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로 비대면 수업한 대학생들, '등록금 환불소송' 1심 패소
法 "코로나19 확산, 그 누구도 예상치 못한 세계적 재난 상황"
2021 등록금반환운동본부 소속 대학생들이 지난해 3월28일 서울 종로구 경복궁역 인근에서 코로나19 비대면 수업 여파로 인한 대학 등록금 반환을 촉구하는 삼보일배를 하고 있다./김현민 기자 kimhyun81@
"코로나19 확산은 그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전세계적 재난 상황이었다. 재학생들로선 꿈꾸고 기대한 대학생활을 충분히 누리지 못해 안타까운 측면이 분명히 있지만, 제출된 증거들만으론 (학교와 국가 등) 피고들에 법적 책임을 지울 수 있다고 판단되지 않는다."(판사)
'코로나19로 진행된 비대면 수업으로 학습권이 침해됐다'며 사립대 재학생들이 정부와 각 대학을 상대로 낸 등록금 반환 소송 1심에서 전부 패소했다.
1일 오전 10시10분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47부(부장판사 이오영)는 전국대학학생회네트워크와 사립대 학생 2700여명이 전국 27개 대학과 국가 등을 상대로 제기한 31억3600여만원 규모의 등록금 환불 소송 1심에서 "원고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고 판결했다.
재판부는 "2020년 1학기 무렵 코로나19라는 전세계적 재난 상황에서 학교 법인들이 비대면 방식으로 수업을 제공한 것은 재학생의 학습권을 보장하면서도 학생들과 국민의 생명권을 함께 보장하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들이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비대면 수업 방식은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세계 다수 국가에서 채택한 교육방식이므로, 사회통념상 위법하다고 평가되지 않는다"며 "학교 법인들이 실시한 비대면 수업이 원고 측 기대에 미달되거나 부실했다는 구체적인 자료가 제출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또한 "고등교육법 등 관련 조항 및 코로나19 확산이라는 시대적 상황에서 비대면 수업이 실시된 점 등을 고려할 때, 교육부 장관이 등록금 반환을 강제하거나 적극 권고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관련 책임을 부담한다고 보기 어렵다"며 국가배상 청구 역시 받아들이지 않았다.
앞서 각 사립대 재학생들은 2020년 초 대학에 1학기 등록금을 냈지만, 코로나19의 전국적인 확산 및 사회적거리두기를 비롯한 방역조치 등 영향으로 '비대면 수업'을 들어야 했다. 학생들은 "대학 측이 코로나19 방역을 이유로 질 나쁜 비대면 수업을 진행해 학습권이 침해된 만큼, 등록금을 돌려줘야 한다"며 2020년 7월 소송을 제기했다. 청구금액은 1인당 약 100만원이었다.
이들은 "납부한 등록금 등에 상응하는 교육을 제공받지 못했다"며 "학교 측이 등록금에 포함된 실험 실습비 및 시설사용료를 지출하지 않았으므로, 부당이득금을 돌려줄 책임이 있다"고 주장했다. "교육부 장관은 학습권 및 재산권 침해에 대해 필요한 조치를 적절히 취하지 않았다"며 정부 측 책임도 함께 물었다.
대학 측은 "코로나19는 특수한 재난 상황으로, 비대면 수업 진행에 대한 학교의 고의나 과실이 없다"고 맞섰다. "대면 수업을 하진 않았지만, 교수와 직원들에 대한 인건비는 동일하게 지출됐다"며 "방역과 온라인 수업 시스템 마련 등에 돈을 더 쓰기도 했다"란 취지의 주장도 펼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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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판결은 코로나19에 따른 비대면 수업과 관련된 유사한 등록금 소송들에 영향을 줄 전망이다. 광운대와 국민대, 홍익대 등 8개 사립대 측을 상대로 제기된 소송엔 학생 27명이, 서울대와 인천대 등 국립대를 상대로 제기된 소송엔 학생 400여명이 참여했다. 아직 변론이 진행 중인 이 사건들은 선고기일이 잡히지 않았다. 이날 판례가 주요 참고사항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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