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금금리는 올리는데 대출은 눈치…'이자장사' 논란 은행은 고민?
'이자장사' 비판에 수신금리 인상 속도↑…대출금리는 오히려 인하?
"금리 인상 예고된 상황, 선제적 대응한 것" 평가도
[아시아경제 유제훈 기자] '이자 장사' 논란에 휩싸인 은행권이 진퇴양난에 빠졌다. 기준금리 인상에 따라 예·적금 등 수신금리를 빠르게 인상하고 있는 반면, 공시제도 개편으로 예대금리차가 공개되면서 가계 대출금리에 기준금리 인상을 그대로 반영하기 어려워진 까닭이다. 일부 은행들은 기준금리 인상 전 대출금리를 인하하기도 했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우리·하나·NH농협)은 지난 25일 정기 예·적금 등 수신상품 금리를 각기 최대 0.30~0.50%포인트(P)씩 인상키로 했다고 발표했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25bp(1bp=0.01%) 인상한 지 채 하루도 지나지 않은 상황에서다.
은행권이 이처럼 기준금리 인상에 기민하게 대처하고 있는 이유론 올 들어 강화되고 있는 이자 장사 논란이 꼽힌다. 금리 인상으로 대출금리가 오르면서 수신금리 인상이 상대적으로 더디단 비판이 제기되며 올 들어 각 은행권은 기준금리 인상 당일은 물론, 심지어는 이보다 한 발 앞서 수신금리를 인상하고 있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수신금리 인상이 대출금리 인상에 비해 (세간의 시선처럼) 실제로 더딘 것은 아니나 최근 분위기를 반영한 것이 아니겠느냐"라면서 "최근 공시제 개편으로 각 사의 예대금리차가 수치화 된 것도 영향이 없진 않다"고 전했다.
반면 기준금리 인상 여파에도 오히려 대출금리를 인하하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신한은행은 지난 24일부터 개인 신용대출 상품금리를 0.30~0.50%포인트 인하했고, 생활안정자금 용도의 주택담보대출 고정금리와 변동금리도 각기 0.2%포인트, 0.1%포인트씩 내렸다. KB국민은행 역시 지난 25일 주담대 혼합금리(고정형) 상품의 금리를 0.20%포인트 내렸다. NH농협은행도 전날부터 서민대출상품에 최대 0.50%의 우대금리를 신설했다. 자금조달 사정이 어려워지고 있음에도 오히려 대출금리를 하향 조정하고 있는 것이다.
원인으론 최근 개편된 예대금리차 공시제가 꼽힌다. 예대금리차는 은행들이 한 달 간 신규로 취급한 대출금리의 평균에서 저축성수신금리를 제한 것을 의미한다. 차이가 크면 클 수록 이자장사를 잘했단 의미가 된다. 은행연합회가 지난 22일 공시한 바에 따르면 은행별 가계 예대금리차는 신한은행 1.62%P, 우리·NH농협은행 1.40%P, 국민은행 1.38%P, 하나은행 1.04%P 순으로 집계됐다.
물론 아직까지 대출금리 조정에 나서지 않은 곳도 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금리 인상기에 돌입하면서 신규 차주들은 고정금리를 선호하는 현상이 뚜렷한데, 당행은 이미 지난 5~6월에 걸쳐 주담대 혼합금리(고정형)를 0.60%포인트 인하한 바 있다"면서 "금리 조정 여부는 향후 추이를 볼 것"이라고 전했다.
꼭 봐야 할 주요 뉴스
텀블러에 담아 입 대고 마셨는데…24시간 지난 후...
업계에선 기준금리 인상에 따라 대출금리 인상이 불가피 한 만큼 일부 은행이 선제적인 방어에 나선 것이 아니냔 해석도 내놓는다. 시중은행 한 관계자는 "지난 25일자로 한은의 베이비스텝(25bp)이 기정사실화 되고 있었던 만큼 일부 은행이 선제적인 인하방안 발표로 이를 상쇄한 게 아니겠느냐"라면서 "금리가 인상이 되면 될수록 은행으로선 마진이 커질 수 밖에 없고, 이는 곧 이자장사란 비판의 명분을 제공하게 되는 만큼 앞으로도 세부적인 금리 조정은 불가피 할 것"이라고 밝혔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