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 4056.
2020년 말 14개 월가 은행과 자산운용사가 내놓은 뉴욕증시 S&P500 지수의 2021년 말 평균 예상치였다. S&P500 지수는 월가 평균 예상치보다 17.5% 높은 4766.18로 지난해 거래를 마쳤다. 14개 은행 중 가장 높았던 JP모건 체이스의 예상치 4400보다도 8.3% 높았다. 해마다 연말이 되면 월가는 물론, 국내 증권사들도 새해 주식시장 예측치를 내놓지만 들어맞는 경우가 별로 없어 무슨 의미가 있을까 싶을 때가 많다.
미국 경제학자 존 케네스 갤브레이스(1908~2006)는 "경제 예측의 유일한 기능은 점성술을 존경스럽게 만드는 것"이라며 경제 예측의 무의미함을 꼬집었다. 그러니 주식 투자로 돈을 벌기란 꽤 어려운 일이라고 봐야 할 것이다.
1월4일은 아이작 뉴턴(1643~1727)이 태어난 날이기도 하다. 뉴턴은 379년 전 오늘 태어났다. 그는 인류 역사상 손꼽히는 천재 과학자지만 비이성적인 주식 투자자였다. 뉴턴이 ‘남해회사(South Sea Company)’ 주식에 투자했다가 재산을 거의 다 날렸다는 일화는 주식시장에서 유명하다.
뉴턴은 처음에는 200파운드 미만에 주식을 샀다가 350파운드에 파는 등 적당한 수익이 나면 주식을 매도하면서 재미를 좀 봤다. 하지만 남해회사의 주가는 거품의 절정기 때 1000파운드를 뚫고 올라갔다. 뉴턴은 주식을 계속 보유했다면 더 큰 이익을 남길 수 있었다며 아쉬워했고 결국 남해회사 주가 거품이 붕괴되기 직전에 또 주식을 매입했다. 손실이 나자 뉴턴은 물타기는 물론, 차입까지 하며 비이성적인 투자를 했다.
지난해 뉴욕 증시가 급등하자 거품 논란이 거세졌다. 원조 채권왕 빌 그로스는 시장이 ‘황홀경(euphoria)’에 빠졌다며 위험을 경고했다. ‘야성적 충동(animal spirits)’을 지적하는 기사도 잇따랐다.
야성적 충동은 존 메이너드 케인스(1883~1946)가 1936년 집필한 ‘고용·이자 및 화폐의 일반이론’에서 인간의 비경제적 본성을 설명한 개념이다. 케인스는 인간은 수시로 동물적 근성이나 감정에 따라 움직여 비합리적이고 계산적이지 않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많은 주식 투자자들이 합리적으로 계산하지 못하며 이 때문에 주식시장의 불안정성이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지난해에는 주식시장은 물론 비트코인, 원유를 비롯한 원자재 시장에도 야성적 충동 광풍이 몰아쳤다. 코로나19에 대응하기 위해 각국 중앙은행이 기준금리로 대폭 낮췄고 이 때문에 대규모로 풀린 돈의 힘이 원인이었다. 특히 기축통화국인 미국의 연방준비제도(Fed)가 1년 이상 제로금리를 유지한 상황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취임하자마자 1조7500억달러 재정지출을 하면서 전 세계 유동성이 급격히 팽창했다.
한편으로 일자리가 줄고, 소득 불균형이 커지면서 정당한 노동의 가치에 대한 의구심이 커져 자산 투자로 보상을 받으려는 심리가 자산 가격 상승에 일조하는 것은 아닌지 싶어 씁쓸한 생각도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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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설하고 올해는 미국의 돈줄 죄기가 본격화될 예정이다. Fed는 오는 3월께 양적완화를 종료하고 기준금리 인상에 나설 예정이다. 올해 세 차례 정도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이 예상된다. 유동성이 줄어들어 지난해만큼 야성적 충동이 활개치기는 어려워지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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