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시기 힘들어서 ‘간병살인’ … 뇌졸중 아버지 방치해 숨지게 한 20대 청년 항소 기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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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영남취재본부 이상현 기자] 뇌졸중으로 쓰러져 1년 가까이 입원 치료를 받던 아버지를 퇴원 후 방치해 숨지게 한 혐의로 1심에서 징역 4년을 선고받은 20대 청년(본보 8월 13일 자 인터넷판 보도)의 항소가 기각됐다.


당시 떠들썩했던 이 사건에 대해 이재명 경기지사와 심상정 정의당 의원 등 정치권에서 간병의 사회적 책임 등을 거론하며 관심을 보였지만 판결은 원심을 유지했다.

대구고법 형사합의2부(재판장 양영희)는 10일 존속살해 혐의로 기소된 피고인 A(22) 씨의 범행 당시 정황을 볼 때 존속살해의 고의가 있었다고 판단한 1심 판결이 타당하다고 판결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피해자를 퇴원시킨 다음 날부터 피해자를 죽게 할 마음을 먹고 피해자가 죽을 때까지 의도적으로 방치했다는 점이 인정되므로 피고인에게 살인의 고의가 있었다고 본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다"고 판시했다.

또 "존속살해죄에 대해 법원이 선고할 수 있는 가장 낮은 형이 징역 3년 6개월이고 3년을 초과하는 형에 대해서는 집행유예가 허용되지 않는 점에서, 원심이 선고한 징역 4년의 형이 너무 무겁고 부당하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시했다.


재판부에 따르면 A 씨는 10여년 전부터 아버지 B(56) 씨와 함께 살던 중 지난해 9월 B 씨가 심부뇌출혈과 지주막하출혈 증세로 입원 치료를 받기 시작하면서 병간호로 인해 경제적 어려움을 겪었다.


A 씨는 아버지의 동생인 삼촌 C 씨의 도움으로 병원비를 충당했으나, C 씨가 더는 도움을 줄 수 없게 되자 결국 지난 4월 23일 아버지를 퇴원시켰다.


A 씨는 퇴원 당일에는 아버지에게 처방 약과 음식을 제공했으나, 다음날부터는 기약 없이 돌보기 어렵다고 판단해 약을 주지않고 식사 양도 줄였다.


당시 B 씨는 몸을 가누기 힘들어 혼자 대소변을 가릴 수 없었으며, 식사도 호스를 통해 음식물을 섭취해야 할 상황이었다.


5월 1일부터 8일까지는 치료식과 물을 전혀 제공하지 않아 결국 B 씨는 영양실조와 폐렴 등으로 인해 숨졌다.


A 씨는 초기에는 존속살해의 고의성을 부인했으나 이후 진술을 바꿔 "아버지에 대한 존속살해 혐의가 인정되는 것이 두려웠고 '존속유기치사죄'로 인정받기 위해 경찰 수사 과정에서 사실대로 진술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A 씨는 "2시간마다 아버지의 자세를 변경해야 하는 일을 감당할 수 없었다", "혼자서는 아버지의 병간호를 담당할 능력이 되지 않았고, 피해자가 회복할 가능성이 전혀 없어 죽는 것이 낫다고 생각했다", "경제적 이유로 인해 심적으로 매우 힘들어 잘못된 판단을 했다"고도 진술을 했다.


A 씨가 아버지를 방치하겠다고 마음먹으면서도 B 씨가 숨지기까지 많이 갈등한 상황도 재판 과정에서 나타났다.


1심 판결문에는 "B 씨가 본인을 불러 배고픔이나 목마름을 호소하면 마음이 약해져 한 번씩 영양식을 호스에 주입하는 등 마음이 오락가락하는 상태였다"는 등의 내용이 담겨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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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월 1심 재판부는 A 씨의 전후 사정을 고려해 존속살해죄의 권고 형량인 5~12년보다 다소 낮은 징역 4년을 선고했었다.


영남취재본부 이상현 기자 lsh2055@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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