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보조금 받으려면 어린이집 지어라" 美 세부 조건 공개 예정
28일 반도체지원법 보조금 신청 시작
미 상무부, 세부 조건 공개 예정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반도체지원법 보조금을 받는 기업에 보육시설 제공과 자사주 매입을 자제하겠다고 약속하는 등 일정 수준의 재정 요건을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고 27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했다. 미 정부는 "필요 이상으로 1달러도 쓰지 않길 원한다"고 강조, 28일 보조금 신청을 받기 시작하면서 기업이 준수해야할 여러 세부 요건을 공개할 예정이다.
◆ 반도체지원법으로 보육난 해결?…"어린이집 지어라"
보도에 따르면 미 상무부는 28일 390억달러(약 51조5000억원) 규모의 반도체 생산시설 구축을 위한 보조금 신청을 받기 시작하면서 기본 조건으로 공장을 건설하거나 운영하는 근로자에 저렴하고 고품질의 보육 서비스를 제공해야한다는 내용을 발표할 예정이다.
기업은 미 상무부 측과의 협의를 통해 정부서 지원 받는 보조금을 보육시설 짓는데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는 건설 현장이나 신공장 인근에 회사 보육시설을 직접 만들거나 지역 보육시설에 근로자의 자녀를 보낼 수 있도록 자금을 보육시설에 납부하는 방안, 또 근로자에 보육 지원금을 지급하는 방안이 모두 포함된다. 이를 위해 1억5000만달러 이상의 자금을 사용해야한다는 것이 NYT의 설명이다.
이러한 조치는 미국의 심각한 보육난을 해결하면서 동시에 반도체 공장이 들어오는 일부 지역의 보육비가 높다는 점을 해소하기 위한 하나의 방안이다. 제조업 육성을 위해 공장 노동자를 확보할 필요성이 높은 상황에서 보육비 부담으로 출근 대신 보육을 선택하는 경우가 많아 이를 해결할 필요성을 느낀 것이다.
특히 반도체 업체가 투자를 결정한 일부 지역에서는 이러한 보육난이 미 전역 평균보다 심각했다. 미 반도체 업체 마이크론이 1000억달러 규모의 투자를 하겠다고 밝힌 뉴욕 시라큐스 지역의 경우 지역 내 보육시설의 실제 수용 능력보다 세 배 큰 수요가 있는 것으로 미 상무부는 집계했다. 대만 TSMC가 신공장을 짓고 있는 애리조나주 피닉스는 일반적인 건설 및 제조업 근로자 급여의 18%를 보육비로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미 전역의 평균을 웃도는 수준이라고 NYT는 전했다.
바이든 행정부는 이처럼 보육시설이 턱없이 부족해 겪는 심각한 보육난을 해결하기 위해 당초 이와 관련한 법안을 제출했지만 의회의 문턱에 막혔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결국 반도체지원법을 활용해 우회적으로 보육 관련 자금 지원을 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지나 러몬도 미 상무부 장관은 이날 자신의 트위터에 NYT 기사를 링크하고 "우리가 노동력을 더 확보하지 않는 한 반도체지원법은 성공할 수 없으며 저렴한 보육 서비스 없이는 노동력 확보가 불가능하다. 지원금을 받는 기업들에 노동자를 위해 저렴한 보육 서비스를 어떻게 제공하려고 하는지 알려달라고 하는 이유"라고 밝혔다.
◆ "보조금 엉뚱한 데 쓰면 안돼…수익 나누고 자사주 매입 자제"
바이든 행정부는 지원금을 받는 반도체 업체가 이를 활용해 엉뚱한 사람이 이득을 보지 못하도록 재정 요건을 준수하라고 요구할 계획이다. 우선 예상치 못한 이익이 발생할 경우 정부와 수익을 일부 나눈다는 조항이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에 보조금을 신청할 때 가능한 한 정확한 수익 예측을 내놓도록 요구하고 더 많은 지원금을 받기 위해 손해를 부풀리는 상황을 막기 위한 조항이라고 미 상무부는 설명했다고 NYT는 전했다.
동시에 미 상무부는 자사주 매입을 자제하겠다고 약속하는 업체에 더 많은 보조금을 지원할 것으로 예상된다. 자사주를 매입하면 기업 임원을 포함한 주주들이 이익을 볼 가능성이 높고 그렇게 되면 반도체 산업을 육성하기 위한 보조금이 주주들의 배를 불리는 상황이 될 수 있는 만큼 정부 지원을 받는 기간에는 가급적 자사주 매입을 자제하라는 요구인 것이다. 반도체지원법은 보조금을 활용해 직접 자사주를 매입하거나 배당금을 지급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러몬도 장관은 NYT와의 인터뷰에서 이러한 재정 요건이 기업으로 하여금 보조금을 진짜 필요로 할 경우에만 요구하고 납세자가 내놓은 세금을 주주들의 자금으로 끌고 가는 것을 막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 프로젝트를 위해 필요한 금액 이상으로 1달러도 쓰지 않길 원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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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외에도 반도체지원법의 보조금을 받는 기업과 대학 등은 첨단 과학 뿐 아니라 용접과 같은 현장 기술까지 미국 근로자를 교육하기 위해 노력을 기울여야한다고 NYT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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