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 국적은 부모 따라'… 법무부, 혈통주의 국적법 손본다
'선천적 복수국적자' 피해 양산… "병역회피 활용되지 않도록 제도 개선 나설 것"
[아시아경제 배경환 기자] 국적이탈 시기를 놓쳐 해외 생활에 어려움을 겪는 선천적 복수국적자들을 위한 제도 개선이 추진된다. 지금은 부모 중 한 명이라도 대한민국 국적이면 자녀가 해외에서 태어났더라도 자동으로 2개의 국적을 갖게 돼 한인 2세들은 현지 주류사회 편입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30일 법조계에 따르면 법무부는 최근 국민의 해외 이주 증가세를 감안한 정책 환경에 대응하고자 국적부여제의 재설계 작업에 나섰다. 이를 위해 연구 용역까지 별도로 발주한 상태로 해외 유사 정책과도 비교해 국내 환경에 맞는 제도를 마련하겠다는 방침이다.
현재 우리나라는 제정 국적법부터 현재까지 자녀 출생 시 부모의 국적에 따라 자녀의 국적을 결정하는 '혈통주의' 원칙을 국적 부여 방식으로 채택하고 있다. 외국에서 출생했더라도 부모 중 한 명이 한국인이면 자동으로 복수국적자가 되는 셈이다.
하지만 해외 이주 증가로 대한민국과 유대 관계없이 해외에서 출생한 대한민국 국적자가 증가하는 등 혈통주의에 따른 국적 자동 부여 방식을 변경해야한다는 주장이 지속적으로 제기됐다.
문제는 남성의 경우 18세가 돼 제1국민역으로 편입된 때부터 3개월간은 국적을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지만 이 시기를 놓치면 38세가 될 때까지 국적 이탈을 할 수 없다는 데 있다. 미국 등 해외에서 출생한 남성이 본인이 복수국적인 사실도 모른 채, 제때 한국 국적을 이탈하지 못해 해당 국가에서 공직 진출이나 군 복무에 불이익을 겪는 사례가 늘고 있는 이유다.
지난해 헌법재판소가 선천적 복수국적 조항을 '헌법 불합치'로 판단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 헌재가 "선천적 복수국적제도의 조항이 국적 이탈의 자유를 지나치게 제한하고 있다"고 본 것으로 "2022년 9월 30일까지 개선법률을 입법해야 한다"는 조건을 건 만큼 법무부도 이에 맞는 개선안 마련에 나선 것이다.
우선 법무부는 정책 대상자의 범주부터 파악해 한계점과 집단 의견 청취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재외동포 최다 거주 10개국의 동포단체에 의견을 요청할 예정으로 해당 국가의 입법례도 찾아보기로 했다. 내부적으로는 출생신고를 하지 않은 경우, 본인이 선택하지 않으면 대한민국적을 자동말소시키는 방안과 출생신고를 이미 했더라도 원정출산과 병역기피 혐의가 없는 것으로 확인되면 시기와 상관없이 아무때나 국적을 이탈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방안 등이 논의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복수국적자가 국적 선택을 미루고 한국인으로서 각종 혜택을 누린 뒤에 병역회피를 목적으로 국적을 이탈하는 사례가 나올 수 있는 만큼, 이를 방지하기 위한 대책도 마련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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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무부 관계자는 "국민의 해외 이주 증가 추세에 따라 대한민국과 유대 관계없이 해외에서 출생한 국민이 증가하고 있어 변화된 정책 환경에 맞는 제도를 만들어 억울한 피해자를 양산하지 않도록 할 방침"이라며 "이번 기회를 통해 쟁점별 고려사항을 철저히 분석, 한국형 해외출생자 국적부여제를 마련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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