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역당국 못 믿겠다” 민간병원 몰리기도…의료진 ‘허탈’
광덕고 학생 확진에 1·2학년 230여 명 전수검사도 실시
[아시아경제 호남취재본부 윤자민 기자] 광주지역 한 대형교회와 관련한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가파르게 늘면서 방역당국이 교회에 임시선별진료소를 설치했지만 검사를 받으러 오는 교인들은 극소수에 불과했다.
28일 오전 9시 30분께 광주광역시 서구에 위치한 안디옥교회 주차장에는 임시선별진료소가 설치됐다.
교단 측에서 빠른 검사를 위해 전수검사를 요청했으며 교인 수만 2000여 명에 달하는 대형교회라 30여 명의 의료진이 투입됐다.
8개 검사 테이블을 설치하고 밀려올 것으로 예상되는 교인 맞이 채비를 마쳤다.
하지만 실상은 2~3명씩 간헐적으로 검사를 받으러 오면서 한산하기만 했다.
잠시후 적막함을 깨는 소란이 벌어졌다.
이곳을 서성이는 한 남성이 마스크를 제대로 착용해 달라는 의료진을 향해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면서다.
이 남성은 의료진들을 향해 삿대질을 하며 “뭐 문제만 있으면 교회 책임으로 돌리느냐”며 “식당에서 밥도 먹고 대중교통도 타고 다니는데 교회에서 걸렸는지 어떻게 아느냐”고 소리쳤다.
이어 “문재인이 교회를 죽이고 있다”고 화를 내면서 자리를 떴다.
이곳 임시선별진료소 앞까지 왔다가 발길을 돌리는 남성도 보였다. 현장에 있던 다른 교인이 이 남성을 쫓아가 검사를 받고 가라며 붙잡았지만 “나는 어차피 코로나 안 걸렸다”며 주변의 시선을 의식한 듯 서둘러 이곳을 떠났다.
3시간여 동안 검사를 받으러 온 교인은 50여 명 남짓. 30여 명의 의료진들의 만반의 준비는 수포로 돌아갔다.
일부 교인들을 중심으로 방역당국을 믿지 못하고 있는 정황도 포착됐다.
보건소에서 검사를 받으면 음성도 양성으로 나온다는 소문이 퍼지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민간수탁기관인 한 병원에는 안디옥교회에서 왔다고 밝힌 교인들이 검사를 받기 위해 몰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비슷한 시간 광주 광덕고등학교에도 임시선별진료소가 운영됐다. 광덕고등학교 학생이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다.
이날 확진된 광덕고 학생은 방과후 교육활동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져 1학년 90명, 2학년 140명에 대해 전수조사에 들어갔다.
학생들은 의료진과 교사들의 안내에 따라 3줄로 서서 검사를 받고 곧장 집으로 향했다.
확진된 광덕고 학생은 기존 확진자인 1646번으로부터 과외를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1646번은 가족인 1645번(감염경로 조사 중)의 접촉자로 확인됐다.
방역당국 관계자는 “현재 광덕고 뿐만 아니라 다른 고등학교와 중학교에서도 확진자가 발생하고 있다”며 “다만 졸업생이고 방학기간이라서 추가 전수조사는 실시하지 않지만 역학조사를 통해 면밀히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호남취재본부 윤자민 기자 yjm3070@asiae.co.kr
꼭 봐야할 주요뉴스
"학교 다니는 거 의미 없어" 그만뒀더니…3배 더 ... 마스크영역<ⓒ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