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20차 당대회①]'종신집권' 변곡점 향하는 시진핑…원칙은 깨졌다
리커창 총리 후임은 '공청단' 출신 왕양 주석 유력
기술 관료 출신 부활해 대미 전략 준비할 듯
7인 상무위원회는 5·6세대 혼합체제 유지 가능성
[아시아경제 베이징=김현정 특파원] 중국이 오는 16일 개막하는 제20차 공산당 전국대표대회(당대회)를 거쳐 사실상 시진핑 국가 주석의 '종신집권' 시대를 맞을 것으로 전망된다. 당내에서는 코로나19 확산이라는 미증유의 악재가 터진 상황에서도 국가 지도자의 강한 리더십으로 소강(샤오캉·小康) 사회를 거쳐 성공적으로 '신시대'에 진입했다며 자축하는 분위기다. 시 주석의 이번 연임이 '10년'이라는 임기 관례를 일시적으로 이탈한 것이 아닌 무기한 집권을 향하는 것이라는 점에서 20차 당대회는 공산당 정치의 역사적 변곡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국가 주석의 5년 임기 동안 일곱차례 열리는 전체회의 가운데 지난 12일 폐막한 마지막 회의, 7중전회(제19기 중앙위원회 7차전체회의)에서도 시 주석의 3연임은 기정사실로 됐다. 폐막 후 발표된 공보문은 "시진핑 동지의 당 중앙 핵심, 전당 핵심 지위를 확립하고, 시진핑 신시대 중국 특색 사회주의 사상의 지도적 지위를 확립한 것은 전당·전군과 전국 각 민족 인민의 공통된 염원"이라면서 "시진핑 동지를 핵심으로 하는 당 중앙 주위에 더욱 긴밀히 단결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흡사 추대문과도 같은 내용이다.
시 주석이 이번 당대회를 거쳐 1인 지배 체제를 구축, 끝을 알 수 없는 권력자로 군림하게 될 것이라는 전망은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10년을 더 집권한다고 가정해도 그의 나이는 79세. 현재 80세인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보다도 젊다. 시 주석은 마오쩌둥과 같이 공산당 중앙 주석에 취임, 덩샤오핑이 45년 전 폐기한 '인민영수(人民領袖)'라는 호칭을 부활시킬 것으로 보인다. 앞서 중국 중앙(CC)TV 등 관영매체는 이미 그를 두고 '인민영수'라 칭했다.
◆이변은 없다…관전 포인트는= 현재까지 확정된 것은 시 주석의 '3연임' 뿐이며, 그 외 최대 관심사는 차기 총리와 상무위원 7명의 인선이다. 리커창 총리는 퇴진하거나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상무위원장 자리에 앉을 것으로 관측된다. 현재 가장 유력하게 거론되는 차기 총리는 권력 서열 4위 왕양 전국정치협상회의 주석. 왕양 주석은 시 주석 직계인 시좌진(시진핑 그룹) 그룹이 아니라 후진타오 전 주석, 리 총리와 같은 공청단 출신이라는 점은 계파와 정치색을 중요시하는 공산당 정치에서 한계점으로 꼽힌다.
그러나 현재 67세인 그는 '정년 68세(7상8하)' 관행을 따르는 모양새로 언제든 물러나게 할 수 있어 구태여 견제할 필요가 없다. 또한 중국이 코로나19 방역과 미국과의 신 냉전, 부동산 경기 침체, 자연재해 등으로 경제성장률 저하를 겪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충칭시와 광둥성 등 경제대성(省)의 당서기 경험이 있는 왕 주석이 적임자라는 평가가 많다. 한 소식통은 "다른 유력 후보들과 비교해 가장 거시·미시경제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왕 주석의 발탁이 외교·통상 측면에서 한국에 가장 긍정적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다른 소식통은 "지도부 인선은 극소수를 제외하고는 누구도 미리 알 수 없는 구조"라면서 "모든 것은 추측일 뿐"이라고 전했다.
