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법원에서 사망원인 다퉈도… 보험금청구권 소멸시효는 사망일부터"
[아시아경제 김대현 기자] 투신한 공무원을 ‘업무상 재해’ 사망자로 볼 수 있을지 법정에서 다퉈지고 있더라도 유족의 보험사를 상대로 한 사망 보험금청구권의 소멸시효는 피보험자가 사망한 때로부터 진행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7일 대법원1부(주심 김선수 대법관)는 업무상 스트레스로 사망한 공무원의 유족이 보험사를 상대로 낸 1억5000만원 규모의 보험금 청구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중앙지법으로 돌려보냈다고 밝혔다.
공무원 김모씨는 2009년 11월29일 극심한 업무 스트레스를 겪다 아파트에서 투신해 사망했다. 이에 김씨의 부인 A씨는 공무원연금공단을 상대로 유족보상금 지급을 청구했지만, 공단은 ‘김씨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는 이유로 이를 거부했다.
A씨는 행정소송 끝에 2015년 대법원에서 승소했고 공단으로부터 유족보상금을 받았다. 당시 재판부는 “김씨가 극심한 공무상 스트레스로 발병한 우울장애로 정신적 억제력이 매우 떨어진 상태였다”며 “공무상 질병으로 사망한 경우”라고 판단했다.
같은 해 A씨는 김씨가 생전에 보험계약을 맺은 보험사에 재해사망보험금 1억5000만원을 지급할 것을 요구했지만, 보험사는 이를 거부했다.
보험사는 김씨의 사망이 보험 약관상 ‘피보험자가 고의로 자신을 해친 경우’라서 재해사망에 해당하지 않고, 사망일로부터 2년 넘게 지나 보험금청구권도 소멸시효가 지났다고 주장했다.
1·2심은 원고 승소판결을 내렸다. 앞선 행정소송에서 대법원이 ‘재해사망’을 인정한 것처럼 보험사도 관련 보험금을 지급해야 한다는 것.
여기에 보험금청구권 소멸시효도 만료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행정소송 판결이 확정된 2015년 7월9일 A씨가 비로소 ‘보험사고의 발생’을 알 수 있었고, 청구권 소멸시효 또한 이때부터 시작된 것으로 봐야 한다는 취지다.
반면 대법원은 청구권 소멸시효는 김씨가 사망한 2009년 11월29일부터 시작한 것이라고 판결했다. A씨가 남편이 쓴 유서 등으로 이 사건을 업무상 재해로 파악해 행정소송을 진행한 만큼, 보험사고 발생도 인지하고 있었다고 봐야한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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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부는 “김씨의 사망 후 A씨가 보험사를 상대로 청구권을 행사하지 못할 특별한 사정이 있었다고 보이지 않는다”면서 “원심은 보험금청구권의 소멸시효 기산점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있다”며 사건을 파기환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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