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상흠 한국디자인진흥원 원장 인터뷰
올해 '안전 서비스디자인 사업' 본격 추진
제조혁신 센터 추가 설립·유망 디자이너 발굴

윤상흠 한국디자인진흥원 원장이 아시아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중대재해처벌법에 대응하는 산업단지 내 중소·중견기업들을 위해 '안전 서비스 디자인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문호남 기자 munonam@

윤상흠 한국디자인진흥원 원장이 아시아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중대재해처벌법에 대응하는 산업단지 내 중소·중견기업들을 위해 '안전 서비스 디자인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문호남 기자 munon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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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장 디자인·동선만 바꿔도 사고를 예방할 수 있습니다. 공장 내에 사람과 작업 차량이 운행하는 곳에 횡단보도를 그린다거나 안전시설물만 제대로 설치해도 안전사고는 크게 줄어들 것입니다."


‘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중대재해처벌법)이 시행된 지 한 달 남짓. 크게 주목하지 못했던 곳에서 산업재해 예방의 실마리를 찾았다. 지난달 24일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한국디자인진흥원 사옥에서 윤상흠 원장(57·사진)을 만났다.

윤 원장은 "올해부터 산업단지 내 중소·중견기업을 위한 안전 서비스디자인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해 중대재해처벌법 대응에 힘을 보태겠다"고 했다. 그는 "지게차 도로 횡단보도, 위험·경고를 시각적으로 알리는 표시판, 미끄럼 방지 포장, 안전작업대 등 디자인을 조금만 바꿔도 안전사고를 줄일 수 있다"고 여러 차례 강조했다.


이미 지난해 11월 한국산업단지공단과 협약(MOU)을 맺고, 30년이 훌쩍 넘어버린 산단 시설 노후화, 비효율적인 작업환경에 따른 안전사고 예방을 위해 머리를 맞댔다. 예산이 넉넉하지 않고 중소기업 경영자들의 인식을 바꿔야 한다는 걸림돌이 있었다. 하지만 윤 원장은 이 프로젝트가 사업장의 중대재해를 예방하는 데 상당한 효과가 있을 것이라는 확신을 갖고 있다.

윤상흠 한국디자인진흥원장이 24일 아시아경제와 인터뷰하고 있다. /문호남 기자 munonam@

윤상흠 한국디자인진흥원장이 24일 아시아경제와 인터뷰하고 있다. /문호남 기자 munon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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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원장은 "우리는 디자인 관점에서 사업장의 안전 시설물이나 공간 진단을 하고 디자인을 해주면서 필요한 것을 제시한다. 시설 설치는 기업이 자체적으로 해야 하는데 아직 중소기업 사장님들이 많이 망설인다"며 "경영자들이 생각을 바꿀 수 있도록 하는 게 정말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생산성 향상이나 사고 예방 효과가 바로 나타나는 게 아니라 지갑을 열게 하기 쉽지 않다는 것이다. 통계가 쌓이고 효과를 실증하기까지는 시간과 노력이 더 필요하다. 그렇지만 윤 원장은 올 상반기 내 한국남부발전과 손잡고 화력발전소의 산업안전 디자인 개발에 나서는 등 협력 가능한 기관을 점차 확대할 계획이다. 필요하다면 계속 발품을 팔 작정이다.

윤 원장은 산업통상자원부 통상협력국장·무역위원회 무역조사실장을 지낸 통상·무역 전문가로 철저한 현장주의자다. 지난해 6월 말 취임 이후 그동안 디자인 전문기업과 중소·중견기업, 디자인 단체 등 방문한 곳만 50여곳에 이른다. 윤 원장은 "공직에 있는 동안 정책은 책상이 아닌 현장에서 나와야 한다는 것을 체감했다"고 했다.


그래서 올해 산단 내 제조기업의 제품경쟁력을 높일 ‘디자인 주도 제조혁신센터’ 설립도 이어나갈 계획이다. 제조혁신센터는 현재 서울, 경기, 경남 등 5곳에 마련돼 있다. 올해는 지방에 2곳을 더 만든다. 올해 제조혁신센터 예산은 작년보다 32억원 증액된 112억원으로 확정됐다.


윤상흠 한국디자인진흥원장/문호남 기자 munonam@

윤상흠 한국디자인진흥원장/문호남 기자 munon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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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조혁신 성과 사례도 속속 나온다. 반려동물 이동가방을 제조·판매하는 중소기업 ‘밀리옹’은 제조혁신센터의 도움으로 제품 디자인을 개선하면서 지난해 연매출 20억원을 달성했다. 1년 만에 156% 성장한 성과다. 소재를 변경해 무게를 가볍게 만들고 원재료 비용은 줄이되 고급화 전략으로 이미지 개선에 성공했다. 지난해 제조혁신센터의 도움을 받은 기업들이 상품개발에 걸리는 시간을 평균 두 달 반가량 절감했다는 통계도 있다.


디지털 전환과 신기술 도입이 활성화되면서 이종(異種) 산업 간 융합을 촉진하는 디자인의 중요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 하지만 국내 1만여개 디자인 전문기업의 매출액은 평균 6억원대로 정체돼 있다. 코로나 여파에 해외 진출도 위축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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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원장은 "제조 기반이 없는 디자인 전문기업에 자체 상품을 제작할 수 있는 환경과 서비스 역량을 제공해 자체 상품 비즈니스 모델 창출을 지원하겠다"며 "잠재력을 갖춘 유망 디자이너를 발굴하고 이들이 글로벌 디자이너로 성장하기 위한 육성 프로그램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디자인진흥원은 특별출연금을 기반으로 디자인기업 보증을 지원하고, 한국벤처캐피탈협회와 공동 데모데이를 열어 디자인산업 투자가 확대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김보경 기자 bkly47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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