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전기차 생산 후진…시험대 오른 바이든 친환경 정책
美 생산량 점유율 18%
中 44%·유럽 20%에 뒤처져
트럼프때 온실가스 규제 완화
테슬라 등 구매 보조금 축소
인프라 개발 예산 대폭 깎여
[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 김수환 기자] 유럽 전기차 판매가 급증하면서 미국의 전기차 생산이 유럽과 중국에 크게 뒤처졌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에 친환경 인프라 개발 정책의 일환으로 전기차 산업 육성에 주력한다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정책이 시험대에 오르게 됐다.
29일(현지시간) 비영리기구 국제청정교통위원회(ICCT)는 미국의 전기차 생산량이 중국과 유럽보다 뒤처지고 있으며 최근 3년간 그 격차가 더 벌어지고 있다는 연구 결과를 내놨다.
ICCT가 2010~2020년 전기차 누적 생산량을 집계한 결과 미국의 생산량 점유율은 18%로 중국(44%)과 유럽(20%)에 뒤처지는 것으로 확인됐다. 2017년 집계와 비교해 중국과 유럽의 점유율이 각각 8%포인트, 2%포인트 상승한 반면 미국의 점유율은 2%포인트 하락했다.
이같은 결과는 그동안 유럽 각국이 온실가스 배출 규제를 강화하면서 친환경차 생산 및 판매가 증가했던 것과 달리 미국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시절 자동차 배기 가스 배출 규제를 오히려 완화한 것이 주요 배경으로 분석된다.
또 테슬라와 GM 등 자국 제조업체에 대해 전기차 구매 보조금 혜택을 점차 축소하기 시작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 ICCT는 지난해 전기차 판매 비중이 유럽에서는 10%를 넘었지만 미국에서는 2.3%에 불과했다고 밝혔다.
실제로 유럽환경청(EEA)이 이날 공개한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유럽연합(EU)·아이슬란드·노르웨이·영국의 신차 등록 대수가 1160만대이며 이 중 11%가 전기차인 것으로 분석됐다.
EEA는 코로나19 영향으로 지난해 유럽 신차 판매가 감소한 상황에서 전기차 판매 비중은 2019년 3.5%에서 세 배로 늘었다고 밝혔다.
전체 자동차시장이 위축됐지만 전기차시장은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간 셈이다. EU가 온실가스 배출 규제를 강화하고 독일·프랑스 등이 지난해 코로나19 경기 회복 대책에 전기차 보조금 지급안을 포함시키면서 전기차 판매가 크게 늘었다는 분석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취임 후 전기차 산업 육성을 강조하며 관련 인프라 개발 확대를 공언했다. 하지만 최근 미 의회에서 합의된 인프라 개발 예산안에서 전기차 관련 예산이 대폭 축소된 것으로 나타나면서 실망감도 커지고 있다.
지난 24일 바이든 대통령이 서명한 인프라 개발안에 따르면 전기차 산업 관련 예산은 150억달러(약 17조원)로 책정됐다.
이는 바이든 대통령이 당초 계획했던 1740억달러(약 196조원)의 10분의1에 불과하다. 공화당과 합의를 이루는 과정에서 친환경 예산이 대거 삭감됐고 이것이 전기차 예산에 영향을 미치게 됐다. 특히 1000억달러 규모의 전기차 구매 보조금 예산이 대부분 축소된 것으로 나타났다.
컨설팅업체 언스트앤영는 미국의 전기차 시대가 유럽과 중국보다 늦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언스트앤영은 최근 공개한 보고서에서 미국이 2036년이 돼야 전기차 판매가 내연기관차 판매를 넘어서는 전기차 시대를 맞이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는 중국(2033년)과 유럽(2028년)에서 전기차 시대가 개막할 것으로 보이는 시기에 비해 크기 뒤처진 것이다.
언스트앤영은 또 2045년이면 유럽에서 판매되는 차량 99%가 전기차일 것이라며 내연기관 차량이 거의 사라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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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바이든 행정부와 민주당이 전기차 산업 육성을 위한 추가 예산안을 마련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더힐은 민주당이 올해 안에 전기차 구매 보조금이 포함된 추가 예산안을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백악관 역시 성명을 통해 "이번 예산안으로도 바이든 대통령이 제안한 2030년까지 50만개의 전기차 충전소 보급 목표를 달성하는 데 문제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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