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속 '괴짜 교수', 카이스트 차기 총장 됐다(종합)
한국과학기술원(KAIST), 18일 이사회 열어 이광형 교수 차기 총장 선출
[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 18일 한국과학기술연구원(KAIST) 차기 총장에 선출된 이광형 바이오 및 뇌공학과 명예교수는 자율과 창의력을 중시한 '괴짜' 교육자이자 KAIST 벤처 창업 DNA'로 만들어낸 스승이다.
이 교수는 우선 '괴짜 교수'의 대명사로 꼽힌다. 1999년 방영돼 KAIST의 유명세를 불러 일으킨 드라마 '카이스트'의 천방지축 박기훈 교수(안정훈 분)의 실제 모델이었다. 당시 드라마에는 연구실의 TV를 거꾸로 설치하고 신발끈을 짝짝으로 매고 다니는 당시 이 교수의 실제 '기행'이 그대로 담겨져 있다. 이 교수는 도제식 교육에 충실한 '모범생' 보다는 역발상, 자율과 자유, 창의력을 강조하면서 "한국엔 괴짜가 필요하다"고 강조하는 '괴짜 학자'였다. 최근까지 교학부총장으로 재직하면서 사무실의 학교 조직도까지 거꾸로 걸어 놓았을 정도다.
이처럼 자율과 창의를 중요시하는 이 교수의 철학은 그가 총장직에 도전하면서 발표한 '소견서'에서도 잘 드러난다. 이 교수는 소견서에서 "'질문하는 KAIST'를 만들겠다. KAIST의 인재상인 '글로벌 창의인재'를 기르기 위해서는 학생들이 '큰 꿈'을 가지게 해야 한다"면서 "그러기 위해서는 넓은 세상을 보여 주어야 한다. 국내외의 다양한 산업ㆍ연구 현장의 인턴 생활을 장려하고 '독서'를 통해 간접 경험을 하게 도와주겠다. 새로운 것을 보게 되면 당연히 '질문'이 나올 것이며, 세상과 인간에 대한 질문이다. 질문을 최고의 덕목으로 강조하겠다"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또 "총장상으로 질문왕, 독서왕, 도전왕 상을 수여하여 이스라엘의 후츠파(담대한 도전과 도발) 정신이 자리 잡게 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 교수는 이와 함께 창업의 중요성을 설파해 KAIST의 벤처 DNA 형성을 이끈 스승이었다. 그가 1997년 펴낸 저서 '벤처기업 나도 할 수 있다'를 보면 창업을 적극 권유하면서 준비 과정에서의 마음가짐, 사업 계획서 작성, 투자 협상의 기술 등 상세한 내용이 담겨져 있다. 이는 제자들의 실제 벤처 창업과 성공으로 이어졌다. 이 교수의 전산학과 재직 시절 제자들 중엔 김정주(넥슨)ㆍ김영달(아이디스)ㆍ신승우(네오위즈)ㆍ김준환(올라웍스) 등 1세대 벤처 창업가들이 대거 포함돼 있다.
특히 김정주 넥슨 창업자의 경우 이 교수에 대해 "초창기의 혼란한 상황에서 의탁할 수 있는 사람은 이광형 교수 밖에 없었다"면서 "큰 은혜를 입었고 어떻게 감사를 드려도 부족하다"고 회고한 것으로 유명하다. 이 교수는 한국에서 미래학 진흥에도 힘썼다. 이 교수는 카이스트에 문술미래전략대학원 설립을 주도하고, 사단법인 미래학회의 창립에도 나서 초대 회장을 지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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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이 교수는 이날 오전 열린 KAIST 임시 이사회에서 총장 최종 후보로 선출됐으며, 교육부 장관 동의ㆍ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승인을 거쳐 오는 23일 최종 임명된다. 임기는 4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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