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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천만원 미술작품 창고에 방치…수리비만 '또' 수천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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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남구, 2013·2017년 디지털 작품 총 7900만원 구매

설치 4~5년만 고장 수리비만 3000만원…혈세 낭비 지적

구의회 공감대 이끌지 못해 관련 예산 확보는 수년째 '깜깜'

[아시아경제 호남취재본부 박진형 기자] 광주광역시 남구청사는 하나의 갤러리다. 민원봉사실 등 곳곳에 걸린 미술품이 색다른 경험을 불러일으킨다. 주민에게 문화·예술 향유의 기회를 제공하고자 지역에 기반을 둔 예술인의 작품을 구매해 전시하고 있다.


남구가 공유 자산으로 소유 중인 미술품은 장애인미술작품 60점을 포함해 총 162점이다. 1점당 5~10만원 등 작품별 금액대는 다양하다.

이 중 수천만 원에 달하는 미술 작품도 있는데 혈세로 구입한 이 작품들이 정작 주민들에게 공개되지 않고 창고에 처박혀 있어 '돈 낭비'라는 지적이 일고 있다.


수천만원 미술작품 창고에 방치…수리비만 '또' 수천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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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남구에 따르면 구는 지난 2013년과 2017년 두차례에 걸쳐 각각 이이남 작가의 '디지털 8폭 병풍'(6000만원), '박연폭포'(1900만원)를 구매했다.


'디지털 8폭 병풍'은 LED 모니터 8대를 연결해서 산수화 등을 생동감 넘치게 연출한 미디어 아트다. '박연폭포'는 조선시대 대표적인 화가 겸재 정선의 고전 작품을 현대 관점에서 재조명해 쏟아지는 물줄기의 에너지를 시각적으로 강조한 작품이다.

2013년 구매한 디지털 8폭 병풍 작품은 청사에 설치했지만 2018년 고장이 났으며 2017년 구매해 남구다목적체육관 출입구에 설치한 박연폭포 작품은 2021년 고장이 났다. 두 작품 모두 4~5년만 사용하고 창고에 박혀 있는 상황이다. 디지털 8폭 병풍은 5년여째 창고에 보관돼 있다.


혈세 수천만 원을 들여 구매한 작품이 주민들의 문화생활 향유의 기회를 주지 못하고 방치돼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 수천만 원의 혈세가 추가로 더 필요하다는 점이 더 큰 문제다. 이 두 작품을 수리하기 위해서는 3000~3500만원이 필요한 것으로 남구는 예상하고 있다.


이 작품들은 캔버스 위에 그리는 전통회화와 달리 현대 기술을 결합해 미디어 장치로 구현하다 보니 소모품 교체하듯 약 5년 단위로 수리해야 한다.


남구는 방치해 놓자니 고가의 미술작품을 대책 없이 구매했다는 지적이, 수리해 다시 사용하자니 수천만 원이 들기 때문에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다.


이러한 문제는 작품 구매 당시 유지관리 비용 등을 세심하게 고려하지 않으면서 발생한 것으로 보이면서 안일한 행정이 불러온 사태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실제로 남구 한 관계자는 "당시 작품을 구매할 때 이 정도 수리 비용이 발생할 줄 알았으면 심도 있게 고려했을 것 같다"고 털어놨다.


남구는 이 작품들을 활용하기 위해 수리하는 것으로 의견을 모았지만 이마저도 녹록지 않다.


지난 8대 남구의회 때 예산 확보를 위해 이견을 조율했지만 수리비용 수천만 원은 '폭탄 청구서'라는 반응이 나오면서 예산 확보는 없던 일로 됐다.


이번 9대 의회에서도 예산결산심의위원들의 의견이 엇갈리고 있어 예산 확보는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 예결위원은 "난방비 폭탄으로 취약 계층이 시름하고 있는 판국에 수천만 원을 들여서 예술 작품을 손보겠다는 것은 주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예결위원은 "문화예술을 접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공공성이 강한 만큼 이 작가와 협의를 통해 합리적인 수리비용으로 조정하는 단계가 필요하다"며 "지역의 대표적인 작가의 작품을 지금처럼 썩혀둘 것이 아니라 활용할 수 있도록 중지를 모아야 할 때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남구 관계자는 "오는 4월 추가경정예산을 통해 수리비를 확보할 수 있도록 힘을 쏟을 것"이라고 밝혔다.




호남취재본부 박진형 기자 bless4ya@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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