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4회 칸 국제영화제 현지 취재

[여기는 칸]대기줄 사라져 2년 전과 달라진 풍경…'비상선언'에 주목
AD
원본보기 아이콘


[칸(프랑스)=아시아경제 이이슬 기자]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도 뜨거운 열정을 품은 채 모여든 전 세계 영화인을 막지 못했다. 파랗게 펼쳐진 여름 하늘 아래 2년 2개월만에 재개된 칸 영화제는 이색적인 분위기 속 순항 중이다.


제74회 칸 국제영화제(Cannes Film Festival)가 프랑스 남부 휴양도시 칸 팔레 드 페스티벌(Palais des festivals) 인근에서 펼쳐지고 있다. 팬데믹 이후 재개된 페스티벌. 올해 어떤 점이 달라졌을까. 이를 기점으로 그간 주춤했던 전 세계 영화 축제가 다시 기지개를 켤지도 초미의 관심사다.

올해 칸 국제영화제의 경호는 어느 때보다 삼엄하다. 2019년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이 한국영화 최초로 황금종려상 영광을 안은 제72회 칸 영화제를 찾았을 때에 비해 무장 군인·경찰 수가 눈에 띄게 늘었다.


물론 당시에도 팔레 드 페스티벌 건물 진입 절차는 까다로웠다. 테러 등 위험에 대비하기 위해 프레스 배지의 바코드를 확인한 후 가방 등 소지품 보안 검사를 철저히 했던 터. 여기에 더해 올해는 코로나19 검사 음성확인 QR코드(유럽연합 디지털 코로나 증명)를 인증한 후 입장이 가능해 더욱 엄격하다.

출국 전, 국내에서 28일 전 백신접종, 코로나19 PCR검사 음성 영문증명서를 지참했지만, 이는 현지에서 전혀 효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아시아 취재진을 비롯한 비(非)EU 국가의 취재진은 프레스센터 인근에 있는 임시 선별진료소에서 침을 통한 타액 검사를 받아야 한다. 검사 5~6시간 후에 결과가 나오고 음성일 경우 EU에서 부여한 QR코드가 발급된다. PCR(유전자증폭) 검사는 1시간 만에 결과를 받을 수 있지만 50유로를 내야 한다.


침을 뱉어야하는 번거로움이 있지만, 나름대로 잘 관리되고 있다는 인상을 준다. 올해 프레스 배지를 패용한 EU를 제외한 각국 취재진이 임시 선별진료소로 대거 향하는 풍경도 달라진 점 중 하나다. 칸 영화제의 고민이 엿보이는 대목. 번거롭기는 하나 큰 불편함 없이 전 세계 취재진을 아우를 수 있다는 점에서 괄목할 만하다. 향후 국제 영화제를 기획하는 나라에서 올해 칸 영화제의 사례를 주목할 것으로 보인다.


[여기는 칸]대기줄 사라져 2년 전과 달라진 풍경…'비상선언'에 주목 원본보기 아이콘

[여기는 칸]대기줄 사라져 2년 전과 달라진 풍경…'비상선언'에 주목 원본보기 아이콘


어느 때보다 많은 영화인이 니스 해변에서 포착된다는 점도 인상적이다. 스파이크 리 감독을 비롯한 전 세계 유명 배우 다수가 14일 바닷가에서 포착돼 현지에서 휴가를 즐기는 사람들의 이목을 끌기도 했다. 올해 코로나19로 7월 개최되는 칸 영화제는 니스의 휴가철과 맞물려 그 어느 때보다 많은 사람이 운집한 분위기다. 하지만 이전 영화제에 비해 영화인들이 거리낌 없이 출몰해 곳곳에서 비명을 자아내고 있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올해 칸 영화제에 달라진 풍경은 또 있다. 프레스 배지를 패용한 각국 취재진이 영화를 보기 위해 배지 색별로 길게 줄을 늘어서 있는 모습도 영화제의 재미 중 하나였다. 이는 영화를 향한 관심을 측정하는 기준이 되기도 했다. 그러나 올해는 볼 수 없다. 칸 영화제 측이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온라인 예매 시스템을 도입한 것. 인기 영화들은 오픈과 동시에 매진 됐고, 이로 인해 전 세계 취재진은 피케팅(피+티켓팅) 전쟁을 벌이기도 했다.


'비상선언' 역시 마찬가지다. 15일 오전 8시 30분 프레스 스크리닝을 통해 전 세계 취재진에게 공개되는 영화는 당일 상영되는 작품 중 압도적인 관심을 받으며 빠르게 매진을 기록했다. '기생충' 이후 한국영화를 대하는 전 세계 취재진의 온도 차가 느껴지는 대목이다.


사진=각 소속사 제공

사진=각 소속사 제공

원본보기 아이콘


지난 6일(이하 현지시각) 개막한 영화제는 폐막을 이틀 앞두고 한국영화 일정을 본격적으로 시작한다. 15일 오전 비경쟁 부문(Out of Competition) 초청작 '비상선언'이 칸영화제 60주년 기념관에서 프레스 스크리닝을 통해 취재진에 먼저 공개되며, 다음 날인 16일 오후 10시 15분 뤼미에르 대극장에서 공식 스크리닝이 진행된다. 배우 송강호, 이병헌, 임시완, 한재림 감독이 레드카펫에 올라 칸 영화제의 마지막 밤을 화려하게 밝힌다.


배우들은 본격적인 일정을 앞두고 칸 영화제를 즐기는 모습이다. 남자배우 최초로 심사위원을 맡은 송강호는 눈코 뜰새 없이 바쁜 일정을 소화하고 있으며, 이병헌과 임시완은 방역 지침을 지키며 현지 식당을 찾아 식사하고 운동을 하며 본격적인 일정을 준비하고 있다.

AD

이병헌은 한국인 배우 최초로 폐막식 시상자로 나서 올해 칸 영화제의 문을 닫는다. 이는 2019년 72번째 영화제 폐막식 당시 '기생충'이 황금종려상에 호명되며 역사를 쓴 순간 봉준호 감독과 송강호가 기쁨을 나누며 환하게 웃던 모습과 포개지며 남다른 의미를 안긴다.


칸(프랑스)=이이슬 기자 ssmoly6@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함께 보면 좋은 기사

새로보기

내 안의 인사이트 깨우기

취향저격 맞춤뉴스

많이 본 뉴스

당신을 위한 추천 콘텐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