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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답게 살고 싶다" 우체국택배 노조, 포스트타워 점거 농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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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체국택배 노조, 여의도 포스트타워 기습점거 시위 2일째
택배 분류작업 수수료 두고 갈등 지속
노조 측 "분류작업 문제 해결 전까지 사회적 합의 타결도 없다"
우정사업본부 "이미 개편 수수료 방안 노조에 수차례 전달" 반박

15일 전국택배노동조합 소속 우체국택배 노조가 서울 여의도 포스트타워를 기습점거 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 사진=윤진근 PD yoon@

15일 전국택배노동조합 소속 우체국택배 노조가 서울 여의도 포스트타워를 기습점거 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 사진=윤진근 PD y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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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임주형 기자, 박현주 인턴 기자] "분류작업 책임져라!", "끝장투쟁 이어가자."


15일 전국택배노동조합(택배노조) 소속 우체국택배 노조의 서울 여의도 포스트타워 기습점거 시위가 2일째 이어지고 있다. 우체국택배 노조는 우정사업본부가 택배 분류작업과 관련, 적정 수수료 지급을 약속했으나 이를 어겼다면서 명확한 입장을 촉구하고 있다. 반면 우정사업본부 측은 이미 배달수수료 개편안에 대해 수차례 노조에 설명한 바 있다며 반박했다.

택배 분류작업 노동에 대한 우정사업본부의 책임을 촉구하는 조합원들. / 사진=박현주 기자 phj0325@

택배 분류작업 노동에 대한 우정사업본부의 책임을 촉구하는 조합원들. / 사진=박현주 기자 phj0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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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포스트타워 1층 로비는 조합원들의 함성으로 가득 찼다. 로비 중앙에 질서정연하게 맞춰 앉은 조합원들은 지도부의 구령에 맞춰 "우정사업본부가 책임져라", "우리들은 정당하다" 등 구호를 외치는가 하면, 노동가요 '철의 노동자'를 합창하기도 했다.


단상에 오른 한 조합원은 차분한 목소리로 "우정사업본부는 허구적이고 말도 안 되는 논리의 주장을 하고 있다"며 "우리는 막바지로 가고 있는 분류작업의 싸움에서 끝까지 우리의 명분과 정당성을 지키고 우정본부의 허구성을 낱낱이 드러내 끝장투쟁을 이어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위에 참석한 조합원의 등에 '분류작업 택배사가 책임지고 즉각 시행하라'는 문구가 쓰여 있다. / 사진=윤진근 PD yoon@

시위에 참석한 조합원의 등에 '분류작업 택배사가 책임지고 즉각 시행하라'는 문구가 쓰여 있다. / 사진=윤진근 PD y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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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조합원은 "택배 일을 하다보면 아파트 4~5층을 오르내리면서 쌀, 세제 같은 것을 옮길 때가 많다. 모두 10~20㎏가량 나가는 물품들"이라며 "나이 50 가까이 먹은 상황에 이런 아파트들을 하루 수십층씩 오르며 일을 하다보면 '아, 난 이러다가 정말 죽겠구나'라는 생각이 든다"고 토로했다.

이어 "우리 동지들, 이런 일을 하다가 얼마나 많이 죽었나"라며 "더이상 동지들이 죽지 않게 합시다"고 결의를 다졌다.


우체국택배 노조가 포스트타워를 기습점거한 이유는 택배 분류작업 비용 수수료 지급에 대한 우정사업본부의 명확한 입장 표명을 촉구하기 위함이다.


분류작업은 택배사와 노조 간 갈등의 주요 쟁점이다. 물류센터에서 택배를 배송하기 전 물품을 분류하는 작업은 통상 4~5시간씩 소요되는데, 대다수 택배 노종자들이 이 작업을 직접 수행하고 있음에도 별도의 수당을 받지 않는다. 노조 측은 이같은 분류작업을 택배 노동자 과로사의 주 원인이라고 주장하며, 사실상 '공짜 노동'이라고 규정해 왔다.


