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공화당에 재난이 된 트럼프의 2000달러 현금지급안
트럼프 재난지원금 확대 주장…공화당 분열 초래
다음달 5일 선거 앞둔 조지아주 의원들, 지지층 양자택일 선택 직면
[아시아경제 나주석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재난지원금을 올려야 한다고 주장한 덕에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과 민주당만 신났다는 주장이 나왔다. 미 상원 다수 정당을 결정할 다음달 5일 조지아주 상원의원 선거를 앞둔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은 공화당의 분열을 가져왔다는 것이다.
29일(현지시간) 미 공화당의 여론조사 전문가이자 정치 컨설턴트인 프랑크 루츠는 "트럼프 대통령이 경기부양안에 결국 서명하는 현명한 선택을 내리기는 했지만, (이보다 앞서) 개인당 재난지원금 2000달러를 주장함으로써 조지아주 결선투표에 출마한 두 명의 상원의원에게는 악몽을 선사했다"면서 "이 두 상원의원은 트럼프 대통령의 뜻에 반대해야 할 것인지, 지역 내 보수주의자들의 뜻을 거슬러야 할 것인지 양자택일에 내몰리게 됐다"고 지적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미 의회가 9000억달러(981조원) 규모의 경기부양안과 관련해 미국인 개인당 지급되는 600달러의 재난지원금이 적다며 2000달러로 늘려야 한다는 주장을 폈다. 결국 트럼프 대통령이 경기부양안에 서명을 하긴 했지만, 민주당이 트럼프 대통령의 지적을 받아 재난지원금 지급액을 2000달러로 늘린 수정안을 내놓으면서 지급액 확대는 현실적 선택지가 됐다.
문제는 공화당이 이를 순순히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점이다. 작은 정부를 지향하는 공화당으로서는 재난지원금 확대가 마땅치 않다. 민주당이 다수당인 하원에서는 이미 재난지원금을 확대하는 내용이 통과됐고, 상원만 남은 상태다. 일단 미치 매코널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는 이런 내용의 법안 처리에 부정적인 입장이다. 조지아주 현역 상원의원인 켈리 뢰플러·데이비드 퍼듀 의원은 결국 트럼프 대통령과 공화당 지도부 사이에서 선택해야 하는 것이다.
일단 두 사람은 트럼프 대통령의 재난지원금 주장을 지지하기로 했다. 뢰플러 상원의원은 신중한 태도를 보였지만, 결국 트위터를 통해 "2000달러를 지급해야 한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생각에 동의한다"고 밝혔다. 퍼듀 상원의원은 "이 돈은 이미 4개월 전에 지급됐어야 했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에 전적으로 찬성한다"고 밝혔다. 원래부터 두 사람이 모두 재난지원금 확대에 동의했던 것은 아니다. 하지만 이들이 이런 뜻을 밝힌 것은 트럼프 대통령 지지층의 표심을 우려한 것이 크다는 것이 미언론의 분석이다.
휴가 중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8일(현지시간) 플로리다주 웨스트팜비치의 '트럼프 인터내셔널 골프 클럽'에서 골프를 친 뒤에 차를 타고 숙소인 마러라고 리조트로 돌아가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원본보기 아이콘하지만 이런 상황은 당내 분열을 촉발시켰다는 점 때문에, 투표에는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뢰플러·퍼듀 의원으로서는 트럼프 대통령 지지층이나 전통적인 공화당 지지층 모두 지지가 필요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제안 때문에 결국 지지층을 선택해야 하는 상황에 내몰린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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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트럼프 대통령은 조지아주 선거에서 공화당에 불리한 상황을 만들고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루츠는 "트럼프 대통령에 표를 던진 유권자 가운데 3%는 이번 결선 투표에 투표하기를 원치 않는데, 이들은 올해 선거를 본 뒤에 정치 시스템에 대한 불신이 커졌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부정선거 주장 때문에, 유권자들이 선거 제도를 믿지 않아 투표장에 가지 않으려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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