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킨 먹고 또 때렸다 … 동료 12시간 폭행해 숨지게 한 응급구조단장에 징역 18년 선고
유족 “아버지도 충격으로 돌아가셔 … 2명 죽인 살인자, 항소하겠다”
[아시아경제 영남취재본부 이상현 기자] 경남 창원지방법원 형사2부(재판장 이정현)는 8일 살인 등의 혐의로 기소된 A(44) 씨에게 징역 18년 선고와 함께 재범 방지를 위해 10년간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 명령을 내렸다.
A 씨는 작년 12월 24일 오후 1시부터 다음날인 크리스마스 새벽 1시까지 경남 김해시 자신의 사무실에서 직원 B(44) 씨를 12시간 넘게 주먹과 발로 폭행하고, 쓰러진 피해자를 9시간 넘게 찬 바닥 방치해 사망케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숨진 B(44) 씨는 부검 결과 갈비뼈 골절, 경막하출혈 등 외상성 쇼크를 포함한 다발성 손상으로 숨진 것이 확인됐다.
A 씨는 살인의 고의가 없었다고 혐의를 부인했지만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공소사실에 따르면 범행 전날 B 씨가 일으킨 차량 물피 사고를 자신에게 제대로 보고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A 씨의 폭행이 시작됐다.
당시 현장 녹음 음성파일에서 A 씨는 "너 같은 XX는 그냥 죽어야 한다", "너는 사람대접도 해줄 값어치도 없는 개XX야"라는 폭언과 함께 B 씨를 일방적으로 폭행했다.
B 씨의 사과에도 불구하고 폭행은 12시간가량 이어졌다. 이 과정에서 B 씨가 기절하거나 제대로 서 있지 못하고 쓰러졌지만, 폭행은 멈추지 않았다.
재판부는 "피고인의 몸무게는 100㎏으로 70㎏인 피해자보다 덩치가 컸다"라며 "또한 피해자는 당일 식사도 못 한 채 폭행을 당해 탈수 증세를 보였음에도 피고인은 그 앞에서 배가 고프다며 치킨을 시켜 먹고 체력을 보충해 또 때렸다"고 범행의 잔혹함을 지적했다.
폭행 후 A 씨 부부는 몸을 가누기도 힘든 B 씨를 사무실의 찬 바닥에 방치한 채 하룻밤을 보냈다. 그런 뒤 다음 날 오전 9시가 넘어 B 씨를 구급차에 태워 B 씨 집 쪽으로 이동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응급구조이송단을 운영하고 있음에도 피해자 사망을 방지하기 위한 아무런 조치도 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살인의 고의가 충분히 인정된다"라고 했다. 재판을 통해 A 씨가 폭력 전과만 8차례나 있었던 점도 드러났다.
이정현 판사는 "이 사건은 높은 수준의 폭력성과 범행이 매우 대담하고 잔인하며 범행 후 사건을 은폐하려거나 증거를 인멸하려 하는 등 범행 후 정황도 매우 불량하다"라며 "피해자 유족이 엄벌을 요청하고 있어 엄중 처벌이 불가피하다"라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선고 직후 피해자 유족은 검찰이 구형한 징역 30년형에 못 미치는 판결이 나왔다며 불만을 터트렸다.
숨진 B 씨 동생들은 판결 직후 법정 앞에서 "사람을 12시간이나 가혹하게 때려 극심한 고통 속에 죽인 피고인에게 어떤 잣대로 18년형을 내렸는지 이해되지 않는다"라며 "이 사건 후 아버지도 죄책감에 잠 한숨 못 주무시고 눈물로 지내시다 돌아가셨다. 피고인은 두 사람을 죽인 사람이다"라고 울분을 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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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동생은 "재판을 통해 피고인이 폭력 전과만 8차례 있는 것을 알게 됐다"라며 "저런 사람이 어떻게 응급구조이송단을 운영할 수 있었는지 이해가 안 된다. 항소하겠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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