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실한 게임체인저, 확바뀐 선거
선거 초반까진 野 존재감 없었지만 尹 사퇴·LH사태에 급변
유리한 국면 올라선 野 주자, 잇단 LH 때리기로 굳히기나서
수세몰린 與, 공세전환…정책 사라지고 포퓰리즘 선거로
[아시아경제 오주연 기자, 금보령 기자] ‘정치인 윤석열’ 등장과 한국주택토지공사(LH)발 공직자 땅 투기 여파로 떠오른 ‘정권 심판론’이 4·7 재보궐선거 판세를 뒤흔들고 있다. 야당 서울시장 후보들은 쐐기를 박겠다는 의지고, 선거판세 전환이 필요한 여당 캠프에선 그동안 자제해온 공격 태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LH사태에 대해서는 당청의 미온적인 대처에 대놓고 불만을 보이며, 정면돌파에 나섰다. 이 사이 서울시민을 위한 ‘정책’은 사라지고 결국 이번 선거에서도 비방, 흑색선전, 포퓰리즘으로 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는 12일 종로구 안국빌딩에서 선거대책위원회 출범식을 열고 민주당에 특검을 정식 제안했다. 박 후보는 "어제 정부 합동조사단 결과, 투기 의심사례가 추가로 확인돼 참담하다"며 특검에 대한 김태년 원내대표의 답을 기다리겠다고 밝혔다. 김 원내대표는 즉각 수용 의사를 밝혔다.
박 후보의 제안은 야권의 후보 단일화 발표가 일주일 남짓 남은 시점에서 이번 의혹이 선거 지형까지 뒤집자 나온 승부수로 보인다. 특히 LH 사태와 윤석열 효과로 선거 기세가 ‘정권심판론’ 쪽으로 쏠리면서 생긴 초조함도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한국갤럽이 지난 9~11일 전국 18세 이상 성인 1003명에게 차기 지도자 선호도를 조사한 결과 발표를 보면, 윤 전 총장이 이재명 경기도지사와 함께 24% 동률로 1위에 올랐다. 윤 전 총장의 선호도는 한 달 전(9%)보다 15%포인트 급등했다. 이 지사는 3%포인트 하락했다. 내년 대선에 대한 질문에서도 ‘현 정권 유지를 위한 야당 후보 당선(40%)’보다 ‘정권 교체를 위한 야당 후보 당선(48%)’ 응답이 높았다.
이런 상황에서 서울시장 선거도 야당에 유리하게 돌아갈 가능성이 커지면서 각 후보들의 선거전은 당초 서울시 구상과 부동산 공급 대책 등의 ‘정책’ 대결에서 정치 ‘공방’으로 변질되고 있다. 박 후보 역시 서울시 대전환, 21분 도시, 코로나 조기종식 등 주로 정책과 본인의 장관 경험을 강조해왔던 태도에서 벗어나는 모습이다. 상대 후보에 대한 언급은 자제해왔지만 이날은 "아이들 밥그릇에 차별을 두려다 실패한 낡은 경험, 새 정치한다며 10년간 이집저집 기웃 댄 뿌리없는 철학에는 기댈 수 없다"면서 초등학교 무상급식 반대로 실정한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를 에둘러 비판했다.
반대로 오 후보와 안 후보는 연일 LH 때리기에 나서고 있다.
안 후보는 이날 오전 서울 강남 LH서울지역본부 앞으로 직접 가 신도시 투기 사태 관련 기자회견을 열었다. 그는 "공직자의 투기는 용서할 수 없는 범죄"라며 "모든 부동산 투기를 박멸해 이 땅에 공정과 정의가 살아 있다는 것을 보여 드리겠다"고 말했다.
오 후보 또한 전일 페이스북을 통해 "‘범죄와의 전쟁’을 엄포로 하는 답 없는 문재인 정권"이라며 "부동산 투기에 대한 수사 경험과 능력을 갖춘 검찰이 주체가 되어 신속한 수사를 하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일각에서는 향후 여야 후보들의 공방전이 거세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박상병 인하대 정책대학원 교수는 "LH 사태가 마무리 되지 않은 채 선거를 치르게 되면 정책과 관계없는 근거없는 공방들이 난무할테고, 이렇게 되면 민주당에는 불리해져 궁지에 몰릴 수 있다"며 "그래서 야당서도 받아들일 수 있는 '특검'을 언급한 것 같다"고 진단했다. 이어 "여당으로서는 수세를 '공세'로 전환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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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성철 공감과논쟁정책센터 소장은 "선거에 영향을 미치는 게 구도·명분·인물·정책 등 크게 네 가지"라고 분석하면서 "정책·인물면에서는 여야 모두 비슷하지만 여권에서는 명분이 적고 선거 구도에서는 야당이 유리한 조사가 나오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향후 단일화, LH 이슈가 변수로 작용하는 과정에서 후보 간의 말 실수, 행동 실수 등이 선거 판세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금보령 기자 gol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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