈던 호텔·카지노 기업들이 하반기 리파이낸싱 부담을 낮춰가는 가운데 롯데관광개발도 리파이낸싱 우려를 덜어낼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현재 롯데관광개발은 ‘제주도 드림타워’ 복합리조트를 짓기 위해 빌렸던 7000억원(만기 올해 11월)에 대해 리파이낸싱을 추진 중이다.


롯데관광개발, 7000억원 '리파이낸싱' 안간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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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롯데관광개발에 따르면 11월 30일 한국투자증권 외 56개 금융기관으로부터 빌린 7000억원에 대해 만기를 앞두고 있다. 2020년 11월 롯데관광개발은 제주도에서 가장 규모가 큰 복합리조트인 ‘드림타워’를 건설하기 위해 다수의 금융기관에서 각각 6000억원(이자율 4.05%), 1000억원(5.9%)을 차입했는데 올해 하반기에 만기가 도래한 것이다.

리파이낸싱은 빌렸던 돈을 갚기 위해 다시 자금을 조달하는 것을 말한다. 롯데관광개발은 기존 금융기관에서 만기를 연장하는 것이 아니라 1금융권(시중은행) 위주로 대주(자금을 빌려주는 것)단을 구성해 리파이낸싱에 성공한다는 구상이다.


리파이낸싱은 올해 롯데관광개발이 안고 있는 가장 큰 숙제다. 지난 4월 감사보고서를 통해 우리회계법인이 7000억원 규모의 단기부채(만기가 1년 미만)가 계속기업 불확실성을 키울 수 있다고 지적했기 때문이다. 당시 롯데관광개발은 시장 관계자들의 우려가 확대되자, 이례적으로 해당 자금에 대해 제1금융권과 리파이낸싱을 추진 중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유사한 영업을 하는 파라다이스의 경우 12월 만기를 앞둔 7300억원 규모의 자금에 대해 지난 6월 리파이낸싱을 끝냈다. 제1금융권(시중은행 6곳)에서 5000억원어치 대출을 일으켰고, 1000억원은 유상증자, 나머지 1300억원은 잉여 이익으로 갚았다. 앞서 파라다이스는 인천광역시 영종도에 외국인 카지노, 호텔로 구성된 파라다이스시티를 만들기 위해 합자회사 파라다이스세가사미를 통해 개발비용을 조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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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관광개발의 리파이낸싱이 다소 늦어지는 이유를 찾아보자면 실적을 꼽을 수 있다. 파라다이스는 지난해 3분기부터 흑자기조를 이어가고 있지만, 롯데관광개발은 2019년, 2020년, 2021년, 2022년 연간기준 적자를 기록한 가운데 올해 1분기에도 334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파라다이스는 자회사를 활용해 일본 관광객을 적극적으로 유치한 것과 중국 리오프닝 효과가 맞물리면서 실적이 크게 올랐다. 반면 롯데관광개발은 중국 리오프닝 수요를 제대로 누리지 못했다.


실적이 개선되기 위해선 중국인들이 제주도로 입도해 카지노나 호텔을 이용해야 하지만, 비행기가 많이 안 뜨면서 중국 관광객 중 제주도를 찾는 수가 코로나19 이전 대비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인천을 방문하는 관광객 수와 제주도를 방문하는 수엔 큰 차이가 날 수밖에 없다. 올해 들어 중국 관광객들이 급격히 증가했지만, 본격적으로 실적에 반영될 것으로 예상되는 시점은 하반기다. 2분기 롯데관광개발의 예상 매출액과 영업손실은 각각 746억원, 113억원으로 영업손실은 전 분기 대비 200억원가량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아직 숫자로 반전을 써 내려가진 못하고 있지만, 투자업계 관계자들은 롯데관광개발의 리파이낸싱 실패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다. 제주도를 찾는 관광객들이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어 하반기부터 흑자로 돌아설 가능성이 크다는 판단에서다. 실제로 제주도 외국인 입도객을 보면 지난달 30일 기준 8만7000여명으로 올해 1월 1만6000여명이 입도했던 것을 고려하면 약 440%나 증가한 상태다. 제주도로 들어오는 비행기만 보더라도 올해 1월 주당 60대에 불과했지만, 지금은 100편으로 훌쩍 뛰었다.

롯데관광개발, 7000억원 '리파이낸싱' 안간힘 원본보기 아이콘

롯데관광개발 관계자는 "2020년 당시에는 카지노 인허가를 받지도 못했던 때라 2금융권에서 자금을 조달할 수밖에 없었지만, 지금은 실적도 좋아지고 있어서 1금융권을 통해 리파이낸싱이 잘 마무리될 것"이라며 "시중은행과 활발하게 접촉 중이다"고 말했다.


다만 리파이낸싱이 성공한다고 하더라고 유동성에 대한 우려가 사라지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필요하다. 우선 회사가 7000억원에 대해 제1금융권에서 선순위(우선변제)로 담보대출을 받는다고 가정할 때 투자업계에서 예상하는 금리 수준은 6%대다. 이전에 4%대에 6000억원을 빌렸다는 점에서 금융비용은 더 늘어날 수밖에 없다. 지난해 9월엔 6000만 달러 규모의 외화전환사채(CB) 조기상환을 막기 위해 울며 겨자 먹기로 5%였던 표면금리를 15%로 올려준 점을 고려할 때 지출해야 하는 비용은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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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승두 SK증권 연구원은 "재무구조가 당장 좋아지긴 힘들고, 3분기 실적이 크게 돌아서는지도 확인해야 한다"며 "다만 카지노 업종이 레버리지가 커 이익을 벌어들이기 시작하면 크게 들어올 수 있기 때문에 2024년 한 해 동안 장사가 잘되기만 하면 재무구조에 대한 이야기는 쏙 들어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민지 기자 mi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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