伊 에너지 기업 에니 CEO 예상 "2026년 카타르 LNG 프로젝트 완료 전까지 공급 부족"
친환경 정책으로 2015년 이후 투자 감소…伊정부는 11조원 규모 에너지 지원대책 발표

클라우디오 데스칼지 에니 최고경영자(CEO)   [사진 제공= AFP연합뉴스]

클라우디오 데스칼지 에니 최고경영자(CEO) [사진 제공=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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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 천연가스 공급 제한이 앞으로 최소 4년은 지속될 것이라고 이탈리아의 대형 에너지 기업 에니의 클라우디오 데스칼지 최고경영자(CEO)가 지난 18일(현지시간) 에니의 분기 실적을 발표하는 자리에서 말했다. 에너지 가격 급등이 경기를 둔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면서 이날 이탈리아 정부는 80억유로(10조8647억원) 규모의 지원책을 내놨다.


주요 외신에 따르면 데스칼지 CEO는 석유 시장은 최소 2년간, 가스 시장은 4~5년간 구조적인 공급 부족 상태가 지속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가스 시장의 경우 카타르가 2026년을 목표로 하고 있는 액화천연가스(LNG) 생산 확장이 완료될 때까지 구조적 공급 문제가 지속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카타르는 세계 1위 LNG 수출국이다.

데스칼지 CEO는 가스 시장 수급 불균형은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이전에도 있었다며 2015년 이후 석유와 가스 부문 투자가 감소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투자) 상황이 급격하게 변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주요 에너지 기업들이 기후변화에 대응해 변화를 꾀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천연가스 가격은 지난해 하반기 서방과 러시아의 긴장 관계가 고조되면서 급등했다. 유럽 천연가스 가격의 기준이 되는 네덜란드 TTF 거래소의 천연가스 선물 가격은 지난 18일 메가와트시(MWh)당 73.8유로를 기록했다. 160유로를 넘었던 지난해 12월에 비해 크게 떨어졌지만 17유로에 거래됐던 1년 전과 비교하면 4배 이상 높다. 유가는 2014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하며 배럴당 100달러에 근접했다.

에니는 2020년 적자를 기록했지만 지난해에는 치솟은 에너지 가격 덕분에 2012년 이후 가장 많은 47억유로 순이익을 냈다. 천연가스 가격이 하반기에 급등하면서 순이익도 하반기에 집중됐다. 3분기에 14억유로, 4분기에 21억유로 순이익을 냈다. 데스칼지 CEO는 3월에 배당과 자사주 매입에 대한 변경된 계획을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마리오 드라기 이탈리아 총리  [사진 제공= 로이터연합뉴스]

마리오 드라기 이탈리아 총리 [사진 제공=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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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 가격 급등이 경제에 부담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면서 이날 이탈리아 정부는 가계, 기업, 지자체를 보호하고, 자동차 산업을 지원하기 위해 80억유로를 지출하겠다고 밝혔다.


마리오 드라기 총리는 "정부는 에너지 가격 상승으로 가계 구매력이 약화되는 것을 막고 기업이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도록 도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탈리아 은행협회의 안토니오 파튈리 회장은 최근 한 포럼에서 "1973년 이후 보지 못 했던 에너지 위기에 직면하고 있다"며 "정부가 더 적극적으로 개입하지 않으면 새로운 경기 침체 위험이 있다"고 경고했다. 이탈리아 경제인연합회(Confindustria)는 2019년 80억유로였던 에너지 비용이 올해 370억유로로 늘 것으로 예상했다.


최근 천연가스 가격이 치솟는 이유는 유럽 가스 소비량의 40%를 공급하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문제로 유럽과 갈등을 빚고 있기 때문이다. 러시아가 유럽에 대한 가스 공급을 줄이거나 유럽이 러시아에 대한 제재 조치를 취하면서 가스 공급이 줄 수 있다는 우려가 가격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다.


드라기 총리는 러시아의 에너지 기업을 겨냥한 제재 조치는 이탈리아에 특히 큰 타격을 줄 것이라고 밝혔다. 드라기 총리는 "에너지에 영향을 주는 모든 제재 조치는 다른 국가들보다 이탈리아에 특히 더 큰 타격을 줄 것"이라며 "이탈리아는 독일, 프랑스와 달리 가스 의존도가 높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탈리아는 에너지 수요의 4분의 3 가량을 수입에 의존한다. 그는 "러시아에 대한 제재 조치는 효율적이면서도 지속가능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에너지 부문에 대한 제재 조치는 반대할 수 있다는 뜻을 나타낸 것으로 풀이된다.


이탈리아 정부는 지난해 7월 이후 경기 부양을 위해 100억유로를 지출했다. 하지만 에너지 가격 고공 행진이 지속되면서 올해 이탈리아 에너지 규제 당국은 전기료를 55%, 가스 가격은 42% 인상했다. 정부 지원이 없었으면 전기료 상승폭이 65%였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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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기 총리는 올해 재정 수입 확대를 예상하며 이번 80억유로 지원안이 공공 부채를 늘리지 않을 것이며 국내총생산(GDP)의 5.6%인 재정적자 목표치에도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탈리아 정부는 자동차 산업에 올해 8억유로, 내년에 10억유로를 자동차 산업에 지원할 계획이다.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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