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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밥'도 못 먹어"…'나 홀로 연말' 맞는 백신 미접종자, 사회적 고립에 커지는 갈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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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신 미접종자 "내 돈 내고 밥도 못 사먹어" 하소연
미접종자 차별 가게 공유하는 SNS 등장
중고거래에는 '방역패스 암거래' 올라오기도

서울 동작구 사당종합체육관에 마련된 예방접종센터에서 한 시민이 백신을 맞고 있다. 사진은 기사 중 특정 표현과 무관. 사진=아시아경제DB.

서울 동작구 사당종합체육관에 마련된 예방접종센터에서 한 시민이 백신을 맞고 있다. 사진은 기사 중 특정 표현과 무관. 사진=아시아경제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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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허미담 기자] "미접종자는 손님 아닌가요?", "이게 미접종자에 대한 차별 아닙니까?"


정부가 최근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를 강화하면서 백신 미접종자는 식당과 카페 등을 혼자 이용할 수 있게 됐다. 이 같은 조치에 미접종자 사이에서는 볼멘소리가 나오고 있다.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한 방역 강화 조치임은 이해하지만, 미접종자의 경우 혼자서만 식당·카페 등 다중이용시설을 이용할 수 있어 사실상 이들을 사회적으로 고립시킨다는 지적이다.

이 가운데 일부 가게는 미접종자의 입장 자체를 거부해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방역당국은 미접종자 입장을 거부하는 음식점을 현행법상 처벌할 규정이 없다고 밝혔다.


21일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에서는 식당에서 입장을 거부당한 미접종자들의 하소연이 이어지고 있다.


자신을 미접종자라고 밝힌 한 누리꾼은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오늘 혼자 식사하러 식당에 갔는데, 미접종자냐고 묻더라. 그래서 그렇다고 하니까 '죄송하다'고 하시더라"며 "(미접종자) 거부할 거면 식당 앞에 크게 안내문을 붙여놨으면 좋겠다. 서로서로 민망하게 이게 뭐냐"고 토로했다.

또 다른 누리꾼도 맘카페를 통해 "미접종자라 식당에서 거부당했다"며 "법을 어긴 것도 없고. 만날 사람도 없어서 마스크 벗고 오랫동안 얘기하는 곳도 안 가는데 괜히 서러워서 눈물이 나왔다. 미접종자여서 내 돈 내고 밥도 못 먹는 게 너무 슬프다"고 말했다.


미접종자들이 '백신 미접종자 거부 업장 리스트'를 만들어 SNS에 공유하고 있다. 사진=인스타그램 화면 캡처.

미접종자들이 '백신 미접종자 거부 업장 리스트'를 만들어 SNS에 공유하고 있다. 사진=인스타그램 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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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정부의 강화된 사회적 거리두기 시행으로 인해 지난 18일부터 내달 2일까지 수도권과 비수도권 구분 없이 사적 모임 최대 인원이 4명으로 축소됐다.


또 방역패스(접종증명·음성확인제)가 없는 백신 미접종자는 식당이나 카페에서 '혼밥'을 하거나 포장·배달만 가능하게 됐다. 다만 48시간 이내 유전자증폭(PCR) 진단검사 음성 확인자, 18세 이하, 코로나19 완치자, 불가피한 접종 불가자 등은 예외다.


그러나 일부 식당은 이런 지침을 무시하고 감염 우려나 자체 원칙 등을 내세우며 미접종자의 식당·카페 이용을 금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상황이 이렇자 미접종자들은 입장을 거부하는 사업장 리스트를 SNS를 통해 공유하고 있다. 전날(20일) 한 인스타그램 계정은 미접종자를 거부하는 식당 리스트를 공유했다. 제보자들은 "'혼밥'조차 거부당했다", "확인서 가져가고 지인과 같이 방문했는데도 혼자 먹는다", "무조건 출입금지", "PCR 음성확인서 가져갔는데, 테이크아웃만 가능하다고 한다" 등 불만 섞인 후기를 쏟아내며 매장명과 지점을 공유했다. 다만 현재 해당 계정은 삭제된 상태다.


미접종자들은 이를 두고 '역차별'이라고 주장하며 답답함을 호소하고 있다. 직장인 김모씨(25)는 "알레르기가 있어 접종하기 겁나 백신을 맞지 않았다. 그런데 회사 사람들과 함께 점심을 먹지 못하니 눈치가 보이더라"며 "하도 눈치가 보여서 강제로 맞아야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미접종자한테 차별이 없을 거라고 하더니 이게 차별 아니면 뭐냐"고 토로했다.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학교 중앙도서관 입구에서 한 학생이 코로나19 예방접종 증명서를 보여주고 있다. 사진은 기사 중 특정 표현과 무관.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학교 중앙도서관 입구에서 한 학생이 코로나19 예방접종 증명서를 보여주고 있다. 사진은 기사 중 특정 표현과 무관.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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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접종자 중 일부는 중고거래 사이트에서 방역패스를 불법으로 사고팔기도 했다. 최근 중고거래 플랫폼 '당근마켓'에서 한 이용자는 '접종완료자 네이버 아이디 5만원에 빌려요'라는 글을 올렸다. 백신 접종완료자의 계정을 빌려 자신의 휴대폰으로 로그인한 뒤 타인의 인증서로 방역패스를 이용하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당근마켓 측은 해당 거래가 금지 품목임을 확인하고 게시글을 바로 삭제했다.


한편 미접종자들이 매장 입장을 거부당하는 사태에 대해 방역당국은 "현행법상 처벌할 규정이 없다"는 입장이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은 20일 코로나19 백브리핑에서 "방역패스 위반에 대한 벌칙 적용은 PCR 음성 확인서를 소지하지 않은 백신 미접종자가 다수에 들어올 때 과태료를 부과하는 것"이라며 "거꾸로 미접종자를 (업장에서) 입장 금지할 경우 감염병예방법에 따른 과태료 부과는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다만 손 반장은 "소비자 보호 규약이나 차별에 대한 부분들로 할 수 있을 것으로 지자체에 민원이 들어갔을 때 민원 처리에 따라 내부적으로 이 부분들에 대한 (관할이) 설정될 것"이라며 "관련 사안들은 조사해보겠다"고 덧붙였다.




허미담 기자 damd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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