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Y 대학보다 실무능력·금융이해도가 중요
금융사들 채용 시 철저하게 '블라인드' 적용
'비전공·무스펙’ 취업 준비생들 입행 잇따라
면접관들도 "추상적인 질문 대신 실무 검증"

김치환(29·가명)씨는 올해 상반기 진행한 지역농협 일반직 6급 채용에 지원해 합격했다. 전문대 비전공학과를 졸업할 당시 학점은 3.0 이하. 타 지원자보다 소위 ‘스펙’은 부족했지만 금융 전공서와 봉투 모의고사를 수회씩 정독하며 금융이해력을 갖췄다. 김씨는 "블라인드가 워낙에 철저해 스펙의 높고 낮음과 관계없이 모두 동등하게 실력으로 평가받았다"고 밝혔다.


"학벌·어학·자격증 없어도 OK"…금융사들, 문과인재도 다르게 뽑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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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송승섭 기자]금융권 채용 박람회가 진행 중인 가운데 금융권 ‘탈스펙’ 채용 바람이 점차 거세지고 있다. 블라인드 채용을 적용해놓고 사실상 SKY(서울대·고려대·연세대) 졸업생만 뽑아가던 관행도 사라지는 추세다. 면접을 현장처럼 상품을 판매하는 식으로 진행하는 곳도 있다. 통상 학벌과 어학 능력, 자격증을 중요시한다고 알려진 금융사도 실무능력과 금융이해도를 꼼꼼하게 따지기 시작했다는 평가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일명 ‘비전공·무스펙’ 취업 준비생들의 입행이 이어지고 있다. 올 상반기 블라인드 채용을 철저하게 시행 중인 금융사들이 잇따라 대규모 채용공고를 낸 결과다. 가입자수가 54만명에 달하는 한 금융권 취업준비생 커뮤니티에도 "자격증이나 어학연수 경험은 쓰지도, 묻지도 않았다"는 글이 올라오고 있다.


지난 2월 340여명 규모의 신규행원 채용공고를 낸 NH농협은행은 블라인드 채용을 엄격하게 실행하는 금융사로 꼽힌다. 공개채용 시 성명과 출신학교 등 실무역량과 무관한 정보의 작성이 금지된다. 자기소개서나 면접 과정에서 드러내면 불이익을 준다.

KB국민은행과 우리은행은 지난해 하빈기 채용과정에 롤플레잉 면접을 시행했다. 추상적인 능력이 아닌 실무에 필요한 금융상품 이해력과 고객 응대 능력, 순발력 등을 평가하기 위해서다. 가상 상품이지만 예금과 신탁(펀드)뿐 아니라 저축보험과 대출처럼 다소 까다로운 상품도 과제로 나왔다. 방식은 실제 고객에게 상품을 판매하는 방식으로 진행했다.


면접관들도 "추상적인 질문 대신 실무역량 검증"

이에 스펙이 없어도 실무능력에서 뛰어난 점수를 받은 금융권 인재들이 속속 합격하고 있다. 최근 NH농협은행 신입 공채에 합격한 양정우(36·가명)씨는 신입 행원 치고는 많은 나이지만 금융직무 경제관련 파트에서 고득점을 받았다. 비전공생인 데다 일반 기업에서 6년6개월을 다녔지만 합격에 지장은 없었다.


비수도권 대학을 졸업한 박선양(28·가명)씨는 어학 점수와 자격증 없이 지난해 하반기 KB국민은행과 우리은행에 동시 합격했다. 박씨는 두 은행이 판매하는 예금과 펀드, 대출상품을 일일이 찾아보며 구조를 공부했다. 박씨는 "가상의 상품이지만 실제 상품을 공부했기 때문에 면접장에서 빠르게 파악할 수 있었다"고 대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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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가에 참여하는 면접관들도 추상적인 질문보다 실무적인 질문을 던지는 추세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이제 도전해 본 경험이 있느냐 식의 질문은 잘 안한다"며 "대신 정산 때 돈이 모자라면 어떻게 행동할 지 등 실무적인 질문이 주로 많다"고 설명했다.


송승섭 기자 tmdtjq850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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