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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新학맥]①'차인표 이창호도 尹 동문이었어?' 바둑·야구 명문 '충암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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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둑 이창호, 야구 조범현, 배우 차인표 배출
윤석열 대통령(8회) 당선 하며 새 전기 맞아
1969년 개교, 성실·근면·책임감이 설립 이념

편집자주한국 사회는 거대한 그물망 사회다. 학연, 지연, 혈연이 얽혀 움직이는 경우가 많다. 특히 최근 관심을 끈 것은 학맥이다. 윤석열 정부가 출범하면서 하버드대, 서울법대, 충암고 등의 이름이 오르내린 것이 상징적이다. 연결망은 단순한 인연에 그치는 경우도 있지만, 정책 결정 등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 아시아경제는 새롭게 주목되는 고등학교들을 중심으로 인맥을 살펴보는 '新학맥' 연재를 격주로 토요일에 보도한다.
[新학맥]①'차인표 이창호도 尹 동문이었어?' 바둑·야구 명문 '충암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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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은 서울 은평구에 있는 충암고 8회 졸업생이다. 정치권에 입문한 뒤인 2021년 9월 충암고를 찾은 윤 대통령은 "해가 지지 않는 대영제국이 이튼스쿨 축구장에서 나온다는 말처럼, 우리 충암 동문이 사회에서 맹활약하게 된 힘도 충암고 야구장에서 나온다고 생각한다"고 말했을 정도로, 모교에 대한 애정이 크다. 당시 윤 대통령은 "학교가 옛날보다 깨끗해졌다. 교련 시간에 여기서부터 저기까지 쪼그리고 왔다 갔다 했다"며 후배들과 추억을 나누기도 했다.


충암고(忠岩高)가 개교한 것은 1969년 3월 2일이다. 설립 이념은 '지식과 학문에 뛰어난 지성인을 양성하기 전에, 먼저 성실·근면하고 책임감이 강한 민주시민의 자질을 육성하겠다'이다. 유치원, 초·중·고등학교가 은평구 가좌로5길 5(응암동)에 터를 잡고 한 울타리 안에 있다.

충암학원은 충암 이인관(李仁寬) 선생이 30여 년 교직 생활을 정리하며 사재(私財)를 털어 설립했다. 1965년 2월 10일 은평구 응암동 산9-1번지 산 6,000평을 매입한 것이 시작이었다. 자신의 호를 따 학교 법인 이름을 '충암학원'이라고 지었다. 함경북도 명천에서 태어나 일본에 유학 갔다 와서 경기공업전문학교 교장 등을 지낸 이인관은 충암고등학교 초대 교장도 지냈다.


서울 은평구 가좌로5길 5 충암고등학교. 사진 속 동상은 충암 초·중·고교 설립자인 고 이인관 선생이다. 사진=허영한 기자 younghan@

서울 은평구 가좌로5길 5 충암고등학교. 사진 속 동상은 충암 초·중·고교 설립자인 고 이인관 선생이다. 사진=허영한 기자 youngh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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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암고는 바둑·야구로는 유명했지만, 정치 쪽으로는 별다른 인연이 없었다. 윤 대통령이 대선 출마를 결심했을 때 충암고 동문들이 발 벗고 나섰던 이유는 이 때문이다.


'윤충모(윤석열 동문을 사랑하는 충암인 모임)' 전 리더 겸 운영위원장이었던 총동문회 3대 회장 이용순 씨는 충암고 총동문회 회보 '충암인 5호'에 "충암고등학교 졸업생들이 정부 부처, 공공기관, 군부대 등에서 요직을 맡아 활동하고 있다. (그러나) 장관급은 한 명도 선임된 적이 없어서 동문들이 커다란 아쉬움을 가지고 있었다. 이런 아쉬움을 한 방에 시원하게 날려 버린 동문이 바로 8회 윤석열 동문이다"라고 썼다. '윤충모'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밴드 등을 통해 윤 대통령의 대선 공약을 홍보하는 등 대선 기간 윤 대통령을 적극적으로 도왔다.