경찰이 여의도 포스트타워 1층 로비 입구를 지키고 있다. / 사진=윤진근 PD yoon@

경찰이 여의도 포스트타워 1층 로비 입구를 지키고 있다. / 사진=윤진근 PD y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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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정부 여당, 택배 노사와 소비자단체 등은 '택배노동자 과로사 대책을 위한 사회적 합의기구'(사회적 합의기구)를 조성, 지난 1월 '택배 분류작업은 택배사 책임'이라는 취지로 1차 합의안을 도출한 바 있다.


그러나 우체국택배 노조는 우정사업본부가 합의안에 동의했음에도 여전히 분류작업에 대한 임금을 제대로 지불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윤중현 택배노조 우체국본부장은 이날 아시아경제에 "1차 사회적합의문에서 우정사업본부를 비롯한 유관기관들은 택배 분류작업이 원청 책임임을 확실히 했다"라며 "그런데도 분류작업을 한 노동자들에게 적정 수수료를 지급하지 않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우정사업본부는 이에 대한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며 "합의문 서명 이전과 이후의 (사측) 행동은 분명히 달라져야만 한다. 우정사업본부는 분류작업에 대한 입장을 분명히 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이번 시위는 전날(14일) 오전 11시30분께 우체국택배 노조 조합원 120여명이 포스트타워를 점거하면서 시작됐다.


노조 측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우정사업본부는 지난 4일 소포위탁배달원들에게 개인별 분류를 시행하고 시행 전까지 적정 수수료를 지급할 계획이라고 했다"며 “하지만 11일에는 분류비용을 이미 수수료에 포함해 지급해왔다는 황당한 주장을 내놨다"고 주장했다.


이어 "우체국 택배노동자가 매달 받는 수수료 지급내역 그 어디에도 분류비용 내역이 없다"며 "우정사업본부가 이를 해결하지 않는다면 사회적 합의 타결 또한 없다"고 강조했다.


우체국택배 노조 측은 15일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를 향해 택배노동자 과로사 방지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 사진=박현주 기자 phj0325@

우체국택배 노조 측은 15일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를 향해 택배노동자 과로사 방지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 사진=박현주 기자 phj0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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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정사업본부는 이같은 노조 주장에 대해 즉각 반박했다. 우정사업본부는 이날 입장문을 내고 "지난 2020년 3월부터 5월까지 택배노조와 6차례 회의를 통해 소포위탁 배달 수수료 개편안을 설명했다"며 "이후 택배노조 집행부의 의견을 반영해 수수료 체계를 확정한 뒤 단체협약을 체결했다. 연구용역 결과를 설명한 적도 없고 연구용역 보고서를 공유하지 않았다는 노조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고 해명했다.


또 포스트타워 1층 로비를 점거한 노조를 향해 "불법점거로 인해 입주사의 영업이 피해를 입고, 우체국 이용객의 불편이 계속되고 있다"며 "퇴거 요청 공문을 보냈는데도 시위가 계속돼 유감이며 실정법 위반에 강력 대응할 것"라고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한편 지난 8일 사회적 합의기구 2차 회의에서 노조 택배사 정부 간 협상이 결렬됐다. 택배사들이 1차 사회적 합의문 시행을 1년 유예해 달라고 요청하면서 노사간 입장 차를 좁히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하루 뒤인 지난 9일 택배노조는 무기한 총파업에 들어간 상태다. 택배노조는 15일 조합원 5500명이 참여하는 '서울 상경투쟁'을 진행,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공원에서 1박2일에 걸쳐 시위를 진행할 계획이다.


국회는 이날 오후 1시부터 사회적 합의기구 '분류 등 분과' 회의, 다음날(16일) 오후 1시30분부터는 '택배비 분과' 회의를 열 예정이다.




임주형 기자 skepped@asiae.co.kr
박현주 인턴기자 phj0325@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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