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은미 "특이체질 때문에 백신 못 맞아"…다시 불붙은 '방역패스' 논쟁
천은미 교수 "건강 이유로 1회 접종만…불안감 잘 안다"
"기본권 침해" vs "감염 위험 커" 들끓는 방역패스 논란
오는 10일부터는 백화점·대형마트 등으로 확대
접종 예외 확인 받을 수 있지만 발급 조건 까다로워
의료계서도 의견 엇갈려
이재갑 교수 "백신의 예방 효과가 훨씬 더 중요하다"
[아시아경제 임주형 기자]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가 코로나19 백신 1차 접종만 마친 사실을 전하면서 '방역패스(접종증명·음성확인제)'에 대한 논란이 들끓고 있다. 천 교수처럼 백신에 민감한 체질을 가진 사람도 사실상 접종 강요를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방역패스는 앞으로 대형마트·백화점 등 일상생활에 광범위하게 적용될 예정이라, 논란은 한동안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천 교수 "건강 때문에 1차 접종밖에 못 해…백신 불안감 잘 안다"
천 교수는 지난달 31일 YTN '뉴스라이브'에 출연한 자리에서 "저는 사실 건강상의 이유로 1차 접종밖에 못 했다"며 "생필품을 사러 가는 곳에 방역패스를 한다면 사실 저는 들어갈 수가 없다"고 밝혔다.
천 교수가 접종을 1회밖에 하지 못 한 이유는 항생제 등 의약품에 민감한 특이체질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10여년 전 다른 백신을 맞고 입원한 뒤로 백혈구가 정상인보다 적다"며 "그래서 많은 분의 백신 접종 불안감이나 부작용을 잘 알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천 교수는 지난 3일 YTN '뉴스큐'와 인터뷰에서도 "백신을 맞은 뒤 생활이 곤란할 정도로 어지러움, 시력 저하, 저림 증상 등 부작용이 상당 기간 진행됐다"며 1차 접종 이후 자신이 겪은 증상들을 설명했다.
그는 "이런 부작용은 저처럼 특수한 체질인 경우에 올 수 있는 것이지, 대부분 문제는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도 소수의 특이체질 보유자를 위한 새로운 접종 기준이 마련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방역패스, 기본권 침해" vs "아무 것도 하지 말란 말인가" 시민들 갑론을박
천 교수의 인터뷰 이후 시민들 사이에서는 방역패스에 대한 갑론을박이 깊어지고 있다. 신체적으로 백신이 부담스러운 사람까지 접종을 강제하는 게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직장인 A씨(28)는 "특이체질이나 지병이 있어서 백신을 맞지 못 하는 사람이 충분히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 사람이 미접종자라는 이유로 식당, 카페 등에 못 들어가면 얼마나 억울하겠나. 기본권 침해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반면, 그럼에도 방역패스를 통한 빠른 예방접종이 전체 사회에 이득이라는 반론도 나왔다. 또 다른 회사원 B씨(31)는 "방역패스를 없애면 감염 위험도 훨씬 커지고 백신 맞겠다는 사람도 줄어들 것"이라며 "코로나19가 아직도 큰 위기인데 정부 보고 아무 것도 하지 말란 것인가"라고 되물었다.
50대 주부 C씨는 "체질 문제 때문에 백신을 못 맞는 사람도 있을 것 같다. 하지만 그 사람들은 아주 극소수이지 않나"라며 "그런 사람들을 위한 예외를 만들어주면 될 일이지, 지금의 정책을 바꿔야 할 만큼 큰 일은 아닌 것 같다"라고 주장했다.
◆카페·대형마트까지 확대된 방역패스…논란은 현재 진행형
앞서 정부는 지난달 3일 발표한 '특별방역대책'에서 방역패스 적용시설을 식당, 카페, 학원, PC방 등 실내 다중이용시설 전반으로 확대한 바 있다. 오는 10일부터는 대형마트, 백화점 등에서도 방역패스 적용 계도기간이 시행된다. 사실상 일상생활 전반에 걸쳐 적용되는 셈이다.
