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대 소송도 불사하고 이적…'일타강사' 수입은 어느 정도?
[아시아경제 권서영 기자] 대형 입시 학원과 맺었던 전속계약을 위반하고 경쟁사로 이적한 수학 강사에게 거액의 배상 판결이 내려졌다.
9일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15부(민성철 부장판사)는 메가스터디가 수학 강사 주예지 씨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 1심에서 "원고에게 7억8천여만원을 배상하라"며 원고 일부 승소로 판결했다. 주씨는 2017년 9월 메가스터디와 강의 계약을 맺고 온라인 강의를 출시하기로 했으며, 당시 계약서에는 '메가스터디가 직접 운영하거나 승인한 매체 외 온라인 및 오프라인 강의를 제공할 수 없다'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었다.
그러나 2019년 8월 메가스터디 측에서 강의의 완성도를 문제 삼으며 출시를 이듬해로 미루자고 제안하자, 주씨는 메가스터디와 온라인 강의 동영상을 찍지 않겠다고 통보하고 경쟁사인 스카이에듀에서 온라인 강의를 제작했다. 이에 메가스터디 측은 "주씨가 회사의 승인 없이 경쟁 업체와 계약하고 온라인 강의를 제공한 것은 계약 위반이다"라며 10억여원의 손해배상금을 청구하는 소송을 냈다.
법원은 주씨가 계약을 위반했다고 인정해 잔여 계약 기간에 따른 손해를 배상하고 메가스터디로부터 매달 200만원씩 지급받은 연구 활동 지원비를 반환하라는 판결을 내렸다. 또한 "주씨가 메가스터디의 온라인 강의 출시 거부 의사를 밝힌 직후 경쟁 업체로 이적했는데, 그 과정에서 불가피한 사정 등이 보이지 않아 다분히 고의적인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다만 메가스터디가 청구한 10억여원 중 일부는 중복 제재에 해당한다고 판시했다.
한편 주씨와 같이 사교육계에서 높은 인지도를 지니고 있거나 수험생들의 선호도가 높은 강사들을 소위 '일타강사'라고 부르기도 한다. 이들의 강의는 특정 과목에서 가장 먼저 인원이 마감되거나 매출 1위를 기록하며, 온라인 강의 사이트에서 가장 먼저 노출된다.
현재 국내의 일타강사들은 소득 수준이 매우 높다. 이투스 소속 사회탐구 영역의 일타강사 이지영 씨는 유튜브 라이브 방송에서 130억 원이 넘는 통장 잔고를 공개하며 "주거래 은행의 잔고만 보여드린 것이고, 부동산이나 주식, 펀드 등은 포함되지 않은 금액이다"라고 밝혀 화제를 모은 바 있다. 또 메가스터디 수학 영역의 일타강사인 현우진 씨는 국내에서 공시가가 가장 비싼 서울 청담동의 한 아파트 단지에 거주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들의 수입은 일반적인 월급과 달리 고정적이지 않다. 대부분 학생들이 오프라인 학원이나 온라인 강의 사이트에 지불하는 강의료 중 일부를 수익으로 지금받는다.
또 일타강사들은 교재의 인세로도 상당한 수입을 얻는다. 이들은 대부분 자신이 자체 제작한 교재에 맞추어 강의 커리큘럼을 구성하기에, 수강생으로서는 교재 구매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플랫폼 이적료 역시 상당하다. 대다수 일타강사들은 몇 년을 주기로 학원이나 강의 플랫폼을 옮기는 경우가 많다. 이에 업체 측에서는 더 많은 이적료를 제시해서라도 이들과의 계약을 맺는 것이 큰 이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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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일타강사들은 그만큼 강의 준비에 심혈을 기울여야 한다. 수강생이 많고 영향력이 큰 만큼 사소한 오류만으로도 어마어마한 문제가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이들은 기출 문제를 분석할 뿐 아니라 문제 개발에도 많은 공을 들이며, 여러 명의 조교를 고용해 학생들을 관리하고 자체적인 모의고사 테스트를 진행하는 경우도 많다. 대성마이맥 영어 영역의 일타강사 이명학 씨는 지난해 tvN의 '유퀴즈 온 더 블럭'에 출연해 "강의를 위해 준비하는 시간이 하루에 최소 10시간"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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