60년대생인 후춘화 국무원 부총리도 이름이 나오지만, 그는 비교적 젊은 나이 탓에 '차기'로 부상하며 시 주석을 위협할 수 있는 인물로 분류된다. 현 최고 지도자가 차차기 지도자를 미리 정하는 공산당 '격대지정'의 전통에 따라 후 전 주석의 지명을 받았었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이번 3연임으로 시 주석은 7상8하와 함께 격대지정의 전통과 관례를 모두 깼다.
시 주석은 정치국 상무위원회(7인)와 정치국(25인)에도 자파 세력을 충원, 권력 기반을 다질 것으로 관측된다. 새로 유입될 상무위원 후보군으로는 60년대생인 딩쉐샹 중앙판공청 주임, 천민얼 충칭시 당서기와 50년대생인 허리펑 국가 국가발전개혁위원회 주임, 리창 상하이 당서기 등이 언급된다. 상무위원 구성과 서열은 22일 당대회가 끝나고 이튿날 열리는 20기 1차 중앙위원회에 입장하는 순서를 보고 처음 알 수 있게 된다.
'엘리트 정치'의 궤도에서 본다면 일부 5세대(1950년대생)가 퇴임하고, 6세대(1960년대)가 진입하는 혼합체제여야 권력의 안정성과 정책의 연속성을 보장할 수 있다. 빅터 시 캘리포니아 샌디에이고 대학 정치학 부교수는 "중앙위원회의 새로운 위원은 그의 추종자이거나 강력한 파벌과 무관한 사람들이 될 것"이라면서 "정치국도 몇몇의 은퇴와 신규진입을 제외하고는 거의 동일하게 유지될 것이며, 물론 시진핑의 추종자들이 자리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美 대응' 기술관료 출신 부상할까= 시진핑 3기 인선에서 기대되는 것 중 하나로 후진타오 시기 존재감이 급격히 작아졌던 기술관료의 부상이 꼽힌다. 실제 학부에서 이공계를 전공하고, 엔지니어로서 활동하다 당정간부로 선발된 지도자가 시진핑 시기 많아졌다.
조영남 서울대학교 교수에 따르면 장쩌민 시기인 15차 당대회(1997년) 당시 66%로 정점을 찍은 기술관료 비중은 후진타오 시기인 16차(2002년)와 17차(2007년) 당대회 때 37%, 29%까지 급감했다. 시진핑 주석 임기가 시작된 18차(2012년)에도 29%에 그치다 19차에 들어서는 37%로 반등했다. 19차 당대회에서 새롭게 임명된 성급 지도자 30명 가운데 56%가 기술관료 출신이고, 이들 중 다수(62%)는 항공우주와 반도체 등 첨단산업 분야 출신이다.
기술관료 증가 여부는 시 주석이 추구하는 미래 방향과 목표를 가늠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눈여겨볼 만하다. 특히 최근 들어 반도체 칩을 둘러싼 미국과의 신경전이 가열되고, 전기차와 같은 신 시장 영역에서 중국의 역량이 탄력을 받은 상황에서는 더욱 그렇다. 집권 3기 역시 2기와 마찬가지로 과학기술 혁신을 중심으로 경제를 발전시키고, 이를 기반으로 미국에 대응할 역량을 키우려는 복안을 내놓을 가능성이 높다.
이 밖에 상무위원 수가 7명으로 유지될지, 혹은 늘어나거나 줄어들지도 관심사다. 앞서 일각에서는 9인으로 늘어날 것이라는 관측도 나왔지만, 가능성은 작다. 상무위원 수 증가는 곧 시 주석의 권력이 절대적이지 않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현재의 장악력으로 미뤄볼 때 오히려 줄어들거나, 7인 규모가 유지될 거란 전망이 우세하다. 당대회가 예견대로 10월 중순에 개최된 것 역시 시 주석의 계획대로 내부 인선 정리가 모두 마무리된 상태라는 것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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