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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퍼주기 포퓰리즘의 만연, 어떻게 해야 하나

최종수정 2021.12.06 11:17 기사입력 2021.12.06 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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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홍범 경상국립대 경제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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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유력 대선주자 간 현금공약 경쟁이 한창이다. 청년 공약의 경우, 한쪽에선 기본소득(연 200만원) 및 기본대출(1000만원)을 제시하는가 하면 다른 쪽에선 청년도약을 위한 보장금(월 50만원x8개월) 및 계좌보조금(연 250만원)으로 맞선다. 청년층에 대한 대선 경쟁이 돈잔치공약 대결로 치닫는 양상이다.


우리 사회에서 퍼주기는 새삼스러운 일이 아니다. 지난 수년간 정부는 엄청난 재정(세금)을 일자리 육성에 투입했지만 고작 단기성 저질 일자리 양산에 그쳤다. 초라한 성적표는 그동안 추진된 무수한 일자리 대책의 취지가 현금 퍼주기에 있었음을 시사한다. 이는 고령·질병 등으로 근로능력을 상실한 취약계층에게 효과적으로 제공되는 현금복지와는 전혀 다른 얘기다.

문정부의 핵심 재분배정책(소득주도성장)은 국민경제의 고용과 분배를 되레 악화시켰다. 또한 일련의 반시장적 규제가 초래한 부동산 폭등으로, 무주택 청년·서민층은 열심히 일해봐야 집 장만 계획조차 세울 수 없게 됐다. 이런 참담한 정책실패를 무마하고 이왕이면 많은 국민의 환심을 사기 위해 나온 포퓰리즘적 시도가 다름 아닌 현금 퍼주기다. 정부는 그간 갖은 선심성 명목으로 수혜 대상을 최대한 부풀려 낭비적 세금잔치를 벌였고, 그 결과 국가채무가 급증했다. 그뿐인가. 가계의 근로의욕 저하와 정부지원 의존층 확대로 국민경제가 무기력해지고, 황금만능주의 확산으로 사회의 건강성마저 악화됐다. 유독 한국인에겐 '가족'도 '직업'도 아닌 '물질적 행복'이 삶의 최고가치가 됐다는 최근 조사결과가 아무래도 심상찮다.


금융부문도 사정은 매일반이다. 일례로, 서민금융의 실체는 복지정책이다. 재정으로 지원하는 게 맞다. 하지만 복지가 '금융의 옷'을 입고 서민금융이 됐으면 금융원리에 부합해야 한다. 그런데 현실에선 고신용자가 저신용자보다 더 높은 대출금리를 부담한다(금융원리 훼손). 또한, 당국은 얼마 전 대규모(220만명) 신용사면에 나서더니 이번엔 청년들(2만명)의 학자금대출을 탕감해준다는 소식이다(금융질서 교란). 이처럼 금융원리와 질서를 해치면서까지 서민·청년 등 특정 계층을 보호하는 것이 과연 진정한 소비자보호일까.


세계적으로 소비자보호는 각국 금융당국에 부과된 목표이자 책무다. 다만 여기엔 두 가지 보편적 원칙이 있다. 첫째, 감독당국은 공공기구로서 "공익만을" 도모해야 한다(독일 '감독기구설립법(FinDAG)'). 이때 공익이란 특정 개인이나 계층이 아닌 '전체 소비자집단'의 이익을 가리킨다. 둘째, 당국은 소비자를 "적절한 정도"로 보호해야 한다(영국 '2012년 금융서비스법'). 보호 대상인 소비자의 도덕적 해이를 적절히 통제해야 한다는 취지다. 독립적 전문감독자여야 할 우리 금융당국(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이 이들 원칙을 어떻게 보고 있는 건지 의아하다.

국민 모두를 위로한다며 전국민 재난지원금 지급을 강변했던 여당 대선주자가 최근 자신의 주장을 접었다. 60%가 넘는 국민이 반대한다는 여러 여론조사 결과 덕분이다. 이는 퍼주기 공세에 더이상 휘둘리지 않겠다는 시민의식의 성숙을 말해준다. 우리 사회에 널리 퍼진 정치권과 정부의 퍼주기 포퓰리즘을 말끔히 몰아내는 것은 오롯이 국민 몫임이 이제 분명해졌다.


김홍범 경상국립대 경제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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