대통령을 배출하다 보니 충암고는 윤석열 정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시절부터 주목됐다. 대표적인 인물이 두 명이다. 7회 졸업생인 김용현 전 합동참모본부 작전본부장은 청와대 이전 태스크포스(TF) 부팀장을 맡았다. 16회 동문인 안성식 해양경찰청 형사과장은 경제2분과 실무위원으로 인수위에 합류했다. 해경 간부가 인수위 전문위원이나 실무위원에 포함된 것은 처음이었다.


다만 당시 인수위에 합류한 충암고 출신들이 윤 대통령과 직접 인연이 있었는지는 분명치 않다. 인수위 관계자는 2022년 5월 8일 <신동아> 인터뷰에서 “당선인과의 친분, 학연 등을 이유로 인수위에 들어온 사람은 없다. 다들 각자의 분야에서 뛰어난 능력을 바탕으로 전문성을 쌓은 인사다. 학연이 자꾸 거론되는 것을 부담스러워하는 사람도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 때문인지 대통령을 배출했으니 이리저리 자랑할 만도 하건만 학교 측이나 동문들은 한사코 인터뷰를 거부했다. 대내외 관심이 커졌기 때문인지 조심스러워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익명을 요구한 동문회 관계자는 "혹시라도 대통령에게 누가 될 수 있어, 말 한마디 한마디를 신중하게 한다"고 말했다. 현재 충암고동문회장은 윤 대통령의 5년 후배인 김경욱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이다. 그는 지난해 11월 26일 충암고총동문회장으로 당선됐으나 최근 사표를 냈다.


사연이 어찌 됐든 윤석열 정부 들어 충암고 출신 인사들에 대한 주목도는 높아졌다. 지난 12일 윤정식 KT스카이라이프 대표이사 내정자가 사의를 나타낸 것이 상징적이다. 지난 1월 금융투자협회장 선거에 나섰던 서명석 전 유안타증권 사장이 떨어진 것이나 최근 방문석 국립교통재활병원장이 서울대병원장 공모에서 떨어진 것도 눈길이 가는 대목이다. 충암고=대통령과 연결하는 시선이 때로는 도움이 될 수도 있지만, 때로는 부담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들이다.


충암고 출신 관계(官界) 인사로는 김경욱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 김용현 대통령 경호처장,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이충호 전남경찰청장, 정재호 주중대사, 조재호 농촌진흥청장 등이 있다. 홍현익 전 국립외교원장은 충암고 출신임에도 전임 정부가 임명했고 현 정부 정책과 엇박자를 냈다는 등의 이유로 지난 3월 10일 외교부가 면직 처분했다.


(왼쪽부터 )윤석열 대통령, 김민배 TV조선 대표이사 ,  김용현 대통령 경호처장,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이창호 한국기원 이사, 옥경석 한화정밀기계 대표이사, 차인표 배우(윤 대통령 이외 표기 순서는 가나다순)

(왼쪽부터 )윤석열 대통령, 김민배 TV조선 대표이사 , 김용현 대통령 경호처장,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이창호 한국기원 이사, 옥경석 한화정밀기계 대표이사, 차인표 배우(윤 대통령 이외 표기 순서는 가나다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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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계에서는 김민배 TV조선 대표이사, 김정호 한국경제신문 대표이사, 이정재 아시아경제 논설고문, 최민우 중앙일보 정치부장 등이 활약하고 있다. 재계에서는 '충여회(충암고 출신 금융인들의 모임)' 회장을 맡았던 조창희 아샘자산운용 대표, 임규준 흥국화재 사장, 김태준 아워홈 사장 등이 충암고를 빛내고 있다. 학계에서는 김승우 순천향대 총장, 박종구 초당대 총장이 충암고 출신이다. 바둑계에서는 유창혁 이창호 기사가, 야구계에서는 조범현 KBO 기술위원장과 함께 고우석 LG트윈스 선수가 눈에 띈다.


