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수처법상 정치적 중립 의무·국가공무원법 등 위반" 주장
손준성 측도 공수처에 '여운국 차장 수사배제' 진정 제기

왼쪽부터 여운국 공수처 차장과 박성준 더불어민주당 의원.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왼쪽부터 여운국 공수처 차장과 박성준 더불어민주당 의원.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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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최석진 법조전문기자] '부적절한 통화' 논란에 휩싸인 여운국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차장과 박성준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에 대한 시민단체의 수사의뢰서가 대검찰청에 접수됐다.


시민단체 법치주의 바로 세우기 행동연대(법세련)는 18일 오전 국민신문고를 통해 여 차장과 박 의원의 국가공무원법 위반, 공직선거법 위반, 청탁금지법 위반 등 혐의에 대한 수사의뢰서를 대검에 접수했다고 밝혔다. 여 차장에게는 수사처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 의무를 규정한 공수처법 제22조 위반 혐의도 포함됐다.

법세련은 "여 차장과 박 의원이 전화통화를 하고 만날 약속을 잡은 것은 '수사처 소속 공무원은 정치적 중립을 지켜야 한다'는 공수처법 제22조를 위반했고, 전화통화에서 수사와 관련된 얘기가 오갔을 가능성이 있다"고 수사의뢰 배경을 밝혔다.


전날 조선일보는 '[단독] 윤석열 수사 공수처 차장, 이재명 선대위 의원과 접촉 논란'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여 차장이 최근 박 의원과 통화하고 저녁 약속을 잡았다가 취소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대해 공수처는 두 사람의 통화 사실은 시인하면서도 "대화 내용에 수사 관련 내용은 일체 포함돼 있지 않았고 ‘22일 약속을 잡았다가 뒤늦게 취소했다’는 내용은 사실이 아니다"고 반박했다.


또 공수처 차장이 수사 외에도 대국회 업무 등 일반행정 업무를 총괄하는 지위에 있기 때문에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의원들의 전화를 회피하거나 거부할 수는 없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이 같은 공수처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대선이 얼마 남지 않은 예민한 상황에서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피의자로 입건된 '고발 사주' 의혹 사건의 주임검사를 맡고 있는 여 차장이 경쟁 후보인 이재명 민주당 대선 후보 선대위의 공동 대변인을 맡고 있는 박 의원과 통화하고 저녁 약속 일정을 논의했던 것 자체로도 충분히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박 의원은 최근에도 국회에서 '고발 사주' 의혹과 관련 윤 후보에 대한 강도 높은 수사를 촉구한 바 있다.


이종배 법세련 대표는 수사의뢰서에서 "야당 대선주자를 수사하고 있는 공수처 차장이 집권여당 대선후보자 캠프 핵심 관계자와 전화통화를 하고 만날 약속까지 잡은 것은 명백히 공수처법 제22조 정치적 중립의무를 위반한 것이고, 전화통화에 그치지 않고 만날 약속까지 논의를 한 것은 야당 대선후보에게 타격을 줄 수 있는 수사방향을 지시하거나 논의하기 위함이라 볼 수 있다"며 "전화통화 과정에서 이와 관련된 내용이 있다면 국가공무원법 제65조 위반이라 볼 수 있다"고 주장했다.


공수처법 제22조(정치적 중립 및 직무상 독립)는 '수사처 소속 공무원은 정치적 중립을 지켜야 하며, 그 직무를 수행함에 있어 외부로부터 어떠한 지시나 간섭을 받지 아니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국가공무원법 제65조(정치 운동의 금지)는 공무원의 정당 가입이나 선거에서의 특정 정당 또는 특정인에 대한 지지·반대 등 정치활동을 금지하는 조항이다.


이 대표는 "수사는 수사기관의 재량이라고 하나, 유력 대선주자의 특정 캠프 소속 인사와 수사와 관련된 내용을 논의하고 이를 반영해 수사를 진행했다면 명백히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것이고 이는 여 차장이 사실상 지위를 이용해 선거운동을 한 것이라 볼 수 있으므로 공직선거법 위반이라고 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또 박성준 의원이 수사와 관련해 부정한 청탁을 했다면 청탁금지법 제5조 위반이라고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대표는 "집권여당 대선후보자 캠프 소속 핵심 인사가 야당 대선후보자를 수사하고 있는 공수처 차장과 전화통화를 하고 만날 약속까지 잡은 것은 상상조차 할 수 없는 대단히 심각한 정치중립 위반이자 선거의 공정성을 훼손하는 반헌법적인 행동"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단순히 덕담 차원의 전화도 매우 민감한 시기에 대단히 부적절한 처신인데 전화통화를 넘어 식사까지 약속을 할 정도라면 그 전에도 수시로 전화통화를 하고 만났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수사와 관련된 논의가 아니라면 굳이 약속을 잡아 따로 만날 필요가 없다고 보는 것이 합리적이다. 따라서 두 사람 간에 수사와 관련된 얘기가 있었을 가능성이 농후해 이에 대해 철저한 수사가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공수처장의 유의하겠다는 한 마디로 가볍게 넘길 문제가 결코 아니다"라며 "이는 공수처 수사의 정당성과 신뢰성 차원에서 매우 중차대한 사안이고, 완벽하게 결백이 증명돼야 하므로 박 의원과 여 차장의 휴대전화 포렌식을 통해 두 사람 간에 오간 대화를 수사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마지막으로 이 대표는 "민주주의 꽃이라 하는 선거에 있어 선거의 공정성과 중립성은 민주주의의 근본 가치라 할 것이다. 공정한 선거를 위협하는 어떠한 사소한 일도 결코 용납돼서는 안 된다"며 "사안이 결코 가볍게 넘어갈 수 있는 사건이 아니므로 검찰은 철저한 수사를 통해 피의뢰인들을 엄벌에 처해 주시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한편 전날 '고발 사주' 의혹 사건의 핵심 피의자인 손준성 전 대검찰청 수사정보정책관 측은 여권 인사와의 부당한 접촉 사실이 드러난 여 차장을 수사에서 배제해달라는 진정을 공수처에 제기했다.


손 전 정책관 측 변호인은 입장문을 통해 "최근 벌어진 부적절한 수사 진행 과정 등과 관련해 주임검사인 여 차장을 수사에서 배제해 달라는 취지의 진정을 김진욱 공수처장에게 제기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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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여 차장은 본건 수사가 진행되는 동안 여당 대통령후보 선대위 대변인과 접촉한 사실이 드러났다"며 "이미 구속영장 청구 과정에서 여당과의 교감 논란이 있었음에도 이같이 부적절한 접촉을 한 여 차장이 공정한 수사를 진행할 것이라 기대한다는 건 불가능한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최석진 법조전문기자 csj040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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