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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는 AI 작가 챗GPT 등장, 작가·기자·교수 대체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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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간 글을 쓰는 건 온전히 인간의 몫이었다. 기계가 데이터를 축적할 수는 있어도 정보를 목적에 맞게 정리해 완성된 글을 만드는 건 요원한 일이었다. 하지만 글쓰는 AI 챗GPT의 등장으로 대전환의 시점이 도래했다. 서점가에도 챗GPT가 직접 쓴 책부터 챗GPT를 연구한 도서가 속속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지난주 서점가에서는 챗GPT가 쓴 책 ‘삶의 목적을 찾는 45가지 방법’(스노폭스북스)이 판매를 시작했다. ‘AI가 인간 저자를 대체할 수 있을까’라는 18년 경력 출판 기획자의 호기심에서 시작한 실험이었는데, 챗GPT는 수 시간 만에 300쪽 분량의 원고를 만들었다. 한 출판계 종사자는 “새로운 개념을 창안하기는 어렵겠지만, 기존에 나온 개념을 정리하는 능력은 탁월한 것 같다. 내용도 생각한 것 이상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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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정리에 특화된 장점은 아직 인간을 대체하기 어려운 대목으로 지목된다. ‘삶의 목적을 찾는 45가지 방법’을 기획한 서진 스노폭스북스 대표는 전문 저자보다는 저술을 돕는 조력자로서의 챗GPT를 강조했다. 그는 ‘글감 자료 정리나 오타 확인 능력은 매우 뛰어나다. 인간을 대체하기에 충분하다’면서 ‘출간 전 과정으로 보자면 자료 정리를 돕는 좋은 조력자로 생각하는 편이 낫다’는 취지를 밝혔다. 저자가 책을 쓰기 위한 자료를 찾아 제시하거나, 초안을 작성하기에 적합하며 그 이상은 인간이 더 잘할 수 있는 영역이라는 말이다. 다만 챗GPT 활용도에 따라 작업 속도와 깊이가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은 서 대표도 인정하는 바다.

지난주 '챗 GPT에게 묻는 인류의 미래'(동아시아)를 출간한 김대식 카이스트 전기및전자공학부 교수도 같은 맥락의 주장을 펼친다. 지난달 27일 열린 출간기자간담회에서 그는 “챗GPT 때문에 작가, 교수, 기자, 변호사가 없어질 것 같지 않다. 다만 챗GPT를 잘 사용하는 작가, 교수 등 때문에 그렇지 않은 작가, 교수가 사라질 수는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결국 활용법이 중요하다는 것인데, 한 달간 십여 차례에 걸쳐 챗GPT와 사랑, 정의, 죽음, 신 등의 심오한 주제에 관해 대화를 나눠 책에 담은 김 교수는 ‘질문하는 법’을 관건으로 지목한다.


김 교수에 따르면 애초 챗GPT는 김 교수가 건네는 질문에 마치 노회한 정치인처럼 원론적인 답변만을 내놓았다. 하지만 ‘31세기 인공지능으로 가정하라’는 단서를 달자 답변이 달라졌다. ‘디스토피아일수도 유토피아일 수도 있다’던 모범생 답변이 ‘AI 사용 증가로 인류는 자율성과 자유를 상실하게 됐다’는 흥미로운 답으로 바뀌었다.


고양이 사진 100장을 제시해도 개와 고양이를 구분하지 못하던 AI가 어느덧 책을 내는 시대가 도래했다. 2010년 이후 1000만장이 넘는 데이터를 딥러닝(심화학습)한 결과다. 문장 사이의 ‘확률 관계’도 딥러닝하면서 문장 일부만 제시해도 이후 내용을 조사의 어색함 없이 자연스럽게 채워낸다. ‘대한민국 대통령은~’이라고 하면 이후 내용을 챗GPT가 채워 넣는 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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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거짓 정보 생산 우려는 인간의 필요성을 부각한다. 김 교수 역시 “챗GPT가 거짓말을 너무 스타일리시하게 잘 만들어낸다”며 “가짜 뉴스를 너무 그럴싸하게 표현하고, 대량 생산할 수 있어 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렇다면 그런 혼란을 막을 방법은 없을까. 김 교수는 기술적으로 ‘워터마크’ 기술을 활용해 AI가 만든 문장을 사람의 것과 구분할 수 있고, 실제로 적용을 앞두고 있다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현재 기술로 A4용지 반장 이상 쓴 글은 구분이 가능하다.


획기적이고 매력적인 기술 집약체의 등장에 출판계를 비롯한 여러 산업계가 들썩이는 상황. 전문가들은 인간을 대체하긴 어려우나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사람 간의 격차가 크게 벌어질 것이라고 조언한다.





서믿음 기자 fait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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