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황수미 기자] 최근 사퇴 압박에 거부 입장을 밝힌 김오수 검찰총장을 차기 대통령 후보로 내세운 패러디 포스터가 등장했다.
19일 온라인상에는 김 총장의 가상 대선후보 포스터가 퍼지고 있다. 포스터에는 김 총장의 사진과 더불어민주당 로고가 담겨 있고 '국민이 키운 김오수, 내일을 바꾸는 대통령'이라는 문구가 적혀 있다. 이 문구는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대선후보 시절 내세웠던 구호인 '국민이 키운 윤석열, 내일을 바꾸는 대통령'을 패러디한 것이다.
팟캐스트 '나는 꼼수다' 출신 김용민 평화나무 이사장은 전날 페이스북에 김 총장 가상 포스터를 공유하며 "패러디의 고수시네. 쌉(완전) 인정"이라고 적었다.
이 포스터는 일부 여권 지지자들이 대선 이후 국민의힘 측에서 김 총장 사퇴를 공개 압박한 것에 대응하기 위해 만든 것으로 보인다. 과거 윤 당선인이 검찰총장 재직 시절 정권에 맞섰던 이미지로 유력 대선주자에 올라섰던 것처럼 김 총장 역시 사퇴 압박을 이겨내면 대선후보로 부상할 수 있다는 식의 주장이다.
앞서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15일 MBC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김오수 총장이 자신의 거취를 스스로 결정해야 하지 않나 생각한다"고 했다. 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도 김 총장을 향해 "원래부터 검찰총장이 돼서는 안 되는 사람"이라며 강도 높은 사퇴 압박을 이어가고 있다.
이에 김 총장은 16일 대검찰청 대변인을 통해 "법과 원칙에 따라 본연의 임무를 충실하게 수행하겠다"며 사퇴를 거부하는 입장을 밝혔다. 그의 임기는 내년 5월까지다.
한편 민주당에선 사퇴 압박을 받는 김 총장을 엄호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노웅래 민주당 의원은 지난 16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무엇을 덮으려고 검찰총장에게 나가라고 하는가"라며 "역대 대통령은 정권 교체 시 검찰총장 임기보장을 지켜왔다. 김대중 대통령은 김영삼 대통령이 임명한 검찰총장을 유임시켰다. 심지어 MB(이명박)도 노무현 대통령이 임명한 검찰총장을 유임시켰다"고 지적했다.
노 의원은 "시급히 감춰야 할 것이 있는가? 정적을 압박할 일이 있는가? 투표지 잉크도 마르기 전에 검찰을 정치권력의 끄나풀로 전락시키려 하는가? 단단히 켕기는 게 있지 않고서야 이렇게 서두를 일인가? 역대 어느 정부가 취임식도 하기 전에 검찰부터 장악하려고 했는가?"라고 쏘아붙였다.
그러면서 "대선 당시 검찰 독립을 유독 강조해온 당선인은 검찰총장 거취에 대해 어떤 입장인지 분명히 밝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민석 민주당 의원도 17일 B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임기가 1년이나 남아 있는 김오수 검찰총장을 나가라고 한다면 윤 당선인이 자기 부정을 하게 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겉으로는 윤핵관(윤석열 핵심 관계자)들이 주도하지만, 사실은 당선인 의중이 실린 언론 플레이"라며 "이미 검찰 내부에 '윤로남불'이라는 이야기가 퍼지고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대선 전 윤 당선인의 고발 사주 의혹을 제기했던 조성은씨는 김 총장을 향해 "남은 임기 1년 반 동안 윤석열 정권 수사로 법과 원칙을 세우면 제1야당 대통령 후보가 된다"며 "윤석열의 길을 걸으시라"라고 했다. 이어 "우리도 검찰총장 출신 대통령 또 세워봅시다. 총장의 임기는 법상 보장이 되어있으니"라고 덧붙였다.
황수미 기자 choko21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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