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죄 예방 되는 거 맞아?" 전자발찌 끊고 2명 살해…'무용지물' 논란
전자발찌 훼손 뒤 도주 과정서 여성 2명 살해한 전과자
"전자발찌 존재 이유가 뭐냐" 시민들 분통
최근 5년간 매해 10건 이상 훼손 사건 벌어져
전문가 "법무부·경찰 공조 강화 필요"
[아시아경제 임주형 기자] 위치추적 전자장치(전자발찌)를 끊고 도주했다가 이틀 만에 자수한 50대 성범죄 전과자가 도주 전후 여성 2명을 살해한 것으로 드러나면서, 전자발찌에 대한 실효성 논란이 커지고 있다. 법무부는 전과자가 전자발찌를 훼손하지 못하도록 내구성을 강화하는 등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으나, 시민들의 불안감은 줄지 않고 있다. 전문가는 전자발찌를 통한 감시체계의 효율성을 강화하기 위해 법무부와 경찰의 공조를 강화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전자발찌 훼손한 뒤 여성 2명 살해한 전과자
복수 매체 보도를 종합하면, 지난 27일 전자발찌를 훼손하고 도망쳤다가 이틀 뒤인 29일 오전 서울 송파경찰서에 자수한 강모(56) 씨는 도주 과정에서 2명의 여성을 살해했다고 자백했다. 경찰은 강 씨 진술 내용에 따라 시신을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수강제추행 혐의로 실형을 선고받은 뒤 15년 동안 복역했던 강 씨는 지난 5월 전자발찌를 부착하고 출소했다. 그러나 그는 지난 27일 송파구 신천동 한 거리에서 공업용 도구를 이용, 전자발찌를 훼손한 채 도주했다.
강 씨를 감독하는 서울동부보호관찰소는 전자발찌가 훼손된 사실을 파악한 뒤 즉각 경찰에 공조를 요청했다. 경찰이 추적에 나선 지 이틀 만인 지난 29일 송파경찰서에 나타나 자수한 강 씨는 "범행 사실이 곧 발각돼 잡힐 것이라는 생각에 자수했다"고 진술했다.
◆"불안한 걸 넘어 어이 없어" 시민들 분통…'전자발찌 무용지물론'까지
사건을 접한 시민들은 전자발찌의 실용성에 대한 의문을 제기했다. 일각에서는 '전자발찌 무용지물론'까지 나왔다.
뉴스를 통해 사건 내용을 알았다는 20대 A 씨는 "전자발찌가 정말 범죄를 예방할 수 있는 게 맞나"라고 되물으면서 "그 사람들(전과자)이 무슨 일을 벌일지도 모르는데, 장치가 이렇게 쉽게 훼손되는 건 말이 안 된다고 생각한다. 불안한 걸 넘어서 어이가 없다"라고 허탈한 심경을 토로했다.
회사원 B(31) 씨는 "전자발찌를 푼 전과자가 여성 2명을 살해할 때까지 보호관찰소도, 경찰도 몰랐다는 게 말이 되나"라며 "범죄자가 뭘 하고 있는지도 모르고 바로 검거도 할 수 없는 거라면 대체 전자발찌가 존재하는 이유는 뭔가"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전자발찌의 효용성을 두고 비판이 제기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그동안 전자발찌는 6차례에 걸쳐 재질을 강화해 왔지만, 그럼에도 전자발찌 훼손 사건은 매해 꾸준히 벌어지고 있다.
지난 2016년엔은 18건에 달했고, 2017년(11건), 2018년(23건), 2019년(21건), 지난해(13건) 등 최근 5년간 10건 이상 발생했다.
전자발찌 부착자에 대한 감시체계인 '전자감독제도' 인력도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법무부에 따르면 전자감독 인력은 지난 2016년 141명에서 올해 7월 기준 281명으로 두배 가까이 늘었다. 그러나 전자감독 대상자 수 또한 지난 2011년 1561명에서 올해 7월 8166명까지 큰 폭으로 상승했다.
이에 따라 전자감독 인력 1인당 관리인원은 2016년 기준 19.1명에서 지난달 17.3명으로 소폭 감소하는 데 그쳤다. 감독 대상자들에 대한 철저하고 촘촘한 관리가 이뤄지기 힘들다는 우려가 나온다.
◆전문가 "무용론은 경계…법무부 경찰 공조 강화해야"
정부는 30일 서울 서초구 서울고검 의정관에서 '전자감독대상자 전자장치 훼손 및 재범사건 관련 브리핑'을 열고, 강 씨 사건과 관련한 조치 및 개선 방안을 발표했다.
윤웅장 법무부 범죄예방정책국장이 30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고검 내 법무부 의정관에서 전자감독대상자 전자장치 훼손 사건 경과 및 향후 재범 억제 방안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원본보기 아이콘법무부는 전자장치 훼손 및 재범사건 방지 대책으로 △전자발찌 내구성 강화 △신속 검거를 위한 경찰과의 공조 강화 △부착자 위치정보 공동 모니터링 △전자감독제도 관리 인력 추가 확충 등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이와 관련 윤웅장 법무부 범죄예방정책국장은 "이번 사건의 피해자와 유가족분들께 깊이 사죄드린다"며 "국민 여러분께도 걱정을 끼쳐드려 송구스럽다.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 대책을 마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문가는 전자발찌가 도입된 뒤 재범율은 감소했기 때문에 '무용론'은 경계해야 한다고 지적하면서도, 전자감독제도의 효율성을 강화하기 위해 법무부와 경찰의 공조를 강화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오윤성 순천향대 경찰행정학 교수는 "전자발찌가 도입된 뒤 재범 가능성이 높은 전과자에 대한 범죄 예방 효과는 확실히 있었다"라며 "전자발찌가 완벽하지는 않다고 해도, 완전히 쓸모 없다는 식의 주장은 경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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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전자발찌 훼손 및 재범 문제는 결국 개선을 통해 점진적으로 이뤄나가야 할 것"이라며 "특히 법무부와 경찰의 공조를 강화해, 전과자가 전자발찌를 끊고 도주했을 경우 이를 신속하게 검거할 수 있는 제도를 마련해야 한다"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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