여기에 더해 지난 3일부터는 '6개월 유효기간'도 적용됐다. 통상 백신의 보호 효과는 약 6개월가량 지속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방역패스의 유효기간 또한 6개월로 제한한 것이다. 2차 접종을 마친 시민은 6개월 경과 후 방역패스를 사용하려면 3차 부스터샷을 접종해야 한다.
방역패스 없이 다중이용시설이나 마트 등을 이용하려면 유전자증폭(PCR) 검사를 통해 음성확인서를 받아 제출해야 한다. 그러나 음성확인은 검체 검사 통보를 받은 시점으로부터 48시간이 경과한 날의 자정까지만 유효하므로, 주기적인 검사가 필요하다. PCR 검사를 받고 결과가 나올 때까지 대기하는 시간을 고려하면 큰 불편이 예상된다.
백신을 맞기 힘든 '특이체질 보유자'에 한해 보건소에서 '접종증명 예외확인서'를 발급받아 방역패스를 대체할 수 있다. 그러나 접종 예외는 백신을 구성하는 물질에 중증 알레르기 반응을 보인 이력이 있는 환자, 1차 접종 후 아나팔락시스(과민 알레르기 반응) 같은 중대한 이상반응을 보인 사람 등에 제한된다.
4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신촌 한 스터디카페에서 관계자가 '방역패스 적용 중단' 안내문을 붙이고 있다. 이날 서울행정법원 행정8부(이종환 부장판사)는일부 시민단체들이 보건복지부 장관을 상대로 낸 집행정지(효력정지) 신청을 일부 받아들였다. / 사진=연합뉴스
원본보기 아이콘상황이 이렇다 보니 방역패스가 사실상 시민들의 백신 접종을 강제한다는 비판이 지속해서 제기돼 왔다. 이 논란은 법적 다툼으로까지 번졌다.
전국학부모단체연합 등 시민단체들은 지난달 17일 "방역패스가 청소년 백신 접종을 사실상 의무화해 자유권, 자녀교육권 등을 침해한다"며 서울행정법원에 방역패스 적용 취소 소송 및 집행정지 신청을 냈다.
법원은 4일 이들 단체의 집행정지 신청을 일부 받아들여 1심 판결이 선고될 때까지 방역패스 정책 효력을 정지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정부는 법무부 등과 협의해 항고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방침이다.
◆의료계서도 의견 갈려…"사실상 접종 강요" vs "보호효과 더 중요"
방역패스 정책에 대한 견해는 의료계에서도 갈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31일 조두형 영남대 의대 교수를 비롯한 의료계 인사 및 시민 등 1000여명은 방역패스 처분 취소를 청구하는 소송을 서울행정법원에 냈다.
이들은 성명에서 "임상시험도 제대로 거치지 않은 코로나19 백신의 접종을 사실상 강요했다"라며 "합리적 이유 없이 비접종자들을 차별해 일상생활이 불가능할 정도로 기본적 권리를 과도하게 침해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백신의 보호효과가 부작용보다 훨씬 뛰어나다며 접종을 거듭 당부하는 이들도 있다.
이재갑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4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저와 가족의 백신 접종력을 묻는 사람들이 있다. 이미 2차 접종 후 방역패스 앱 기록을 올린 적이 있는데 3차 접종 기록도 올려야 할 것 같다. 아내도 3차 접종을 하였고, 아이들 3명은 2차 접종까지 완료했다"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그는 자신의 부스터샷 접종 기록을 나타내는 애플리케이션(앱) 화면을 공개했다.
이어 "백신의 접종 효과를 우리는 이미 알고 있다"라며 "이상 반응과 관련해서도, 이상 반응이 없다는 게 아니라 이상 반응보다 백신의 예방 효과와 중증예방 효과가 훨씬 더 중요하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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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 "인과관계가 증명됐거나, 혹은 증명이 어려워도 중증 이상 반응에 대해서는 정부 차원에서 충분한 조사와 보상이 필요한 부분은 누누이 강조하고 있다"라며 "아직도 비과학적인 주장을 통해 머뭇거리는 사람들을 위험 속에 남게 하는 그런 일들은 이제 더 없기를 바란다"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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