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톺아보기]공직자의 내부정보 이용 부동산 투기 뿌리 뽑으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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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입가경이다. 최근 참여연대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과 참여연대에서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이 경기도 광명·시흥 등 3기 신도시 지구가 발표되기 전에 해당 지구 내에 있는 토지의 매입 등 투기를 하였다는 사실을 고발하면서 드러난 공사 직원들의 부동산 투기 행태가 그야말로 놀랍다. 지역단위농협에서 58억원의 대출을 끼고 농지를 편법으로 구입하고, 거기에 싸고 잘 자라는 왕버들나무를 빼곡이 심었다는 사실은 이미 잘 알려졌다. 최근에는 지방이전 공공기관 임직원에게 허용되는 아파트 특별공급제도를 이용해 아파트를 추가로 분양받고 바로 팔아서 수 천만원에서 수 억원 매매차익을 남기기도 했다고 한다.


LH 직원들을 포함해 공직자 등의 부동산투기는 참여연대와 민변의 고발로 인해 갑자기 드러난 문제는 아니다. 1970년대부터 급속한 도시화를 겪으면서 서울의 인구가 급증하였고, 강북 지역에 집중돼 있는 인구를 분산하기 위해 본격적인 강남 개발이 시작됐다. 정부 주도 하에 논·밭·임야의 사유지를 국가가 수용하여 주거용 시가지로 개발 후 매입 능력이 있는 사람에게 매각하는 방식으로 운영했다. 헌법 제23조 제3항에 따르면 국가는 개인 땅을 함부로 수용할 수 없다. 오로지 공공필요에 의한 재산권의 수용·사용만이 가능하다. 국가가 사유지를 수용하였다면 이는 공공필요를 위해 사용했어야 한다.

그럼에도 국가가 개인의 토지를 수용한 후 주택단지로 조성해 민가에 분양했다. 부동산 투기를 부추기는 정책을 고수해 온 것이다. 1970년 대 강남개발 초기에는 청와대 직원들이 나서서 미리 수용예상 토지를 헐값에 산 후 보상을 받아 수백원의 차익을 남기고 이를 정치자금으로 사용하기도 했다. 1989년 노태우 정부때는 1기 신도시로 분당·일산 등 5곳을 신도시로 지정하면서 신도시 예정지가 투기장이 됐고, 심각한 사회문제에 대대적인 수사로 부동산투기 사범은 1만 3000여 명이 적발되고 비리 공직자 131명을 포함해 987명이 구속됐다. 2003년 노무현 정부 때도 2기 신도시 발표 후 부동산투기 근절을 위한 특별 단속을 벌여 9700명을 적발하였고 이 중 300명을 구속했다고 한다. 구속된 부동산투기 사범 가운데 공무원은 27명이나 포함돼 있었다. 이처럼 집값 상승을 이끄는 신도시 지정 발표가 있을 때마다 부동산투기는 극심했고, 그 정보를 직접 알고 있는 공무원 및 관계 직원들의 투기도 전혀 근절되지 않았다. 지속해서 공직자 부동산투기 금지를 위해 관련 법령들이 제정 및 개정됐으나, 공직자들이 적접 나서거나 친인척을 대거 동원해 땅을 사들이거나, 차명거래를 하는 등 법망을 피해 교묘하게 부당한 이득을 추구해 왔다.


주택이나 토지개발 관련 공직자들이 기관 내부의 개발정보를 이용해 부동산투기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는 우선 공공이 주택이나 토지를 조성해 민간에 분양하지 말아야 한다. 민간에 분양하지 않고 공공장기임대방식으로 운영하면 개발사업을 통한 민간에서 시세차익을 남길 수 없다. 당연히 관련 공직자들도 이 정보를 이용한 투기를 하기 어렵다. 이 방법은 분양 중심의 주택공급정책을 임대중심으로 바꿔 장기적으로 주거안정, 주택가격 안정에도 큰 도움을 줄 것이다. 물론 토지개발의 전 단계로 민간의 토지를 수용하는 경우도 생기는데 이 수용과정에서 현금보상, 다른 땅으로 받는 대토 등을 노리고 헐값에 땅을 미리 사 놓을 수 있다. 이번 LH 사건은 이와 같은 맥락에서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서는 사전 감시 및 감독체계를 강화하고, 사후적으로 민·형사 및 행정적 제재를 강화하는 입법적 보완이 필요하다. 자본시장법의 경우 까다롭고 엄격하게 내부정보를 이용한 주식거래를 규제하는 것을 벤치마킹할 필요도 있다. 최근(지난 3. 24.)에 공공주택 특별법, 한국토지주택공사법이 개정되면서 이미 이뤄진 부분도 있다. 내부정보를 이용한 부동산 거래 유무에 대한 정기조사 및 실태조사 규정을 신설했으며, 업무처리 중 알게 된 정보를 이용해 얻은 재산상 이익의 3배에서 5배에 해당하는 벌금 부과 및 몰수·추징할 수 있는 부당이득 환수조항을 신설했다. 한국토지주택공사법 개정법률에서는 이런 정기조사 실시와 함께 준법감시관제도 도입, 부패방지교육에 관한 조항 등도 신설된 것이다.

나아가 부동산 관련 업무나 정보를 취급하는 공공기관의 소속 공직자는에게 재산을 등록하게 하는 재산등록제, 직무에 해당하는 사업과 관련된 부동산을 보유하고 있거나 매수하는 경우에는 이를 기관장에게 신고하게 하는 보유매수신고제, 부동산에 대한 정보를 획득하거나 이와 관련된 업무를 수행한다고 인정되는 부서의 공직자가 관련 업무 분야 및 관할의 부동산을 새로 취득하는 것을 제한하는 부동산취득제한제 등의 도입도 필요하다. 공직자가 미공개정보를 이용해 농지를 취득한 경우 이를 소속 기관장이 확인하면 농지 소재지 관할 지자체에 통보하고, 관할 지자체장이 그 자체로 바로 처분을 강제하는 처분명령 및 이행강제금 부과도 가능하게 해야 한다. 무엇보다 민사적인 측면에서 공직자가 내부정보를 이용하여 부동산 거래를 한 경우 그 정보를 알지 못해 헐값에 처분한 거래상대방에 대한 손해배상책임을 지우고, 위법행위를 은닉할 목적으로 다른 사람과 명의신탁약정과 그에 따른 등기를 한 경우 해당 부동산에 대한 권리행사를 할 수 없도록 하여 부동산 투기를 하려는 경제적 유인을 확실히 제거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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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주선 법무법인 융평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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