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소중립 시계'는 돈으로 굴러간다
파국으로 가는 COP26…印 "2070년 탄소중립" 선언
中·러시아보다 10년 늦고 美·英·EU·日·韓과는 20년差
선진국·개도국 뚜렷한 입장차…"1조달러 달라" 압박
제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가 열리는 영국 스코틀랜드 글래스고에서 1일(현지시간) 국제구호단체인 옥스팜 회원들이 각국 정상의 가면을 쓰고 백파이프 연주단 흉내를 내며 기후 위기 해법을 촉구하는 퍼포먼스를 벌이고 있다. 지난달 31일 개막해 오는 12일까지 열리는 COP26에서는 120여명의 세계 각국 정상과 대표단, 활동가, 기업인, 미디어 종사자 등 약 3만명이 모여 기후 위기에 대한 해법을 논의한다. 글래스고(영국)=로이터·연합뉴스
[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 탄소중립 달성 목표를 밝히지 않던 인도가 결국 제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를 파국으로 몰아가고 있다.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2070년 탄소중립을 달성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해 COP26 참가국 모두를 당황케 했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2070년은 2060년을 탄소중립 달성 목표로 잡아 국제사회의 비난을 받고 있는 중국, 러시아보다 10년 늦은 것이다. 2050년을 목표로 잡은 미국, 영국, 유럽연합(EU), 일본, 한국과 비교하면 20년이나 늦다.
이날 COP26 의장국인 영국의 보리스 존슨 총리는 "지구 종말 시계는 자정 1분 전이며, 우리는 지금 행동을 해야 한다"는 다급한 경고와 함께 COP26 개막을 알렸다. 존슨 총리는 "기후변화의 폭탄을 제거해야 한다"고 주장했는데 모디 총리가 되레 폭탄을 투척한 셈이다.
2050년을 주장하는 선진국과 2060년 이전은 어렵다는 개발도상국 간의 뚜렷한 입장차가 확인된 셈이다. 선진국과 개도국간에 이처럼 입장차가 뚜렷한 이유는 근본적으로 기후변화 대응에 들어가는 막대한 비용 문제 때문이다.
선진국은 과거 산업화를 통해 온실가스를 마구 배출하면서 부를 쌓았다는게 개도국의 시각이다. 개도국은 지금이야 미국과 함께 중국, 인도, 러시아 등 개도국이 온실가스를 많이 배출하고 있지만 실제 지구온난화의 주범은 산업화 시절 온실가스를 많이 배출한 선진국들이라고 주장한다. 이는 선진국도 일부 수용하는 부분이다. 그래서 선진국은 2009년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열린 COP15에서 개도국의 기후변화 대응을 돕기 위해 매년 1000억달러 지원을 약속했다. 하지만 지원 약속은 이행되지 않았다.
이에 개도국이 미국과 유럽의 2050년 탄소중립 달성에 고분고분 응하지 않으면서 그동안 쌓인 불만을 드러내고 있는 셈이다. 모디 총리는 인도가 세계 인구의 17%를 차지하지만 탄소 배출에서는 5%의 책임만 있다며 선진국의 과거 온실가스 배출 행태를 겨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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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디 총리는 한발 더 나아가 "선진국들은 가능한 빨리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자금 1조달러를 모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선진국이 개도국에 매년 지원키로 한 1000억달러의 10배에 해당하는 금액을 주장하며 선진국을 압박한 것이다. 모디 총리는 "선진국은 지원 약속을 지키지 않았으며 따라서 정의가 그들을 압박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블룸버그는 인도가 밝힌 2070년 탄소중립은 유엔 산하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가 2019년 발표한 보고서 내용에 부합한다고 전했다. 당시 IPCC는 지구 기온 상승폭을 산업화 이전보다 1.5도 이내로 억제하기 위해서는 2050년까지 이산화탄소 중립을 달성하고 2070년까지 모든 온실가스에 대한 중립을 달성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인도와 달리 브라질은 2050년 탄소중립 계획을 밝혔다.
자이르 보우소나루 대통령을 대신해 COP26에 참석한 조아킹 레이치 브라질 환경부 장관은 "203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2005년 대비 50% 줄이고 2050년에는 탄소 중립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레이치 장관은 "203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 감축 목표를 기존 43%에서 상향조정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브라질의 지난해 온실가스 배출량이 전년 대비 9.5% 증가한데다 보우소나루 정부가 경제적 개발이익을 앞세우면서 아마존 열대우림의 삼림을 훼손해온 탓에 환경단체들 사이에서는 브라질 정부의 온실가스 감축 목표 이행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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