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출신 호화 변호인단 꾸렸지만 구속 못 피한 최신원
검사장 포함 대부분 검찰 출신으로 구성
법관 출신 수혈한 이재용·이웅열과 상반
법원, 영장 발부… 결국 패착으로 돌아가
[아시아경제 조성필 기자, 김대현 기자] 최신원 SK네트웍스 회장은 17일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검찰 출신 변호사를 대거 선임해 나섰다. 구속되느냐 마느냐는 절체절명의 갈림길 속에서 통상 재벌이나 정치인은 법관 출신 변호인을 선호해왔다. 최 회장 입장에서는 기수(奇手)를 둔 셈인데, 법조계에서는 결과적으로 패착으로 귀결됐다는 뒷말이 나온다. 최 회장은 이날 오후 구속됐다.
최 회장은 영장실질심사 당일 법원에 출석하면서 이정훈 법무법인 삼우 대표변호사, 김인숙 법무법인 엠 변호사 등과 동행했다. 모두 검찰 출신 변호사였다. 이 변호사는 서울중앙지검에서 공판1부장을 지내다 2019년 8월 개업했고, 김 변호사는 서울중앙지검, 대전지검을 거친 뒤 작년 8월 검찰을 떠났다. 최 회장은 이들 외에도 여러 변호사를 선임해 변호인단을 꾸렸는데, 대다수 검찰 출신이었다고 한다. 이 중에는 검사장 출신도 포함돼 있었다.
최 회장 변호인단은 오전 10시부터 3시간40분가량 진행된 영장실질심사에서 도주 우려가 없다는 주장을 편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최 회장의 구속 필요성을 심리한 서울중앙지법 원정숙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증거를 인멸할 염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법조계에서는 "검찰 출신 일변도로 변호인단을 구성한 게 패착의 원인이 됐다"는 말이 나왔다. 법원과 검찰 등 다양한 시각에서 나오는 상호보완적 방어 논리를 구축하지 못했다는 분석이다.
재벌들은 그동안 검찰 수사를 받을 때엔 검찰 출신을, 재판을 받을 땐 법관 출신 변호사를 각각 선임해 방어권을 행사했다. 영장실질심사를 앞두고는 법관 출신을 긴급 등판시키도 한다. 한 변호사는 "재벌들이 가장 무서워하는 것이 구속"이라며 "전관예우 개념도 있지만 법리에 밝은 법관을 선임해 구속을 면하겠다는 전략인 것"이라고 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이웅열 전 코오롱그룹 회장 등도 영장실질심사에서 법관 출신을 수혈해 구속 위기에서 벗어난 바 있다. 영장실질심사를 앞두고 이 부회장은 전주지법원장 출신 한승 변호사를, 이 전 회장은 대법원 수석재판연구관 출신 김현석 변호사를 각각 선임해 구속을 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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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 회장은 구속 영장이 발부됨에 따라 인치돼 있던 경기 의왕시 서울구치소에서 곧바로 수감 절차를 밟은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최대 20일간 구속 상태로 조사를 받은 뒤 재판에 넘겨질 것으로 보인다. 사건이 검찰의 손을 떠나 법정으로 넘어가면 '공판 방어권' 중심의 전략 수정이 불가피하다. 다만 최 회장 측이 향후 재판에서 변호인단을 재편할 지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김대현 기자 kd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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