이들 가운데 윤 대통령의 충암고, 서울대 법대 4년 후배인 이상민 장관은 윤 대통령과의 인연이 남다른 것으로 알려져 있다. 2022년 4월 14일 자 <동아일보>는 윤 대통령 측 관계자가 이 장관에 대해 “윤 당선인이 가장 아끼는 후배다. 당선인이 마음이 답답하거나 함께 논의할 사람이 필요하면 이 후보자를 찾는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윤 대통령은 이 장관을 발탁한 배경에 대해 "판사 출신 법조인으로서는 드물게 다양한 행정 경험을 쌓아온 분이다. 명확한 원칙과 예측 가능한 기준으로 투명하고 효율적인 공직 인사와 행정을 구현할 적임자라고 판단했다"고 설명했었다.


충암고 동문 모임으로 주목됐던 '충여회'는 윤 대통령이 당선하면서 지난해 3월 해산했다. 김군호 에프앤가이드 대표, 서명석 유안타증권 경영 고문, 조재민 신한자산운용 전통자산 부문 대표 등이 충여회 회원이었다. 2005년부터 증권사나 자산운용사 등 서울 여의도에서 근무하는 충암고 동문이 친목 모임을 시작하면서 모임이 만들어져 증권·금융인 등 50여 명이 참여했었다. 윤석열 대통령이 등장하면서 언론의 조명을 받자 부담돼 해산을 결정했다. 당시 회장은 조철희 아샘자산운용 대표였다.




윤 대통령과 충암고 8회 동기동창들. (왼쪽부터) 김정호 한국경제신문 대표이사, 김태준 아워홈 사장, 정재호 주중대사, 윤기원 법무법인 원 대표변호사(가나다순)

윤 대통령과 충암고 8회 동기동창들. (왼쪽부터) 김정호 한국경제신문 대표이사, 김태준 아워홈 사장, 정재호 주중대사, 윤기원 법무법인 원 대표변호사(가나다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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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대통령과 충암고 8회 동기동창으로는 김정호 한국경제신문 대표이사, 김태준 아워홈 사장, 정재호 주중대사, 윤기원 법무법인 원 대표변호사, 신용락 법무법인 원 변호사 등이 눈에 띈다. 지난 2020년 12월 9일 서울의 한 아파트 지하 주차장에서 '테슬라 화재'로 사망한 윤 아무개 변호사도 충암고 8회였다.


충암고의 학풍은 '자기주도학습'이다. 이는 스스로 부족한 것이 무엇인가 자문자답하며, 누가 시키지 않아도 성실하게 맡은 바 책임을 다하는 것을 말한다. 충암고는 이미 1980년부터 일반학생들에게도 이 학습 방법을 도입, 시행해오고 있다. 바둑 특기생을 육성하며 아이디어를 얻어 시작했다고 한다. 충암고 동문인 양재효 한국기원 사무총장은 "학교가 바둑인 육성을 전폭적으로 지지해줬다. 자유롭게 바둑을 둘 수 있는 분위기를 마련해줬다"고 말했다. 이어 "이런 분위기가 세계 제일의 프로 바둑 기사를 배출하는 데 정말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동문들 말을 종합하면 이렇게 자기 역할을 묵묵히 하는 것이 충암인의 자세라 할 수 있다.


바둑과 야구는 충암고의 자랑이다. 개교 2년 만인 1971년 국내 최초로 바둑부를 창설했고, 유창혁 9단, 이창호 9단, 국수전과 명인전을 모두 석권한 최철한 9단 등 수십 명의 프로기사를 배출했다. 1970년 창단된 야구부는 조범현 KBO 기술위원장 외에도 LG 트윈스 마무리 투수 고우석, 유지현·심재학·박명환 등 유명 프로야구 선수와 감독을 다수 배출했다. 충암고는 전국대회 우승만 10회(청룡기 1회, 대통령배 2회, 황금사자기 3회, 봉황대기 4회)를 차지할 정도로 야구 명문고로 이름을 날리고 있다. 배우 차인표 씨도 충암고를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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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 당선 당시 충암고총동문회가 발행한 회보.

윤석열 대통령 당선 당시 충암고총동문회가 발행한 회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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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종섭·한승곤 기자 hs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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