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스트 테슬라' 2.3兆 손실에도 시총 3위…괴리의 함정
[아시아경제 조유진 기자] 리비안과 루시드는 글로벌 전기차 업계 맹주인 테슬라의 강력한 대항마로 떠오르고 있는 신생주자들이다. 루시드의 시가총액은 16일(현지시간) 종가 기준 898억달러에 이른다. 리비안의 시총은 거의 두 배인 1520억달러에 달한다. 리비안은 미 나스닥 시장 상장 첫 날 미국 빅3 완성차 업체의 시총을 넘어선 뒤 닷새 만인 이날 시총 기준 세계 3위 자동차 기업에 올라섰다. 루시드도 미 포드를 단숨에 추월하며 업계 5위 기업으로 올라섰다.
◆"혼란과 기회"=외신들은 이들 기업의 주가 급등 현상을 ‘글로벌 완성차 업계에서 일어나고 있는 혼란과 기회를 동시에 보여주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들의 몸값이 뛴 것은 전기차로의 패러다임 전환이라는 시장 판도 변화와 ‘넥스트 테슬라’에 대한 기대감이 더해진 영향이라는 해석이다.
테슬라 주가가 최근 2년새 11배 이상 오르는 등 고공행진하면서 전기차에 대한 시장의 기대감이 커진 것이 이번 신생 전기차 업체들의 광풍에 기여했다. 전일 종가 기준 테슬라의 시가총액은 1조590억달러로, 도요타(2597억달러), 폭스바겐(1390억달러), 제너럴모터스(GM, 909억달러), 포드(791억달러), BMW(603억달러)를 합친 것 보다 더 많은 수준이다. 전문가들은 이들 신생 전기차 기업들이 1조달러 클럽에 가입한 전기차 업계 맹주 테슬라의 주가 상승을 모방할 수 있는지에 대한 시험대가 될 것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이미 자동차 시장의 패러다임은 전기차로 옮겨가고 있다. 전통 완성차 업체들은 탈(脫)탄소화 흐름 속에서 밀리며 시장 가치가 급격히 낮아지고 있고 이 빈자리를 신생 전기차 업체들이 채워가고 있는 셈이다. 제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와 함께 발표된 블룸버그NEF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 운전자들은 올해 약 560만대의 전기차를 구매할 것이라고 답했다. 이는 작년 구매 대수의 2배 수준으로, 올해 전세계 자동차 판매량의 8%를 차지하는 수준이다.
◆누적 손실만 2.3조원인데 넘버3=하지만 신생 전기차 기업들의 시총과 실체와의 괴리감이 큰 상황이다. 리비안은 첫 번째 전기차 픽업트럭 출시로 미국 전기차 시장의 개화를 이끌 것이라는 기대를 받으며 증시에 화려하게 데뷔했지만 아직 이렇다 할 매출은 없다.
리비안은 지난 9월에야 첫 번째 전기차 픽업트럭 ‘R1T’의 고객 인도를 시작해 아직 공식적으로 매출이 잡히지 않은 상태다. 반면 개발 및 생산 비용 투입으로 올 상반기 9억91000만달러(약 1조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작년부터 누적 손실액은 20억달러(약2조3600억원)에 달한다.
루시드는 올 3분기에만 5억 2440만달러의 순손실을 기록냈다. 불안한 실적에도 루시드는 현재 시판 중인 ‘루시드 에어’가 테슬라의 ‘모델S’의 계보를 이어 2022년 모터트렌드의 올해의 차로 선정되며 기대감을 한 몸에 받고 있다. 루시드는 올 3분기에만 사전 예약이 1만3000건을 기록하며 총 사전 주문이 1만7000대를 넘어섰다고 밝혔다. 피터 롤린스 루시드 그룹 최고경영자(CEO)는 "내년 2만대의 차량 생산을 확신한다"며 "10년 안에 50만대의 전기차를 생산할 계획"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하지만 루시드가 현재 시판 중인 차종이 럭셔리 세단 ‘루시드 에어’ 한 종인데다 생산능력은 내년 생산 목표치가 2만대에 불과할 정도로 양산 체제를 갖추지 못해 이 같은 목표가 현실화되는 시점은 장담할 수 없다는 의견도 나온다. 향후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라인업 확대를 고려해 생산능력을 9만대로 늘리기 위한 증설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지만 시점을 특정하지는 않았다.
◆시총이 내년 매출 50배…투자 신중론도=적자를 보이는 두 회사의 이익 전환 속도를 알 수 없는 만큼 투자 신중론도 비등하다. 오로지 기대감에만 의존하는 몸값이 실체(펀더멘탈)보다 부풀려질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다. 이 같은 거품 논란에도 시장 눈높이는 더욱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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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티그룹은 루시드의 투자자들의 베팅이 높아지고 있다며 목표주가를 주당 28달러에서 57달러로 100% 이상 올려 잡았다. 루시드의 현재 시총(898억달러)은 2022년 루시드 예상 매출의 약 50배 수준을 형성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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