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지사용 80% 찬성" 거짓말로 조합 분담금 188억 가로채
광주 주택조합추진위원장 상대로 고소장 접수
광주광역시 광산구 한 지역주택조합 추진위원장이 조합원 분담금 188억원을 가로챘다는 고소장이 접수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광주경찰청은 지주택 추진위원장 이모씨에 대해 사기와 업무상 횡령 혐의로 고소장이 접수돼 수사하고 있다고 6일 밝혔다.
조합원 등에 따르면 이씨는 2021년 허위·과장 광고로 조합원 500여명을 모집한 뒤 분담금 188억원을 가로챈 혐의를 받는다.
이씨는 사업지 내 토지 사용 동의율이 80%에 육박했다며 2022년 2~3월에 조합 설립 인가를 받을 수 있다고 속여 조합원을 모집했다.
하지만 실제로는 동의율이 24%에 불과해 조합 설립 기준(80%)에 한참 미달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씨는 조합 분담금 일부를 업무대행사(서울 강남구 소재)를 끼고 자신이 실질적으로 지배하고 있는 분양대행사(광주 광산구 소재)를 통해 돈을 빼돌린 의혹을 사고 있다.
지주택 사업과 관련한 용역 계약을 업무대행사로 위임하고 다시 분양대행사로 넘기는 방법을 활용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씨와 업무대행사가 체결한 용역 계약은 103억원 규모이며, 분양대행사의 경우는 정확하게 확인되지 않는다. 다만 분양대행사가 설립 당해인 2021년에 올린 매출은 37억원으로 알려졌다.
분양대행사 주소는 공교롭게도 조합 추진위 사무실 위치와 동일하며, 대표이사는 이씨의 부모로 추정되는 원모씨로, 사내이사는 자신과 형으로 각각 등재돼 있다고 한다.
이씨는 지주택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매입한 시가 29억원 상당의 아파트 16채 중 8채를 담보로 개인에게 대출받았는데, 채권최고액이 시세보다 무려 3배 이상 높다.
조합원들 사이에선 부동산 매각 후 분담금을 반환하라는 요청에 대응하기 위해 가짜 서류를 꾸민 게 아니냐는 등 다양한 시각이 나오고 있다.
이씨는 또 신탁회사 계좌에 조합원 분담금 74억원을 넣어 관리하고 있었는데, 어떤 명목으로 인출을 했는지 경위를 제대로 밝히지 못하고 있다.
작년 말 기준 해당 계좌 잔고는 3400여만원에 불과한 것으로 확인됐다.
한 조합원은 "이씨가 애초에 신의·성실의 원칙에 따라 지주택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 없었으며, 업무대행사 등과 공모해 조직적으로 돈을 편취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씨가 작년 11월까지 분담금을 반환하겠다고 확약서까지 썼는데, 이상한 핑계를 대며 미루고 있다"며 "조합원들의 피해 복구가 될 수 있도록 재산을 빼돌리지 못하게 하루빨리 구속 수사로 전환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경찰은 이씨가 관리한 신탁 계좌에서 어떤 명목으로 인출이 발생했고, 이후 자금이 어디로 흘러갔는지 파악하는 등 혐의 입증에 주력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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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형사사건과 별개로 조합원 300여명과 이씨 사이의 민사 소송(부당이득금 반환 청구 소송)은 총 6건이며, 일부 조합원이 1심에서 승소하거나 패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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