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난에 伊본사마저 외면…카파코리아 몰락
수년째 적자에 코로나 타격
기업회생절차 신청, 개시됐지만
본사 라이선스 계약 해지 통보에
회생 포기, 12년 만에 문 닫아
[아시아경제 임혜선 기자]이탈리아 스포츠 의류 브랜드 ‘카파(Kappa)’를 운영하는 카파코리아가 경영난으로 12년 만에 문을 닫는다.
17일 패션업계에 따르면 카파코리아는 지난 1월 말 카파 이탈리아 본사로부터 라이선스 계약 해지를 통보받고 진행 중이던 기업회생절차를 포기했다.
경영 악화를 겪던 카파코리아는 지난해 12월 서울회생법원의 문을 두드렸다. 올해 1월13일 법원이 이를 받아들여 회생절차가 개시됐지만, 곧이어 본사의 ‘아웃 선언’에 기업정리 수순을 밟게 됐다. 결국 지난달 기업회생절차 폐지를 신청했다.
현재 카파코리아는 AS 운영을 중단하고 70% 할인 판매 등으로 재고를 소진하고 있다. 다음 달까지 전국 120여개 매장도 정리할 계획이다.
민복기 카파코리아 대표는 2008년 서하브랜드네트웍스를 설립하고, 2009년 라이선스로 카파 브랜드를 론칭했다. ‘EXR’ ‘컨버스’ 등을 국내에서 성공시킨 경험을 바탕으로, 카파의 정체성을 스포츠 캐주얼로 잡고 공격적으로 사업을 펼쳤다. 본사에서 유벤투스, 바르셀로나를 후원했던 것과 같이 카파코리아도 국내 축구, 야구, 스키 선수단을 후원하며 인지도를 높였다. 카파는 론칭 3년 만에 연매출 1400억원을 넘어서며 인기 브랜드로 입지를 공고히 했다. 2016년엔 사명을 카파코리아로 변경했다.
하지만 스포츠 의류의 인기가 줄면서 카파의 매출도 감소했다. 2013년 매출이 1000억원 밑으로 떨어진 이후 지지부진한 실적을 냈다. 2017년 일명 ‘추리닝 패션’이 유행하면서 10~20대 소비자들에게 반짝 주목을 받기도 했으나 별다른 수익 개선으로 이어지진 못했다.
카파코리아는 2017년 56억원, 2018년 13억원, 2019년 26억원의 영업 손실을 기록하며 최근 수년째 적자 경영에 허덕였다. 단기 차입금 규모도 262억원에 달했다. 2019년 감사보고서상 부채가 616억원, 1년 이내에 갚아야 할 단기 차입금만 260억원이 넘었다. 지난해 코로나19 여파로 경영 악화는 더욱 심화됐다. 아웃도어 브랜드 밀레와 사업권 매각 협상을 벌였지만 인수 적정가를 놓고 의견을 좁히지 못하면서 이 또한 불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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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파코리아의 파산으로 중소 협력사들도 납품 대금을 받지 못하는 등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카파코리아가 재고를 땡처리하면서 남은 자산도 많지 않은 듯하다"며 "일부 협력업체는 부도 위기에 놓였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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