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살 아이 살해해도 처벌 안 받는 中 13세…국내서도 '촉법소년' 논란
中 고의 살인 형사책임 연령 14세 → 12세
누리꾼들 공분…"형사책임 안 지는 게 말 되나"
국내서도 촉법소년 일탈·범죄 잇따라 논란
전문가 "국회 차원서 논의 필요"
[아시아경제 임주형 기자] 이웃집 6살 남아를 살해하고 시신을 유기한 혐의를 받는 중국 13세 소년이 형사 처벌을 받지 않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해지면서 공분이 일고 있다. 앞서 국내에서도 형사책임 연령에 이르지 않은 소년범이 제대로 처벌 받지 않는 사례가 잇따라 나오면서, 촉법소년 제도 폐지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커진 바 있다.
15일(현지시간) '관찰자망' 등 중국 매체 보도에 따르면, 산시성 한중시 한 현의 신문판공실은 지난 4일 숨진 채 발견된 왕모(6) 군의 살해 용의자로 중학교 1학년 양모(13) 군을 붙잡아 조사하고 있다.
양 군은 지난달 17일 오후 6시께 아무도 없는 틈을 타 왕 군을 자신의 집으로 부른 뒤 살해하고 시신을 유기한 혐의를 받는다.
당시 왕 군 가족은 사라진 아이를 찾기 위해 중국 당국에 실종신고를 하고, 각종 인터넷 홈페이지에 아이를 찾는다는 글을 올렸지만 끝내 왕 군을 찾지 못했다.
이후 중국 당국은 실종 신고 보름 만인 지난 4일 옆집 옥상 나무상자 안에서 싸늘하게 식은 왕 군의 시신을 발견했다. 시신에서는 타박상으로 추정되는 상처도 발견됐다. 이후 당국은 현장 조사 등을 통해 양 군을 유력 용의자로 붙잡았다.
현재 당국은 양 군의 자세한 범행 동기 및 수법 등을 조사하고 있지만, 양 군은 범인으로 확인되더라도 형사 처벌을 받지 않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중국은 고의 살인에 대한 형사책임 연령을 14세에서 12세로 낮추는 내용이 골자인 법률 개정안을 지난 1일부터 시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올해 13세인 양 군은 형사책임 연령에 해당하지 않는다.
이렇다 보니 중국 일각에서는 양 군에 대한 형사 처벌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 누리꾼은 중국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13살 아이더라도 사람을 고의로 죽였다. 형사 책임을 지지 않는 게 말이 되나"라고 따져 묻기도 했다.
상황이 이런 가운데, 앞서 국내에서도 형사책임 연령의 적정선을 두고 논란이 불거진 바 있다. 해당 제도 때문에 형사미성년자인 '촉법소년'의 일탈·범죄를 제대로 막지 못한다는 지적이다.
지난달 25일 MBC는 최근 강원도 원주 한 주택가에서 벌어진 차량 절도 사건 범인이 만 14세를 넘지 않은 촉법소년이라고 보도했다. / 사진=MBC 방송화면 캡처.
원본보기 아이콘실제 최근 촉법소년들의 범죄 사건이 잇따라 발생한 바 있다. 지난달 25일 MBC '뉴스데스크' 보도에 따르면, 강원도 원주 한 주택가에서 A(14) 군을 비롯한 중학생 4명이 수차례 차량 절도 사건을 벌인 것으로 확인됐다.
A 군 등 4명은 절도한 차량을 타고 원주에서 인천까지 장거리를 이동했으며, 차 안에 있던 신용카드로 30만원을 지출하기도 했다. 그러나 4명 모두 형사책임 연령인 만 14세를 넘지 않은 촉법소년이라는 이유로 별다른 처벌을 받지 않은 채 차량 절도 범죄를 이어나갈 수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그런가 하면 지난해 3월29일에는 B(13) 군 등 8명이 서울에 주차된 렌터카 승용차를 훔쳐 대전까지 무면허 운전을 하다가 네거리 인근에서 중앙선을 침범해 오토바이와 충돌하는 사고가 발생, 오토바이 운전자가 현장에서 숨지기도 했다.
이로 인해 촉법소년에 대한 엄중한 처벌을 촉구하는 청와대 국민청원이 올라오기도 했다.
한 청원인은 지난해 4월2일 국민청원 게시판에 게재한 글에서 "사망자는 올해 대학에 입학해 생활비를 벌기 위해 배달대행 일을 하다가 사망했다"라며 "사람을 죽인 끔찍한 청소년들의 범죄다. 피해자와 그의 가족, 또 앞으로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게 가해자 청소년들을 엄중히 처벌해야 한다"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해당 청원은 한달 동안 무려 100만명이 넘는 동의를 받기도 했다.
국내외에서 형사책임 연령을 둘러싼 논란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전문가는 사회적 상황을 고려해 연령 기준을 다소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오시영 변호사는 BBS 라디오 '박경수의 아침 저널'에서 "형법의 모태를 거슬러 올라가다 보면 일제강점기 때 형법이 만들어졌고 그때 촉법소년의 연령이 정해졌다"라며 "실제 외국의 입법례를 보면 12세나 13세로 (촉법소년 기준을) 낮춘 나라가 굉장히 많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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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 "그 나이(형사책임 연령) 해당 아이들이 형사 처벌을 면제받는다는 사실을 모두 알고 있다는 것이 문제"라며 "국회 차원에서 이런 문제를 심각하게 고려해서 촉법소년의 연령을 좀 낮출 필요가 있다"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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