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화폐 시장 검은 수요일…호재 보이지 않아
19일 비트코인 4259만원까지 급락…알트코인은 더 큰 낙폭 나타내
각 국가 규제 시작…비트코인 ETF 승인도 어려워
[아시아경제 공병선 기자] 대표 가상화폐(암호화폐) 비트코인을 비롯한 가상화폐들이 끝없이 떨어진 후 다시 반등하는 등 큰 변동성을 보이고 있다. 호재가 보이지 않아 시장은 여전히 불안한 상황이다.
20일 오전 8시30분 기준 비트코인은 5123만원을 기록했다. 전날 오후 10시10분 비트코인은 전 거래일 대비 20.2% 하락한 4259만원을 기록했다. 5000만원에서 4000만원 초반대로 떨어지는 데 걸린 시간은 단 30분이었다. 이날 아침에는 다시 5000만원대까지 반등했다.
알트코인은 더욱 심각한 상황이다. 같은 시간 이더리움은 전 거래일 대비 17.6% 하락한 346만원을 기록했다. 세럼, 퀀텀, 아크 등 가상화폐들은 여전히 30% 하락폭을 나타냈다.
이같은 하락의 표면적 이유는 중국의 가상화폐 시장에 대한 강경 기조 재확인이다. 전일 중국청년보에 따르면 중국은행업협회, 중국인터넷금융협회, 중국지불청산협회 등 세 기관은 ‘가상화폐 거래 및 투기 위험에 관한 공고’를 발표했다. 공고엔 가상화폐의 변동성이 국민의 재산과 정상적 금융질서를 위협하므로 시장에선 사용돼선 안 된다는 내용이 담겼다. 해당 기관들은 가상화폐 신규 발행, 투자, 현금 전환도 일체 금지하며 발각될 경우 형사상 범죄로 고소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하지만 이같은 발표가 대폭락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진 않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중국은 2017년부터 가상화폐를 전면 금지해오던 국가이기 때문이다. 2017년 9월 중국 정부는 가상화폐 신규 발행과 거래를 금지했다. 가상화폐 채굴은 명시적으로 금지하진 않았지만 2019년부터 채굴장에 저렴한 전기 공급을 중단했다. 네이멍구 등 중국 지방정부는 에너지 절감 차원에서 가상화폐 채굴을 전면 금지하기도 했다.
호재가 보이지 않는 가상화폐 시장…제도권 안착 어려워져
가상화폐 시장에 더 이상 호재가 없기 때문에 급락했다는 분석에 힘이 실리고 있다. 상승 여력이 없는 와중에 국가별 규제와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로 인한 시장 교란이 발생해 하락했다는 것이다. 실제로 비트코인이 급등하는 동안 제도권에서 여러 호재가 쏟아졌다. 테슬라 등 유명 기업이 비트코인을 투자대상으로 삼는 동시에 골드만삭스, 피델리티 등 금융기관이 비트코인 투자 상품을 개발하기 시작했다. 캐나다 증시에선 비트코인 상장지수펀드(ETF)가 출시됐고 상장 후 이틀 간 4억달러(약 4524억원)가량이 거래됐다. 지난달 14일(현지시간)엔 미국 가상화폐 거래소 코인베이스가 나스닥에 상장되면서 방점을 찍었다.
하지만 앞으로 제도권에서 호재가 나오기 쉽지 않아 보인다. 먼저 규제가 본격화되는 양상이다. 지난 13일 미 법무부와 국세청은 자금세탁과 탈세 관련해 세계 최대 가상화폐 거래소를 조사했다. 미 법무부는 지난해 10월부터 가상화폐를 활용한 불법행위 사례를 정리하며 규제를 시사한 바 있다.
금융권 편입도 어려워졌다. 미 증시에서의 비트코인 ETF 출시가 갈수록 힘들어지고 있다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지난 11일 미 증권거래위원회(SEC) 투자관리부는 성명을 통해 "비트코인은 매우 투기적인 자산"이라고 평가했다. 지난 7일 게리 겐슬러 SEC 위원장이 가상화폐 시장의 규제가 필요하다고 발언한 이후 SEC가 비트코인에 대해 부정적 입장을 표명한 것이다. 이에 미 투자리서치 업체 모닝스타의 벤 존스 ETF리서치 책임자는 "올해 안에 미 증시에서의 비트코인 ETF 승인이 어려워 보인다"고 예상했다.
전문가의 의견도 부정적으로 변하고 있다. 19일 마이클 노보그라츠 갤럭시디지털 CEO는 미 경제매체 CNBC와의 인터뷰를 통해 "가상화폐 혁명은 일어났지만 여전히 투자자 기반이 불안하다"며 "반등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비트코인이 금의 시가총액을 넘을 것이라고 예상하던 대표적인 가상화폐 옹호론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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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욱 서울과학종합대학원 교수는 "이달 초 비트코인이 장기간 횡보하면서 가상화폐 투자에 대한 회의감이 들어 포기한 사람이 많았을 것"이라며 "비트코인을 지지하다가 최근 환경문제를 지적하기 시작한 머스크 CEO의 행보도 시장 참여자에게 실망감을 주면서 가격 지지선이 무너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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